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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자를 위한 교리주머니 ⑩
교회와 성당은 다른 곳인가요?


함영진(요셉) 신부·본지 주간

‘교회 다닌다.’, ‘성당 다닌다.’ 이런 말을 자주 씁니다. 성당 다니는 사람보고 교회 다닌다고 하면 잘못된 말입니까? 마치 교회와 성당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교회’ 그러면 우리는 기독교를 연상하고 ‘성당’ 그러면 천주교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 성당’ 이런 등식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등식은 맞는 표현입니다. ‘교회(ecclesia)’란 말은 원래 ‘모임’, ‘집회’를 뜻합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 공동체를 교회라고 합니다.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겠다고 모인 사람들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입니다.

 

십자가가 세워진 뾰족한 첨탑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모이려면 적당한 장소가 필요합니다. 길거리에 서서 기도하고 모임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다같이 기도하고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 건물을 ‘성당’이라고 합니다.

 

성당은 교회 공동체가 함께 모이기 위한 공간인 것입니다. 교회 그러면 예배당이라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가 바로 교회입니다.

 

성당에 들어가면 큰소리로 떠들거나 뛰어다니거나 장난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뭔가 알 수 없는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거룩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는 성령께서 활동하시면서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교회도 역시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이기 때문에 외적인 조직체계가 필요합니다. 주교를 중심으로 신자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지역을 ‘교구’라고 합니다. 우리는 대구 경북 일대를 관할하는 대구대교구에 속해 있습니다.

 

교구는 좀더 작은 지역인 본당으로 나누어지고 주교들의 협조자인 사제가 본당 신자 공동체를 맡아 보살핍니다. 주로 한 동네마다 하나의 본당이 있습니다. “어느 성당 다니세요?”이 말은 본당이 어딘가를 묻는 겁니다.

 

요즘은 좀더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위해서 가까운 몇몇 이웃들이 모여 작은 소공동체를 이루도록 권장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함께 모여 하느님을 흠숭하고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며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공적인 경신례를 ‘전례’라고 합니다. 모든 전례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으뜸가는 전례는 ‘미사’입니다.

 

미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것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제사입니다. 신자들은 주일과 교회가 정한 특별한 날에 미사에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웃에 사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소공동체를 이루어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면서 본당에서 거행하는 전례에 참여하여 하느님을 흠숭하고 은총을 받는 것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신앙인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

 

‘기독교(基督敎)’라는 말은 그리스도교를 한자로 표현한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으로 믿고 고백하는 모든 종교는 기독교입니다.

 

‘천주교(天主敎)’라는 말은 가톨릭이 중국에 전래 되면서 상제(上帝)라는 말과 구분하기 위해 천주(天主)라고 한 데서 온 말입니다. 원래 명칭은 ‘가톨릭(Catholic)’ 교회라고 해야 합니다.

 

‘개신교(改新敎)’는 가톨릭 교회에 반대해서 갈라져 나온 사람들이란 뜻을 가진 프로테스탄트(protestant)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기독교 = 개신교’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