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가톨릭 스카우트연맹은 이탈리아 로마의 국제 가톨릭 스카우트(ICCS : International Catholic Conference of Scouting) 연맹본부의 후원으로 2010년 12월 26일(일)-2011년 1월 2일(일)까지 태국 촌부리에서 ‘제1회 가톨릭 스카우트 세계 잼버리’를 개최하였다. “의지부여 : 빛, 진리, 방법”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잼버리는 태국 정부와 태국 스카우트연맹 주관으로 이뤄졌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스카우트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에서는 약 150명이 제1회 파견단이 되어 파견되었다.
방콕 공항을 나와 버스 편으로 촌부리 바지라부드에 있는 잼버리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서둘러 저녁식사를 하고 곧장 설영을 했는데, 익숙하지 않은 텐트라서 설치에 다소 어려움은 있었지만 태국 친구들의 도움으로 쉽게 끝마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 뒤 과정활동에 들어갔다. 활동은 같았으나 태국 잼버리와 국내 잼버리의 차이점은 우리가 외국인이다 보니, 태국 친구들이 우리에게 모여들어 이름이 뭔지, 몇 살인지, 어디 출신인지 등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한류 덕분이랄까, 한국 가수들을 좋아한다며 한국 노래도 부르고 심지어 한국말도 배워서 “안녕하세요?”, “사랑해요.” 등의 간단한 한국말도 했다. 저녁식사 뒤에는 단체 달리기시합이 있었다. 한 팀이 소머리가 달린 대나무로 만든 우리 안에 들어간 뒤 달리는 시합이었는데, 우리 C1 빌리지에서는 태국 남자애들이랑 우리 한국 여자애들이 한 팀으로 나갔다. 그런데 우리 한국 여자애들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 모두 태국 친구들이어서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다행히 우리 팀이 당당하게 상대 팀을 이겼다. 시합이 끝나고는 종교와 문화(Religions & Cultures)를 공유하는 시간이 주어져, 우리 성정하상대는 탈춤을 추며 태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즐거운 문화를 알리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셋째 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캠프마다 다니면서 각각의 영지에 있는 아테네(Athens), 마케도니아(Macedonia) 등과 같은 도시를 영어로 설명해놓은 글을 읽고 질문에 답한 뒤, 도장 20개를 다 받으면 탐험상 수상(Explorer Award) 패치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열심히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돌아다녔으며, 오후 봉사활동 때에는 버스를 타고 어떤 건물로 가서 페인트칠을 하는 임무를 맡아 거기서 태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다. 넷째 날 아침, 어서 빨리 상을 받기 위해 영지를 돌아다닌 끝에 첫 번째로 패치를 받는 행운을 안게 되었고 기념사진도 멋지게 찍었다. 오후에는 생활 폐품을 이용해서 만든 놀이기구들과 도구들, 과일 전지 그리고 태양열로 움직이는 인형 등을 만들었는데,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지 말고 아끼고 사랑하자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들이었던 것 같다.
 
12월 30일, 1박 2일로 하이킹을 가는 날. 먼저 산에서 하이킹을 했는데 덜 익은 바나나가 매달려있는 바나나나무와 구불구불한 뱀 모양을 한 나무 등 신기한 식물들도 봤고 원숭이도 가까이에서 봤다. 오후에는 어떤 사원에서 쪽지를 찾으며 들어가는 미션을 수행했는데 운이 좋게도 우리 팀은 모두 찾을 수 있었다. 1박 2일 동안 지낼 영지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는 태국인들이 흰 분가루를 볼에 발라주기도 했다. 우리는 사당을 구경한 후 여러 가지 게임을 하고 설영을 하며 저녁을 먹는데 갑자기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장기자랑을 해야 한다고 알려왔다. 허겁지겁 브아걸의 노래 ‘아브라카다브라’를 연습했는데, 짧은 연습시간이었지만 꽤 호응이 좋았다. 그만큼 한류열풍이 이 나라에까지 전해졌다는 생각에 새삼 놀랐다. 장기자랑이 다 끝난 뒤 소박한 불꽃놀이가 이어졌고, 잠자리에 들기 전 우리 친구들도 잠시 텐트 밖으로 나왔더니 태국 친구들이 빙 둘러앉아 있고 그 중간에 앉은 여자아이가 기타를 들고 저스틴 비버의 ‘baby’를 연주하고 있었다. 우리도 같이 둘러앉아 노래를 불렀다.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지고도 음악을 통해 하나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그 밤을 나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본 영지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토너먼트 액티비티’라는 활동을 했다. 산행 중에 해야 하는 활동코너가 있었는데, 예를 들면 눈감고 터널 통과하기, 매듭법 20개 성공하기, 밧줄타고 올라가기 등이 있었다. 가끔 밧줄잡고 절벽오르기 같은 힘든 일이 있을 때는 태국 친구들이 손을 잡아서 끌어주기도 했다. 정말 친절한 친구들! 그리고 본격적으로 물건 교환이 이루어졌고 저녁에는 태국 전통요리가 계속 나오는 만찬이 있었는데 태국의 여러 가지 음식들이 나왔다. 여러 음식도 신기했지만 후식으로 먹었던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다. 저녁 만찬이 끝난 후 새해맞이 축제를 했다. 한국 공연에서는 탈춤을 추기로 하고 경쾌한 음악이 흐르자, 한국의 공연에 모두들 신났는지 친구들이 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걸 보니 나도 모르게 힘이 더 났고 흥분되었다. 역시 우리 한국의 힘! 새해 시간이 임박하자 2011년을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했고 우리 모두 어깨동무를 한 채 “Happy New Year!”라고 소리쳤다. 그렇게 새해 첫 날이 밝았다.
그리고 새해 첫날 오후, 우리는 각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나라별 전통 음식을 맛보았다. 그 중 튀긴 돼지고기 위에 소스를 뿌려 내놓은 것이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우리 대는 김치전과 달고나를 준비했었다. 비록 국자도 많이 태워먹고 손도 데었지만 우리 음식을 먹고 맛있어 하는 태국친구들을 보니 나도 몰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저녁 폐영식에서는 각 나라의 문화와 장기자랑을 보여주는 시간이 마련되었는데, 잼버리의 마지막 행사인 폐영식이 막을 내리고 우리 모두 텐트로 돌아갈 때는 “See you again!”이라고 말하며 서로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마침내 잼버리 마지막 날. 정들었던 태국친구들과 영지 내 태국 대장님들께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는데 태국 친구들이 장미꽃을 준비하여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너무 감동을 받아 눈이 뿌옇게 흐려졌지만 즐겁게 떠나자는 생각으로 눈물을 참다가 결국 서로 끌어안고 울고 말았다. 그렇게 눈물의 이별식을 끝낸 후 우리는 영지를 떠나왔다.

이번 잼버리 참가를 통해 느낀 것은 경쟁의 사회에서 떠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 정이 많은 다른 나라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며 우정을 느낄 수 있었고 또 종교 활동을 통하여 나의 신앙심을 더욱 성숙하게 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것이다. 다음에도 이런 잼버리가 열린다면 또다시 참가 할 것이며,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서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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