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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사목의 현장에서 - 3대리구
교구 100주년 제3대리구 청년 견진성사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에페 2,10)


이도엽(토마스 데 아퀴노)|신부, 3대리구 청년담당

교구 100주년을 맞아 대구대교구에서는 초청강연회, 성경암송발표대회, 전시회, 생명사랑나눔대축제, 청소년축제, 청년대회 등 갖가지 행사들로 이루어진 100주년 경축대회를 개최하였다. 특히 사목국 청년담당에서는 교구 100주년을 기념하여 교구 내 청년신자들이 함께 지켜나가는 신앙에 자부심과 확신을 갖고, 오늘 우리가 물려받은 신앙과 소중한 유산을 돌아보고 자신의 사명과 책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청년대회를 준비하였고, 그 일환으로 각 대리구별로 청년 견진성사를 시행하였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사도 2,42)
먼저 각 대리구에서는 지역별 청년담당 신부들에게 교리를 시행하도록 하여 청년들에게 견진을 받기 위한 준비를 하도록 하였다. 우리 3대리구에서는 180여 명의 청년들이 견진성사를 신청하였고, 각 지역별로 한 본당을 지정하여 지역 청년들이 함께 교리공부를 이수하였다.

5일 간의 교리기간에 청년들은 “예수님의 생애와 메시지”, “성사론” 그리고 “성령과 견진성사”, “교회”에 대하여 배웠다. 본당의 많은 청년들 중에는 활동을 하지 않거나 세례만 받고 쉬고 있는 청년들이 많았기에, 이러한 기회에 신앙생활을 다시 한번 시작하게 하려는 그들 부모의 마음은 더 간절하였다. 그래서 직접 자녀를 데려오는 어머니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왔던 청년들도 함께 모여서 서로의 정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친해질 수 있었고. 또한 대리구 및 지역 청년대표들이 챙겨주는 간식과 지역 사제들의 관심을 통해 그들은 점차 ‘나는 하느님 안에 사랑받고 있는 존재’임을 스스로 느끼는 것 같아 참으로 보기 좋았다. 분명 하느님께서 이들을 이곳에 불러 모으신 것은 당신이 손수 정성들여 만드시려는 “주님 사랑의 작품”이리라.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
이렇게 우리는 초기교회공동체가 살아온 삶에 비추어 예수님의 가르침을 읽고, 읽은 바를 믿고, 믿는 바를 친교를 통하여 실천함으로써 우리 신앙의 중요성을 거듭 깨달아가며 유익한 시간들을 보냈다.

드디어 5월 1일 ‘하느님 자비주일’에 월성성당 대성전에서 3대리구 주교대리 정인용 바르톨로메오 신부님이 집전하는 가운데 견진성사 미사가 거행되었다. 그날 월성성당 대성전은 견진대상자들과 대부모 그리고 가족들과 축하해주러 온 본당의 청년들로 자리가 가득찼고, 대리구 청년연합 성가대의 우렁차고 열정적인 성가소리는 그들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고해소 앞에는 성사의 은총을 받기 위한 고해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이 또한 우리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신 품으로 끌어 안으시려는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임을 강하게 느꼈다.

하느님께서는 견진자들에게만이 아니라 미사에 봉사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당신의 손길을 뻗치셨는데, 한 성가대원은 “성가를 부르고 있는 저희들이 더 흥분되고 들떠서, 그때까지도 안 나오던 목소리가 절로 터져나왔다.”고 말할 정도였다.

주교대리 신부님께서도 강론 중에 “우리 3대리구 청년들의 열정과 패기에 강한 전율을 느낀다.”며 “젊은이들은 ‘진리라는 굳건한 바탕’위에 꼿꼿이 나 자신을 세우고, 그 위에서 기쁨을 누려야 하며, 성숙한 신앙으로 진리를 떨칠(振) 수 있어야 하고, 봉사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안수와 도유 예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견진대상자들은 마음속 깊이 성령께서 스며들 수 있도록 눈을 지그시 감고 기도하는 모습이 매우 진지하였고, 굳셈의 영께서 그들을 이끄신 까닭인지 미사 중에 그들의 닫혔던 입에서 성가소리와 율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깊은 일치의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성령께서 맺어주시는 “열매”(갈라 5,22)일까? 미사 후 청년들의 얼굴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 기뻐하였던 제자들처럼 너무나 ‘온유’하고 ‘평화’로운 얼굴이었고 온 몸으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견진성사의 은총으로 인한 성세성사의 내적기쁨의 충만을 느끼게 해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이었으리라.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 2,47)
이번 100주년 견진성사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라는 말씀을 깊이 새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깊이 사랑하심을 강하게 느꼈고,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손길을 통하여 우리 청년들의 마음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가득해짐을 체험하였다.

이 모든 시간은 하느님의 계획하심 아래 그분의 거룩한 사업 중의 하나였음을 우리는 믿고, 당신께서 만들어주신 작품(作品)인 청년들이 신앙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서 성령이 늘 그들 곁에 머물러 순간순간 더 큰 은총을 느끼고 매 순간 하나됨을 느낄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