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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사목의 현장에서 - 2대리구
“너희가 나의 증인이다.”(이사 43,10)


문기엽(니콜라오)|2대리구 청년협의회 대표

찬미 예수님! 저는 2대리구 청년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문기엽(니콜라오)입니다. 2대리구 청년협의회를 소개하려고 하니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참 막막합니다. 이 막막함은 단순히 ‘잘 소개해야 한다.’는 어려움과 부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2대리구 청년협의회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부끄러운 마음에 더 가깝기 때문에 그러할 것 같습니다.

2대리구 청년들은 대리구 청년담당 문창규(베드로) 신부님과 함께 “너희가 나의 증인이다.”라는 이사야서의 말씀을 새기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2대리구에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다시피 5개 대리구 중에서 가장 많은 본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적상으로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대리구 내에 청년 신자들이 많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구에서 실시하는 각종 프로그램과 교육에 대한 참여도, 성사생활의 참여도를 보면 참여율이 가장 낮은 대리구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빈 자리가 늘어만 가는 청년 미사와 청년회의실을 보면 2대리구 청년협의회의 모토처럼 우리가 ‘주님의 증인’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달 전, 제2차 교구 시노드 ‘젊은이 복음화’ 의제 토론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취업과 결혼이라는 고민 속에서 힘겨워 하고 있었고 또 그러한 힘겨움을 교회 안에서 위로받고 또 해결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청년들과의 관계 안에서 생기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청년회 간부이면서도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됩니까?”, “왜 제 마음은 몰라줍니까?”라고 하소연 했던 모습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결국에는 제 욕심과 자존심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참으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대리구 행사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대리구 청년합창경연대회 때의 일입니다. 2대리구는 매년 가을에 한 번 대리구의 모든 청년들이 모여서 청년연합미사를 봉헌하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시합니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청년합창경연대회도 실시하였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행사를 준비를 하면서 ‘혹시나 청년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혹 내가 큰 실수를 해서 행사를 망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렇게 대회가 시작되고 여러 본당의 성가를 들으면서 저의 걱정은 눈 녹듯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의 울림은 청년들의 아름다운 화음에 앞서 각 본당마다 대회 준비과정을 소개하는 시간에서 더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회의 결과를 떠나 서로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나누고 격려하는 모습은 모처럼 청년들 안에서 느껴보는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비록 청년합창경연대회는 실력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대회였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적인 욕심과 자존심마저도 우리가 은총을 받기 위한 준비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이렇듯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우리 이웃과 나누고자 매월 마지막 주일에 2대리구 청년들은 자발적으로 일심재활원과 SOS 프란체스카의 집으로 각각 봉사활동을 갑니다.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던 그날 주교대리 신부님께서 “여러분들은 봉사하러 가지만, 오히려 봉사를 받고 올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그때의 주교대리 신부님의 말씀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봉사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닌 봉사하러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장애우들과 함께 계시고 그 자리에 우리가 초대받은 것임을 말입니다.

이러한 활동 외에도 지역 청년연합미사와 지역별 신앙프로그램, 본당회장단 연수, 사순피정 등을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런 주님의 메시지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2대리구 청년클럽(http://club.cyworld.com/tgcatholic-2)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화려하거나 볼 것 많은 인터넷 클럽은 아니지만, 매일의 복음을 묵상하고 짧게나마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들을 나누면서 이제는 제법 가톨릭 청년클럽이라고 이야기 할 만큼 그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끝으로 “모든 젊은이들이 특별한 가능성을 가진 ‘교회의 희망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교황님의 말씀을 듣고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느껴야 할 것도 많습니다. 희망과 사랑, 믿음을 꿈꾸고 이야기 하면서도 그 안에서 좌절도 하고 실망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떠나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청년들은 참 많은 유혹과 갈등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올바른 판단과 달콤한 유혹들을 이겨 낼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저희도 젊은이들의 특권인 열정과 패기로 충실한 주님의 증인이 되겠습니다. “너희가 나의 증인이다.”(이사 4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