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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수성성당 첫영성체 가정교리반
첫영성체 가정교리


김명숙 (사비나) 본지 편집실장

2004년 ‘가정의 해’에 발맞추어 이제 각 본당에서도 첫영성체를 앞둔 어린이와 그 부모들을 대상으로 가정교리 담당 교사들이 직접 교리를 맡아 가르치고 있거나 가르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가정교리 담당 교사들, 주로 어머니들이 일선에 나서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 자신의 교리공부가 우선시 되어야 할 터, 이런 어머니들을 포함한 첫영성체 가정교리 지도자를 위한 연수가 교구 사목국 가정사목 주관으로 이미 실시된 바 있다.

 

그동안 대다수 본당들의 어린이 첫영성체 교리는 주일학교 담당 수녀 아니면 일부 주일학교 교사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직접 교리를 배워 가르쳤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자녀의 신앙생활의 틀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부모의 신앙생활까지도 변화시킨다는 데 있다.

 

이런 취지 아래 수성성당 첫영성체 가정교리 담당 어머니 교사들의 모임이 지난 2월 3일 본당 회합실에서 있어 찾아 가 보았다. 14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어머니 교사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첫영성체를 앞둔 어린이들에게 가정교리를 하게 될 텐데, 이들 어머니 교사들은 어린이반 교사, 어머니반 교사 그리고 행사준비반(오리엔테이션, 성서수여식, 가족피정, 혼인갱신식, 첫영성체) 교사로 나뉘어서 활동하게 된다.

첫영성체 가정교리는 자녀들의 교리를 준비시키면서 동시에 부모들의 교리공부도 함께 한다는 데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즉 부모의 교리교육이 우선시 될 때 자녀들의 교리교육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대부분 본당들의 첫영성체 교리는 한 달이라는 단기간 안에 집중적으로 교리를 해왔던 반면, 수성성당 첫영성체 가정교리의 경우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에 걸쳐 진행되는데, 이 기간 동안 자녀들은 부모·친구들과의 생활실천 나누기를 통하여 신앙의 뿌리를 튼실하게 내린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로 6년째 첫영성체 가정교리를 실시하고 있는 수성성당의 경우는 그 나름대로 가정교리의 장점들을 보완하여 이미 자리매김한 본당에 속한다.

 

실제로 수성성당의 첫영성체 가정교리반의 경우를 살펴보면, 1년차 김윤진(아녜스) 교사는 “처음엔 탐탁해 하지 않게 시작하여 마음을 열기가 어려웠는데, 아들의 첫영성체 가정교리를 계기로 미사참례를 자주 하게 되면서 짝교우인 남편까지도 세례를 받아 성가정을 이루게 되었다.”며 가정교리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다. 초창기 구성원으로 올해 6년차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권애리(로사) 교사는 “무엇보다 교리를 하면서 저 자신의 성화가 가장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한층 성숙해지는 신앙생활의 기쁨을 전해주고 싶고 또 함께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6년째 교리를 해오고 있다.”고 전한다.

 

이들 어머니 교사회를 담당하고 있는 수성성당 보좌 강영목(요한보스코) 신부는 첫영성체 가정교리의 장점에 대해 “무엇보다 아이들의 첫영성체 교리가 진행되는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머니들의 신앙생활이 변화한다는 것이지요. 나아가 그 변화는 가정의 성화로 이어지는데, 그것이 곧 가정사목의 기초라고 여기기에 가정교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머니 선생님들의 열성이 놀랍다고 감탄해 한다.

 

조 사비나 지도 수녀는 “매년 50-55명의 어린이들이 첫영성체 교리반에 등록을 하는데, 한달 동안 단기적으로 하는 교리와 저희 본당 첫영성체 가정교리를 비교해 보면 서로의 장단점은 다 있겠지만, 멀리 내다 볼 때는 첫영성체 가정교리의 파급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가족이 함께 기도하자는 근본 취지대로 많은 가정의 기도생활이 이미 달라지고 있음을 현저히 알 수 있다.”고 전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수성성당의 어머니 교사들은 가정교리를 하게 되면서부터 짝교우 가정들은 성가정을 이루어, 처음엔 어색하기만 하던 가족기도가 이젠 자연스러워졌다는 점과 자녀들과의 대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기회 또한 많아졌다는 점을 공통적인 변화라고 손꼽고 있다. 특별히 이순자(루시아) 교사는 “평소에 늘 딸과 함께 본당에서 교사활동을 하는 것이 큰 바람으로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할 수 있어 소원을 이룬 것 같아 참 행복하다.”고 했다.

 

또 3년차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영희(가타리나) 교사는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생활실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즐거움이 컸을 뿐만 아니라, 저 또한 신앙적으로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교사로서의 생활에 감사해 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머니들의 교사 활동이 쉽지만은 않다. 기존의 첫영성체 교리처럼 한 달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닌 10개월에 걸친 시간을 투자해야 하므로 적잖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가정교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교회의 미래를 보다 멀리 내다보고 자녀들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것과 가정교리가 결국에는 가정의 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자녀들에게 부모 특히 어머니는 세상에 와서 맨 처음 만나는 스승이다. 자녀는 부모의 표양을 보고 배우며 성장해 간다. 따라서 ‘어머니가 가르쳐주는 교리’는 어머니의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그 모습은 그대로 즉시 자녀들에게 되물림 된다.

 

무엇보다 ‘작은 교회’로서의 역할을 지니고 있는 가정 안에서 부모가 옳게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 무조건 신앙을 강요할 수는 없을 터, 말로 가르치기 전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첫영성체 가정교리의 참된 의의라고 하겠다.

 

이제 새봄이 시작되면 각 본당에서는 어린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첫영성체 준비를 위한 가정 교리를 시작할 것이다. 어린 자녀들의 마음에 주님의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은 비단 교회의 역할만이 아닌, 그들 부모의 몫으로 자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