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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나는 우리 공동체 - 데레사소비센터
착한소비의 기업 ‘데레사소비센터’


취재|김선자(수산나) 기자



먹는 음식에 장난을 치고, 품질을 속이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소비자를 울리는 사건·사고가 많은 현대 사회에 착한소비로 지역사회와 소비자에게 질 좋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민들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비영리 기업이 있다. 바로 ‘데레사소비센터(대표이사 : 장영일 그리산도 신부)’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운영하는 기업으로 모든 수익금은 복지기금 운영자금으로 사회에 환원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데레사소비센터는 1985년 대형마트와 같은 매장 형태가 없었던 당시,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황금점, 지산점, 칠곡점을 잇따라 개점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2003년 이후 황금점만 남고 모두 폐점했다. 김종찬(레미지오) 과장은 “지금의 갤러리존 자리에서 시작된 데레사소비센터는 대리점을 개점할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지만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해 문을 닫게 되었고 현재는 황금점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수산물, 특수작물 등 식료품이 전시된 1층과 그릇에서부터 이불까지 없는 게 없이 구비된 2층 생활용품 매장으로 구성된 데레사소비센터는 직원들이 산지를 직접 뛰어 유명 대형마트보다 절반 정도의 가격에 농산물을 제공하고 있다. 제현숙(레지나) 부장은 “직원들이 경북 곳곳 생산지를 발로 뛰어 매입 단가를 낮추고 있다.”며 “안동교구의 사벌 퇴강성당 신자가 재배한 감자, 금호성당 회장님을 통해 소개받은 포도, 소보둥지의 수녀님께 소개받아 여름에 인기리에 판매된 수박, 의성 신자가 기른 육쪽마늘 등 본당과 공소의 신자분들을 통해 구입한 최상위 상품을 중간마진 없이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서 “얼마전 햇감자, 햇양파 기획전에 이어 의성 육쪽마늘 기획전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산지직송전을 마련하여 소비자들이 질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착한소비’ 정신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레사소비센터는 지난 8월부터 점포 주변의 시설을 재정비하고 있다. 김 과장은 “데레사소비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자전거 설치대를 새롭게 마련했고, 계단 도색, 주차금 도색 등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낡은 외관을 황금색으로 입혀 ‘황금동의 황금 데레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2층 매장으로 가는 길목의 계단을 에스컬레이터로 설치하여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값이면 판매 금액의 일부를 기부하거나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공정무역’ 등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소비방식을 추구하는 데레사소비센터는 각종 매장 운영비용과 인건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을 인근 청소년 선도보호시설 ‘가톨릭 푸름터’ 운영에 사용된다. 제 부장은 “사회복지법인 서정길 대주교 재단의 수익사업용으로 시작한 이래 청소년 사업 등의 사업복지 사업을 위해 헌신해왔다.”며 “이것이 데레사소비센터의 정신”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을 포함하여 80여 명의 직원이 몸담고 있는 데레사소비센터는 80% 직원이 신자지만 근무시간이 다르고, 납품 등 여러 가지 업무의 특성상 직장 내에서 신앙활동을 하기는 힘들다. 제 부장은 “지금은 아침 조회 때 데레사 기도문을 함께 바치고 있지만 전에는 직원들이 모여 성경공부를 했다.”면서 “1년 정도 했던 성경공부를 업무와 병행하는 등 어려움이 커서 중단할 수 밖에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본당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포함하여 4대 축일이 정규 휴뮤인데 이때를 이용하여 전직원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장기 자랑 등의 친교의 시간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거대 자본의 기업이 경영하는 대형매장이 지역 곳곳을 잠식하며 소기업, 소상인의 어려움이 커지는 이때 영리와는 무관하게 공익사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레사소비센터가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신뢰를 주고 나아가 지역 사회와 공동체 안에서 복음의 씨앗을 퍼트리는 착한소비의 기업으로 더욱 성장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