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7일(토) 가톨릭대학교 남산동 대신학원 운동장에서는 대구가톨릭마라톤동호회 주최로 교구 100주년 기념 성지순례 100㎞ 울트라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남산동을 출발하여 매천성당 - 다부동 전쟁기념관 - 한티성지 - 능선재 정상 - 대구가톨릭대학교 하양캠퍼스까지 16시간 내에 도착하기 위해 밤새도록 달려야 하는 쉽지 않은 도전임에도 전국에서 270여 명이 참가하여 무사히 대회를 마쳤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 에서는 대구 가톨릭 마라톤 동호회 김태배(안드레아, 성미카엘성당) 회장을 만나 마라톤과 함께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구가톨릭마라톤동호회(담당 : 임종필 프란치스코 신부)는 2005년 12월에 창립되어 현재 300여 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으며 그 중 100여 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태배 회장은 “회원 모집은 주로 대구가톨릭마라톤동호회 사이트(www.dgcamara.com)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신자·비신자 구분 없이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가톨릭 마라톤 동호회는 김태배 회장과 수석 부회장 1명, 여성 부회장 1명 그리고 각 분과(홍보, 시설, 재무, 전례) 부장으로 구성된 회장단을 중심으로 대리구별 소모임, 월례회, 정기총회를 실시하고 있다.
회원들은 대리구별로 일주일에 한 번씩 소모임 형태의 만남을 통해 마라톤에 대한 다양한 정보 공유는 물론 서로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김태배 회장은 “시작기도와 함께 주중에는 1시간 정도, 주말에는 20㎞이상을 함께 달리며 훈련하고 있다.”면서 “마라톤은 과거에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더라고 꾸준히 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쉬운 가장 정직한 운동이기에 지속적인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준비한 회원들은 동호회 내에서 선택한 대회에 함께 참가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대회에 나가기도 한다. 회원들은 마라톤을 통해 천주교를 알리고 김수환 추기경의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각종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달려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이라는 글귀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달린다. 김태배 회장은 “대회 출전 후에는 회원들 각자 1년 동안 달린 거리에 100원을 곱한 금액을 연말 정기총회 때 모금하여 좋은 일에 쓰고 있다.”면서 “한 해 동안 흘린 땀방울의 값어치를 기쁜 마음으로 봉헌하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더불어 새터민과 함께하는 체육대회, 이주민과 함께하는 음악회 등을 마련하여 마라톤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2011 교구 100주년 기념 성지순례 100km 울트라 마라톤 대회를 무사히 치른 대구가톨릭마라톤동호회에서는 새로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태배 회장은 “교구 100주년을 위해 4년 동안 울트라 대회를 잘 준비해 왔지만 대회 때마다 24시간을 꼬박 할애해야 하는 봉사자들의 수고와 참가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재정적인 부담에 직면하여 새로운 대회를 계획 중”이라며 “내년부터는 5km, 10km, 20km 등의 짧은 코스를 통해 많은 신자들이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가톨릭 마라톤 동호회와 더불어 여러 마라톤 동호회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김태배 회장은 아내 한명희(베르타) 씨와 마라톤을 함께 하며 ‘명태부부’라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10여 년 전 퇴행성 척추 디스크 판정을 받은 아내의 치료를 위해 시작한 걷기 운동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는 김태배 회장은 “부부가 같은 취미를 즐기다보니 대화가 많아지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가정이 항상 화목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그동안 피우던 담배도 자연스레 끊게되었다는 김태배 회장은 요즘도 아침마다 아내와 함께 한 시간 이상씩 꾸준히 운동하며 활기찬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전국 방방곡곡 열심히 찾아다닌 결과 김태배 회장은 지금까지 풀코스 50회, 울트라 마라톤 대회 6번 등 총 182번의 대회에 참가하였다. 그러나 쉰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자 건강에 대한 주변의 염려도 적지 않다. 김태배 회장은 “기록에 욕심내기보다는 내 상태에 맞춰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힘든 구간이 있으면 쉬운 구간이 있듯이 마라톤은 마치 우리 인생의 축소판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마라톤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복음을 전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김태배 회장. 그 소망이 오래도록 이루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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