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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가정의 해
가정 복음화를 위한 사목적 대안으로서의 ‘가정교리’
-첫영성체 준비를 위한 가정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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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안드레아)|신부 .대구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담당

들어가는 말

가정은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가정공동체 13항)로서 ‘보다 풍요한 인간성을 길러내는 학교’(사목헌장 52항)이며 ‘부모는 자녀의 첫째이며 주된 교육자’가 될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녀의 신앙교육을 위해 자녀를 주일학교에 보내는 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신앙화는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인 가정에서의 신앙생활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의 해를 맞아 실시하는 첫영성체 준비를 위한 가정교리는 부모가 자녀의 첫영성체 준비를 함께 하면서 자녀를 신앙인으로 길러낼 뿐만 아니라 부모자신도 복음화 되어가는 상호 신앙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가정교리를 본당에서 진행하기 위하여 그리고 교우 여러분들의 가정교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돕기 위하여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걸쳐서 가정교리에 관하여 소개하겠다.

 

1. 가정교리의 원리와 진행

1) 가정교리의 원리

① 교회는 부모의 신앙 교육을 돕는다.

가정교리는 매주 부모 만남을 통해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자녀를 둔 부모를 단계적이며 새롭게 신앙과 성숙의 길로 초대하며 복음화 한다. 가정의 신앙 환경과 자녀의 신앙 교육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복음화이다.  자녀는 가정에서 부모의 신앙생활을 보면서 자랄 때 비로소 참다운 신자로서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신앙생활 모습은 아주 중요하다.

 

② 자녀는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신앙 교육을 받는다.

가정교리의 핵심적인 요소는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첫영성체를 위한 신앙 교육을 직접 한다는 것이다. 가정은 ‘인간화’의 첫 자리로, 한 사람의 종교적 심성이 형성되고 발전되며 인격적 가치들을 내면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가정교리를 통하여 부모는 교회의 협력자가 되며 일상의 삶 안에서 자녀에게 신앙을 가르치는 신앙의 첫 교육자의 역할을 하도록 한다.

 

가정 안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배우고 가르치고 깨닫는 체험에서, 자녀들은 부모들의 체험에서 전달된 신앙의 씨앗이 심겨지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야말로 가정은 복음이 전달되는 곳이요 또한 복음이 빛나는 곳이 된다.(현대의 복음 선교 71항)

 

③ 교회는 가정에서 체득한 자녀의 신앙을 강화한다.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교리를 나누고, 함께 성서를 읽고, 기도하며 배운 신앙교육을 교회의 어린이 만남에서 심화하며 전인적인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게 한다.

 

④ 신앙을 삶의 자리로 연결한다.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것이기에 단순히 지식수준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생활로 나타나야 하고, 삶 안에서 살아냄으로써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교리는 부모와 자녀의 ‘실천적 약속’을 통하여 그들의 삶 안에서 생활과 신앙을 하나로 통합하여 복음적 가치들을 실천하게 한다.

 

2) 가정교리 구성과 진행 방법

(1)가정교리의 구성

가정교리의 구성(모임)은 어린이와 부모 교사모임, 부모의 주간만남, 가정교리 그리고 교회 주일학교에서 어린이의 주간만남으로 진행한다.

 

① 부모ㆍ어린이교사 모임

부모교사와 어린이 담당교사는 모임을 통해, 매주 진행되는 부모모임ㆍ어린이모임을 주관한다. 그들은 부모ㆍ어린이들을, 그들 자신은 물론 가정을 개선하고 그리스도를 체험하도록 이끌어준다. 특히 어린이 담당교사는 매주 축제와 기도의 분위기 안에서 어린이들이 부모로부터 배운 교리를 확인하고 격려하고 되새기게 한다.

 

② 부모 주간만남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어린이들의 부모들로서 소그룹(8-12명) 단위로 매주 한번 모임을 갖는다. 부모들은 이 모임을 통하여 신앙의 진리를 깨닫고 심화되며 하느님 말씀에 비추어 그들의 삶을 개선해 나가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어떻게 기쁜 소식을 전할 것인가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필요한 조언과 영감을 얻고,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을 배운다.

 

③ 가정 교리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만남이다. 주간 모임을 다녀온 부모는 만남에서 다루어졌던 내용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녀들과 함께 신앙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또한 어린이 학습장을 매개로 가족이 함께 대화하고 기도하며, 무엇보다도 삶의 모범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살아가도록 자녀들을 도와준다.

 

④ 어린이 주간 만남

주간에 부모로부터 교리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은 주일학교에 와서 친구들(10-12명)과 담당교사와 함께 흥미로운 놀이로 꾸민 다양한 활동과 성서말씀 그리고 기도로써 신앙의 지식과 경험을 기르는 기회를 갖는 한편, 부모에게서 배운 교리를 나누고 되새기며 심화하는 시간이다.

 

(3)가정교리의 교재

교재의 종류는 4권의 교재와 방법론,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제시용 그림 자료로 되어 있다. 네 권의 교재는 부모 교재, 부모와 어린이 담당 교사를 위한 교리교안과 어린이 학습장이 있다.

 

(4)전례 예식

가정교리는 25만남을 5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의 끝 부분에 고유한 특징을 가진 전례예식을 거행한다. 각 전례 예식은 그 단계의 반성이나 응답의 절정을 이루는 순간에 거행되며, 주님께 대한 믿음의 가치를 확인하고 성장하기 위한 잠시 멈춤이다. 본당 공동체와 부모,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전례 예식은 그리스도 공동체의 전례이며, 공동체 정신과 믿음을 확인하는 자리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