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교구 시노드 개막을 맞으며 - ① 교구 시노드 준비위원장 이용길(요한) 신부 인터뷰
복음의 삶을 사는 계기가 되기를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교구 100주년 기념일인 2011년 4월 8일(금) 오후 7시 30분 계산동주교좌성당에서 제2차 교구 시노드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시노드 본회의 개막을 앞두고 교구 시노드 준비위원회 위원장 이용길(요한, 총대리 겸 제1대리구 주교대리) 신부와 시노드 사무국장 임석환(스테파노) 신부를 차례로 만나 제2차 교구 시노드에 관련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제2차 교구 시노드 개막의 의의에 대해 설명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일차적으로 교우들이 절실하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문제들이 시노드의 의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많은 교우들의 현실생활, 즉 세상에서 인정하는 모든 경쟁적인 가치에 치중하고 치우친 삶을 살면서 비경쟁적 가치를 등한시하는 분위기 안에서 제2차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선행하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우리 교회, 우리 교구가 당면한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실하고 진지하게 되짚어가며 올바른 해결책을 강구하는 의지의 표현이 제2차 교구 시노드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교구는 제9대 교구장 최영수 요한 대주교님이 교구장으로 계실 당시에 이미 다가오는 2011년 교구 100주년을 계기로 하여 교구의 쇄신과 발전 나아가 교구민들의 신앙의 정통성과 신앙의 참된 가치를 구현하고 실현하는 자리가 되도록 준비하면서, 제2차 교구 시노드의 필요성을 느껴왔지요. 그리고 3년의 로드맵을 정하여 2008년 ‘성찰의 해’, 2009년 ‘비전의 해’, 2010년 ‘도약의 해’를 통해 교구민들과 함께 3년 동안 준비를 해왔습니다.
지난 제1차 교구 시노드(1997. 11. 30-1999. 10. 10) 기간 동안에는 혁신이 필요했던 당시 시대적 풍토에서 대의원들 스스로 능동적 자세의 필요성과 더불어 토론문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던 만큼, 제2차 교구 시노드에서는 이런 어려움들을 개선하고 보충하여 좀더 확실하게 뭔가를 해나가야겠다는 절실한 필요성 안에서 새롭게 시노드 본회의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제2차 교구 시노드 개막 이후, 모든 교구민들이 시노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구 차원에서 추구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교구를 어떻게 바람직하게 활성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교회의 주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2천 년을 지내오면서 모든 결정들은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공의회를 통해 제시되고 결정된 합의점, 시행강령, 규정, 신앙내용의 확정 등 숱한 공의회를 거쳐 생겨났습니다. 물론 공의회와는 다소의 다른 성격이지만 교구 시노드의 결정권자는 교구장으로서 교구장이 입법자이므로, 교구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하는 큰 윤곽을 그리면서 규정을 정하는 것 역시 교구 시노드에서 지향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교구 시노드를 개막하고 또 그 시대의 어려운 문제들을 관할지역 모두가 관심을 갖고 대의원들이 수렴하여 의안을 제시하고 확정하는 것이 교구 시노드의 기본 틀이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제2차 교구 시노드의 네 가지 의제 모두 중요하겠지만, 특히 신앙적인 문제 중 하나인 ‘젊은이 복음화’ 문제를 간과할 수 없겠습니다.
이 시대에 젊은이들이 왜 교회를 떠났는지, 설령 떠난 것이 아니라면 교회공동체 언저리에 있기는 한 것인지 등등 그들의 삶에 대해서 심각하게 되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이 의제를 어떻게 해결해 갈 것인지, 또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 등 그 시대의 잘못된 가치관을 올바로 세우는 것 역시 복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빈곤과 부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빚어지고 있는 현 시대상황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교회의 배려’ 역시 대단히 중요한 시노드의 의제로, 빈부의 가치 비중을 어디에 두고 논의할 것인지에 대한 대의원들의 깊은 관심과 의견수렴 또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교구 시노드 준비위원장으로서 교구민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시대가 변하면서 신자생활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실천적인 삶이 빠진 신앙인들의 모습을 뜻하는데, 믿는 이들과 믿지 않는 이들의 행동원리가 비슷해지고 가치관의 형성 역시 그렇게 변화되어 간다면 신앙인이라 말하기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신앙인들은 세상을 따라 사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요한복음 15장 19절,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라는 말씀은 우리가 세상을 따라 살아갈 것이 아니라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며 살아야 함을 일깨워주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실천적인 요소가 빠진 삶이나 지식체계 또는 생각은 신앙이 아니라 하나의 이념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우리 문제의 심각성을 개개인이 스스로 되짚어보고 참으로 하느님의 뜻과 의지에 따라서 순응하는 삶, 계율을 지키면서 희생하고 봉헌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최근 많은 이들이 성경을 가까이하며 지내고는 있는데, 단순히 말씀을 필사하는 데에만 그치지 말고 올바른 성사생활을 통하여 복음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당부 드립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시노드는 신앙의 개선, 즉 신앙의 재형성(reformation)이지 혁명(revolution)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2차 교구 시노드 개막을 맞으며 - ② 교구 시노드 사무국장 임석환(스테파노) 신부
