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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경축대회 - 다문화 축제
다문화 축제의 현장을 찾아서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천주교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본부장 : 이정효 예로니모 신부)에서 주관한 생명사랑나눔대축제의 부대행사로 열린 “다문화 축제”가 5월 7일(토) 오후부터 8일(일)까지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운동장과 성모당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축제의 첫날인 5월 7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축제는 교구 내 사회복지회 산하 각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과 이주노동자, 북한이탈 주민을 포함한 다문화 가족들이 준비한 공연과 가족노래자랑 예선전이 펼쳐진 가운데 이벤트 퀴즈와 명사기증품 경매 등의 행사와 각 나라별 부스체험 등 관람객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이튿날인 5월 8일(일), 오전 10시 성모당에서 다문화 미사봉헌을 시작으로 축제의 장을 이어갔다. 다문화 미사는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페루, 북한이탈주민(새터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주례로, 교구 사회복지회 상임이사 이정효(예로니모) 신부와 사회복지시설에서 사목하고 있는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되었다. 미사 성가는 뿌에리 깐또레스 합창단의 성가로 진행되었고 제1독서, 제2독서, 신자들의 기도는 각 나라별로 자국의 언어로 맡아 하였다. 또한 가톨릭근로자회관 ‘엘 샷다이’ 중창단이 특별공연을 선보이는 등 다채롭게 이어졌다.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대구대교구 100주년을 맞아 다문화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오늘,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민족이 다르다 해도 같은 신앙을 가진 우리는 하나이고 이렇게 여러분들과 함께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면서 “여러분들이 이곳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든 안정되고 행복하게 잘 정착하기를 바라고, 어렵고 힘들 때마다 항상 성모당에 오셔서 열심히 기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100주년이 단순히 일회성 행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하고 가르치셨듯이, 우리 서로 민족이 다르다 해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랑을 나누고 또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당부하였다. 파견예식 전에는 다문화가족을 대표하여 교구장에게 꽃다발 증정식이 있었고 뿌에리 깐또레스 합창단의 핸드벨 공연도 펼쳐졌다. 교구장의 장엄강복으로 미사가 끝난 뒤 조환길 대주교는 다문화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7년 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와서 지난해에는 결혼도 했다는 투투이(마리아, 성미카엘성당) 씨는 분홍색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미사에 참석하였다. 그녀는 “다문화 축제 중에 성모당에 와서 대주교님과 여러 신부님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게 되어 무척 기쁘고 잊지 못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일정으로는 ‘밥’ 밴드의 축하공연과 이벤트 퀴즈에 이어 조환길 대주교와 하춘수(베드로) 대구은행장, 이경기(토마스 데 아퀴노) 정평성당 주임신부, 이승엽 선수 등 명사기증품에 대한 경매가 이뤄졌고, 이어 가톨릭근로자회관의 필리핀 이주노동자들로 구성된 ‘엘 샷다이’ 중창단의 공연이 있었다. 중창단 공연이 끝나자 필리핀의 대나무춤과 중국의 양걸춤 등 각 나라별 민속춤으로 진행되었고 공연 이후에는 가족노래자랑 본선 경합이 이뤄졌다.

이번 축제 공연에서 중국 양걸춤을 선보인 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속한 치우핑 씨는 “공연을 위해 한국어 수업을 하면서 한 달 내내 연습을 했다.”면서 “아직 한국말이 서툴지만 센터의 선생님들이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또 열심히 한국말을 배우는 중”이라며 다문화 축제가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들려줬다. 치우핑 씨는 센터에서 중급반 한국어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생명사랑나눔 대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다문화 축제는 비록 민족과 언어가 서로 달라도 가톨릭 신앙 안에서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해 준 의미깊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