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화가 교우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빕니다. 특히 교구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의 첫걸음을 떼는 우리에게,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참된 희망의 빛을 비추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가 어디에 희망을 두고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재해와 전쟁의 소식, 자꾸만 화합과 정의로부터 멀어지는 듯한 우리 사회의 모습은 그렇지 않아도 힘들게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좋아질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어디에 희망을 두어야 할지 알지 못하다보니, 착하고 정직하게 살면 손해만 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한 몸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이웃을 모른 체하는 것은 다 같이 죽음으로 가는 절망의 길입니다.
생명의 길은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 참으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고, 제대로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벗을 위해 목숨을 내어주는 사랑을 가르치셨고, 몸소 그 가르침대로 사셨습니다. 지극히 깨끗하신 분께서 죄인인 우리를 벗이라 부르시며, 우리 허물을 씻어 주시려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이것이 생명의 길이고, 죽음을 이기는 길입니다.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우리는 부활의 증인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 참 생명의 길을 가리켜주는 증거는 바로 우리들의 삶입니다. 낙담하고 불안해하는 우리 이웃들에게 누가 희망을 전해 주겠습니까? 사람을 믿지 못하고 돈이 최고라고 여기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누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 주겠습니까?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에 결합된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자기를 버릴 줄 알 때, 이웃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양보할 줄 알 때, 어둠에 싸인 세상에 빛이 되고 살맛이 나지 않는 세상에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가 부르심을 받은 것이고, 예수님의 지체가 된 것입니다.
부활의 증인인 우리는 희망을 모르는 이들처럼 살지 말고 생명의 길로 나아갑시다. 사도께서는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하고 우리를 격려하십니다. 죽음을 이기는 희망이 십자가 안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신 주님께서 이 희망 안에 우리를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2011년 예수 부활 대축일에 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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