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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사목을 하며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손성호(요셉)|신부, 병원사목 담당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의 훌륭한 관리자로서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십시오.”(1베드 4,10)
<빛> 잡지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작년 한 해 동안 이 난을 통하여 소개된 병원사목에 관한 글을 읽고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 번 더 여러분에게 인사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작년 이맘때 소개드릴 때보다 우리 교구에는 병원사목 신부가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병원사목 전담신부가 이미 있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대구파티마병원, 천주성삼병원 이외에 논공가톨릭병원과 월명 성모의집, 희망원에 원목전담신부가 새로이 파견되었으며 일반 병원사목 담당에도 새로이 한 사람의 신부가 추가로 파견되었고, 병원사목을 위해 공부하는 신부도 생겨났으며 일반 병원사목 담당에서 방문하게 되는 병원도 몇 군데 더 늘어났습니다. 병원 원목신부를 많이 파견해주신 대주교님과 교구청에 감사드리며 여러분들의 관심과 기도에도 감사드립니다.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숫자상으로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도 환자들이나 관계자들이 만족할 만한 충분한 사목을 하기엔 역부족을 느낍니다. 그러나 귀중한 시간을 기꺼이 바쳐 자발적인 봉사를 하는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봉사자들이 많음은 참으로 큰 은총으로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봉사자들의 열심한 도움으로 많은 병원들에서 환자들에게, 특히 오랜 냉담으로 교회에서 멀어진 환자들에게 교회로 가까이 돌아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됨은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병원사목 담당신부로 발령받은 이후 방문하는 병원에서 병자성사나 봉성체를 비롯하여 대세자, 냉담자 인도와 미사전례 등에서 실수 없이 그때마다 봉사자들의 적절한 준비와 봉사로 환자들의 요구에 응할 수 있었음은 오로지 감사할 일입니다. 이들은 봉사의 모범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힘이 모자라 이렇게 열심한 봉사자들에게 올바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함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불의한 분이 아니시므로, 여러분이 성도들에게 봉사하였고 지금도 봉사하면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보여 준 행위와 사랑을 잊지 않으십니다.”(히브 6,10)라는 말씀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나는 네가 한 일을, 너의 사랑과 믿음과 봉사와 인내를 안다. 또 요즈음에는 처음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는 것도 알고”(묵시 2,19) 계시므로. 사실 봉사직을 훌륭히 수행하는 이들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 더욱 큰 확신을 얻게 됩니다.”(1티모 3,13)



이러한 봉사자들을 위하여 오는 2월 11일(금) 세계 병자의 날에 우리 교구에서는 그동안 병원에서 봉사하는 원목 봉사자들의 재확인하고, 격려·위로하는 뜻에서 ‘병자들을 위한 봉사자의 날’을 마련하기로 결정,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님께서 직접 봉사자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감사드리며, 모든 봉사자들이 빠짐없이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교구청 내 가톨릭교육원 대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변명으로 스스로를 위로해 보았습니다마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부탁할 말도 있습니다. 시간을 늦추다가 병자성사를 받지 못하고 운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자성사를 받으면 바로 죽거나 죽어야 하는(?) 줄로 생각하여 받지 않고 미루려는 환자들이 가끔씩 있습니다. 의식이 있을 때 준비해야 하는데, 진정한 통회를 발하여 고해성사도 보고 성체도 영하며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입니다.

다음 호부터는 병원이나 시설에서 원목일 하시는 신부들과 수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말하는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봉사하는 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힘으로 봉사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하느님께서 무슨 일에서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영원무궁토록 영광과 권능을 누리십니다. 아멘.”(1베드 4,11)


* 손성호 신부는 1984년 사제수품, 대덕·주교좌계산동성당 보좌. 1990년 로마유학, 윤리신학박사 학위취득.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총무, 동천성당 주임역임. 2008년부터 교구 병원사목담당으로 사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