본격적인 시노드 활동에 많은 관심과 기도를

2007년부터 대구대교구에서는 제2차 교구 시노드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왔는데, 그동안 어떤 준비들을 진행해 왔는지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2007년 당시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 개최를 결정하고 난 후 바로 그 준비 작업에 착수하였고,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이 신자들의 기본적인 신앙생활과 의식에 대한 설문조사였습니다. 교구 내에 이를 담당할 수 있는 부서나 연구기관이 없었기에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에 의뢰하여 기본적인 데이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몇몇 연구위원들과 함께 지난 제1차 시노드의 내용 및 그 이후의 수행과정 그에 대한 분석 작업을 하면서 시노드의 기본 방향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교구 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대상으로 질의서와 연수를 통해 의견들을 수렴하였고, 2009년 초에 드디어 시노드에서 다룰 의제들을 확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이후 시노드 준비의 후반부 단계에 들어서면서부터 확정된 각각의 의제에 대한 토론 자료를 준비하고 배부하여 각 본당 및 단체별로 토론마당을 개최하였고, 그 결과들을 수합하여 의안작성의 자료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각 의제별 연구위원회에서 시노드 본회의에 상정할 의안의 내용들을 작성하여 모두 완성한 단계에 이르렀고, 이에 본회의를 앞두게 된 것이지요.
제2차 교구 시노드의 의안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 올해 2011년은 잘 아시다시피 대구대교구가 교구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 교구는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하고 내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제2차 시노드가 교구 100주년과 맞물려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행사치레로 맞이하는 100주년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제2차 시노드의 역할과 위치가 있는 것입니다. 제1차 시노드의 결과들을 잘 평가해 보고, 또 새로운 현실을 잘 진단해 보면서 부족하고 미비한 점을 잘 파악하여 앞으로의 필요한 길을 모색하고, 한 층 더 성숙된 교구의 모습으로 100주년을 맞이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실 제2차 시노드를 준비하면서 본당별로 질의서 및 토론활동을 가져보니, 한 가지 특징적인 점은 이 과정에서 지난 제1차 시노드의 내용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제2차 시노드는 제1차 시노드의 연장선상에서 논해야 할 것이며, 앞으로의 본회의 과정에서 또한 제1차 시노드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더불어 그 수행 결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의 의안은 제1차 시노드를 통하여 제기된 일곱 가지 주제 중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안이라 할 수 있는 네 가지의 주제(젊은이 복음화, 새 시대 선교,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의 관심과 배려, 교구와 대리구 및 사제생활)들을 “새 시대, 새 복음화”라는 지표 아래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네 가지 주제의 내용은 교회 안에서의 젊은이 사목에 대한 숙고와 더불어 예비신자 및 새 신자, 그리고 냉담 신자와 관련한 새 시대의 선교 방안, 본당 차원에서의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교구와 대리구 체제에 대한 발전적인 고찰 및 사제생활 전반에 관한 논의 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노드 개막 이후, 교구민들에게 시노드 관련 홍보를 어떻게 하실 계획인지요?
- 시노드 개막 준비를 해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신자들에게 시노드가 무엇이며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강의와 교육, 평화방송 홍보, 그리고 가톨릭신문 및 대구주보와 월간 <빛> 잡지 등의 지면을 통하여 설명은 하였지만 아직도 시노드에 대하여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이는 결국 관심의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관심은 지역 정서라든가, 기질과도 깊은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고, 특히 요즘 많이 얘기하는 소통과 공감의 요소와 직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침 올해는 100주년을 기념하여 교구의 많은 행사들과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연계하여 서로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노드가 될 수 있도록 연구와 노력을 병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시노드 개막과 함께 앞으로의 일정과 진행과정에 대해 들려주세요.
- 4월 8일 본회의 개막미사를 통하여 그동안 선출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대의원 400여 명에 대한 임명식을 갖게 되면서부터 대의원들은 본격적인 시노드 활동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어 대의원들은 다시 네 개의 의안별 분과로 나뉘어져 몇 차례의 총회를 통해 의안 내용에 대한 논의와 검토, 수정 작업들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그 결과를 토대로 각 의안별 전문위원들이 다시 건의안을 작성하게 되고, 그 이후 대의원의 건의안 최종 표결을 통하여 교구장에게 상정할 최종 건의안을 확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개막 이후부터는 지난 준비시기 때처럼 전 교구민이 함께 참여하여 숙고하고 논의한다기보다, 대의원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신자 여러분들께서는 각 본당에서 선출된 시노드 대의원들이 시노드 본회의를 잘 이루어 나아갈 수 있도록 성령께 청원하고 기도해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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