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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대구가톨릭의사회 박정한(아우구스티노) 회장
하느님이 주신 귀한 선물, 의술(醫術)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50여년 전, 의료의 혜택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시대에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자신들이 가진 의술로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 대구가톨릭의사회(회장 : 박정한 아우구스티노, 담당 : 김준우 마리오 신부)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념대회를 열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2010년 10월 3일(일) 오전 9시 30분부터 대구대교구청 내 가톨릭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기념대회는 전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가톨릭의사의 사도직 소명’을 주제로 한 특강과 이규인(스테파노) 회원의 해외의료봉사활동 체험발표, 축하공연, 대구대교구 교구장 직무대행 조환길(타대오) 주교 주례로 가톨릭의사회 담당 김준우(마리오) 신부와 사제단이 공동집전한 창립기념미사 봉헌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하느님께서 주신 의술로 어렵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묵묵히 의료봉사활동을 펼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대구가톨릭의사회의 박정한(아우구스티노, 성김대건성당) 회장을 만나 대구가톨릭의사회의 주요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평생 후학양성에 애쓴 가톨릭의사회 박정한 회장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가톨릭의사회 창립 당시 선배 의사들의 봉사활동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먼저 표현한 박정한 회장은 “1960-70년 의료시설이 절대 부족했던 그 시대에 선배님들은 농촌무료진료와 도시빈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했었다.”고 회고하며 “시대에 따라 질병의 특성도 달라서 1960-70년대 우리나라에는 결핵환자, 기생충 감염환자가 창궐하던 때였기에 그 질병의 진료에 매진했는가 하면, 1980년대에 와서는 백내장을 앓는 어르신들의 무료개안수술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릴리회를 후원하고 한센병을 앓는 이들을 위한 의료봉사활동도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톨릭학생회의 무의촌 봉사활동을 지원하면서 매월 월례회를 통해서는 회원들 개개인의 신심을 키우는데 주력해오기도 하였다. 현재는 분기별로 회원들의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가톨릭의사회의 재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보고 싶다는 박정한 회장은 “선배님들은 그 어려웠던 시기에도 많은 의료봉사활동을 해왔는데 최근에는 그런 활동들이 좀 시들해진 것 같다.”고 말하며 “물론 그 배경에는 전 국민 의료보험가입제도가 도입되면서 의료보장이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또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많이 바뀐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계층들이 많이 있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을 찾아가서 봉사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다문화가정이고 독거노인들이며 나아가 개발도상국의 지원이라는 박정한 회장은 “다행히 10월부터는 영남대학교의료원 가톨릭신우회를 주축으로 회원들이 함께 동구 다문화센터 의료봉사활동을 지원하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1977년 미국에서 세례를 받고 20여 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는 박정한 회장은 “사실 요즘 시대에 많은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봉사활동을 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기에 의사회원들이 개별적으로 복지시설이나 노인요양원 등지를 방문하며 정기적인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의 본질은 봉사”라고 말하는 박정한 회장은 의사들이 갖고 있는 치유의 탈렌트를 어떻게 잘 쓸 것인가 하는 질문과 함께 값있게 잘 쓰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회장은 “그런 좋은 직업을 가진 의사들이 사회 또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어떻게 잘 쓰느냐에 따라 잘 쓰면 하느님이 크게 기뻐하실 것이고, 잘못 쓰면 하느님의 법, 즉 자연법을 거스르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는 가톨릭의사회원들이 지켜야 할 ‘의사의 도리(醫道)’이고, 올바른 의료실천을 통해 의사회원들이 사회에 귀감이 되고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때때로 언론에 보도되는 일부 의료진들의 비윤리적이고 상업적인 행태를 들을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박정한 회장에게는 세 가지 신념이 있다. “매 순간순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되, 어떤 선택의 결정에는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관점에서 결정을 해야 후회가 없으며, 교수의 직분을 가졌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인 만큼 최선을 다해 제대로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후학양성을 위해 애써왔다.

끝으로 대구가톨릭의사회 박정한 회장은 “1961년 삼덕성당에서 34명의 의사들이 서정길(요한, 제7대 대구대교구장 역임) 대주교님을 모시고 대구가톨릭의사회 창립총회를 열었을 때, 선배 의사들에게 들려주었던 당시 서정길 대주교님의 당부가 50년이 지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의사회원들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말씀”이라고 들려주며 “‘의사의 도리’를 강조하신 서 대주교님의 말씀을 되새기고 모든 의사들이 살아있는 가르침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

“교회는 자연법의 보호자이며 여러분은 이 성무의 일단을 맡아 교리에 입각한 가톨릭적 의도(醫道)의 선양과 부패된 윤리 제거에 전력을 다하여 성스러운 평신도 사도직을 완수해 달라.”- 고(故) 서정길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