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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설정 100주년 특별기획 나눔의 삶을 사는 사람들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회장 김계남(크리스티나) 약사
삶을 기쁘게, 잘 나누며 살아가는 이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오늘도 약국 2층에는 환우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유방암 환우들의 모임인 소명회 회원들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 이곳 쉼터에는 유방암 완치판정을 받은 이들부터 현재 항암치료 중이거나 완치를 위해 조심조심 애쓰는 이들까지, 여러 증상을 가진 소명회 회원들로 늘 북적인다.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우들이 치료 전후로 휴식하며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전해들은 김계남 약사는 그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도록 선뜻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었다.

한국유방환우연합회 대구·경북지회 소명회 김인선 회장의 자랑은 끝이 없다.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언제든 와서 쉴 수 있는 공간,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지 않았는데 두산약국 회장 김계남 약사님께서 이렇게 좋은 공간을 마련해주시고 또 후원도 해주신다.”며 “무엇보다 경북대병원 바로 앞에 이런 공간을 마련해 주신 약사님은 우리 환우들의 영원한 대모”라며 고마워했다. 같은 건물 1층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계남(크리스티나, 삼덕성당) 약사는 유방암 환우들의 쉼터 제공을 위해 매월 집세까지 내 주고 그들을 위로하며 힘과 용기를 주고 희망을 나눠주고 있다. 김계남 약사의 배려에 유방암 환우들은 한없이 감사해하며 그 은혜를 기억한다. 삶을 기쁘게 제대로, 나누며 살아갈 줄 아는 이다.

그런 김계남 약사가 마약퇴치운동을 시작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현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계남 약사는 처음에는 대한약사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 운동에 약사의 신분으로 청소년들을 위해 강사로 첫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한 해, 두 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점차 소명의식과 더불어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단순히 남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을 법한 마약관련 사건들이 음성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서서히 퍼져들고 있음을 알고부터 마약퇴치운동뿐만 아니라 금연, 금주까지 함께 겨냥하여 예방프로그램을 찾으며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이렇듯 모든 활동들이 예방차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범죄에 빠져든 청소년들에게 즉각적인 처벌보다 1년여 동안 98시간의 재활프로그램교육을 통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가정으로의 복귀를 돕고 있다.



대구지회장으로 연중 마약퇴치운동을 벌이고 있는 김계남 약사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청소년들과 그 가족이 함께 교육을 받음으로써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 가족의 품으로 다시 찾아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도움이 되어 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아울러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들을  가정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처럼 그들에게 직업훈련을 시켜서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계남 약사는 “사실 그들의 가정이 해체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돌아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도 많다.”면서 “마음 편히 생활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그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한 3년 전부터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예방교육에도 힘쓰고 있는 김계남 약사는 “금연운동가로 활동하시는 박재갑 교수를 초청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미리미리 막음이 역할을 어른들이 먼저 나서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총동창회장으로 모교발전을 위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도움을 주고 있는 김계남 약사는 본당에서도 레지오마리애 단원이자 어르신대학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본당 행사에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고 있다. ‘나눔’에 대해 김계남 약사는 “나눔은 무조건 즐거운 일이고 줌으로써 더 큰 기쁨을 얻고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 자신이 더 기뻐진다.”고 했다. 세례를 받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김계남 약사에게 신앙을 갖기 전의 삶과 신앙인이 되고 난 뒤 삶의 차이가 있는지 여쭤보았다. 김계남 약사는 “그전에는 뭐든 내가 했다는 생각을 했었고 늘 나 중심의 삶이었지만, 신앙인으로 살면서부터 모든 일에 믿음이 함께하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오히려 더 편안해졌다.”며 “이젠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2009년 저축의 날’에 저축왕으로 선정되어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김계남 약사. 금융위원회는 요즘의 저축왕을 예전의 개념과 달리 평가하여, 저축만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소득에 비례하여 얼마만큼 돈을 가치 있는 곳에, 사회봉사활동기금으로 잘 썼는지를 가늠하여 저축왕을 선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얼마나 잘 실천하고 살았는가 하는 것을 기준을 삼는다는 것이다. 그 상을 김계남 약사가 받았다.

자신의 소득의 많은 부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회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며 사랑을 실천하고 살기에 돈 모일 날이 없지만, 그래서 더 기쁘고 행복하다는 김계남 크리스티나 약사. 나눔의 삶이 이미 생활이 되고 자신의 일부가 된지 오래인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하느님의 배려 안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