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에 꽃을 싫어하는 이들이 있을까? 근사한 화분이 아니더라도 채송화, 봉선화 한 포기를 심고 가꾸고자 하는 마음은 꽃이 사람들에게 기쁨이고 선물이고 위안이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가톨릭 전례와 접목시켜 더 큰 기쁨과 감동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회장 : 이미숙 매임데레사, 담당 : 김영호 알폰소 신부)의 회원들. 그들을 만나러 교구청 별관 1층 회의실을 찾았다. 이미숙(매임데레사, 태전성당) 회장과 김현숙(노엘라, 수성성당) 부회장, 김평선(크리스티나, 효목성당) 총무가 함께한 자리에 서기를 맡고 있는 정경순(베로니카, 왜관성당) 씨는 대구 ME 주말 봉사에 참가하느라 미처 참석하지 못하였다.
1999년 9월에 창립한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는 교구 내 주요 행사 때마다 꽃으로 그날의 행사가 더 빛나도록 돕고 있다. 그 가운데 2011년 교구 100주년은 회원들에게 특히 은혜로운 때로 기억된다고 했다. 이미숙(매임데레사)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교구 100주년 역사의 현장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큰 영광이고 기쁨이자 축복”이라며 “몇 년 사이에 교구에 역사적인 행사들이 많았는데 그 순간순간마다 회원들의 활약 또한 돋보였다.”고 들려줬다. 이미숙 회장은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님의 교구장 착좌식 미사 때의 꽃꽂이, 그리고 교구 100주년 기념전시회와 교구 100주년 기념 감사미사 때 시민운동장에서의 대형 제대꽃꽂이, 사제·부제서품식 미사 때의 꽃꽂이 등이 최근에 있었던 주요 활동”이라고 말했다.
 
사실 꽃을 꽂는 일만큼이나 뒷정리하는 데에도 손길이 많이 간다. 더욱이 규모가 큰 행사일 때는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오아시스를 치우는 일만 해도 예삿일이 아니다. 늘 되풀이되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에서는 앞장서서 친환경 전례꽃꽂이로 방향을 바꿔 환경을 살리는 나눔의 삶을 실천해오고 있다.
친환경 꽃꽂이를 처음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는 이미숙 회장은 “손쉽게 꽃을 꽂을 수 있는 일회용 오아시스 대신 물주머니나 고정가지를 사용해서 꽃을 꽂으면 일이 많은 건 분명하다.”고 말하며 “하지만 우리 교구 내 본당이 156개인데 그 많은 본당에서 제대꽃꽂이를 할 때 친환경방법인 물주머니나 고정가지를 이용한다면 환경도 살리고 쓰레기로 배출되는 오아시스의 양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절감과 뒷정리에도 한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것에도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이미숙 회장은 얼마 전 안동교구 전례꽃꽂이 초청 강연에서 친환경 꽃꽂이 강의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평선(크리스티나) 총무는 “물주머니나 고정가지, 철제오브제 등의 친환경 꽃꽂이 방법을 이용하다 보면 때때로 새로운 느낌의 창의적인 꽃꽂이를 선보일 수 있어 좋다.”고 설명하면서 “시외 본당들은 시내와 달리 제대꽃꽂이 봉사자가 귀한 편인데 시외 본당의 꽃꽂이 봉사자 양성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본당 차원에서의 배려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김현숙(노엘라) 부회장은 “본당에서 제대꽃꽂이 봉사를 더 잘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과정을 이수하면서 전례를 잘 알고 꽂으면 더 나은 제대꽃꽂이로 교회에 봉사할 수 있다.”며 “가톨릭신자뿐만 아니라 개신교 신자도 전례꽃꽂이에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당 제대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는 회장단 측은 작품위주의 꽃꽂이가 아닌, 그 날의 전례와 각 본당의 제대에 어울리게 꽃을 꽂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바람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전례꽃꽂이연구회에서는 강좌를 개설하여 초·중급반(1년 과정), 고급반(1년 과정), 전문가반(1년 과정)으로 나뉘어 교구청 별관에서 교육하고 있다. 또 매월 월례회를 통해 회원 2~3명의 전례꽃꽂이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서로의 느낌을 나누고 토론의 시간도 갖고 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매순간순간 더 나은 연구회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이미숙 회장은 “우리 꽃 봉사자들은 복음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기도 안에서 봉사하며 나눔의 삶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회원들 각자의 내면이 깊어질 때 비로소 전례에 맞는 꽃을 외적으로도 아름답게 잘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원 서로간의 마음이 잘 맞고 화합이 잘 되어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운영이 되고 있다는 전례꽃꽂이연구회 회원들은 꽃을 구하러 가기 전에 그 주간의 복음을 깊이 묵상 한 뒤, 그에 어울리는 꽃을 준비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꽃을 꽂는다고 했다.

그동안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는 크고 작은 교구 행사 때마다 꽃꽂이로 봉사활동을 펼치며 회원 작품집 《전례의 향기》(제2집)를 발간하고 회원 카페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등 안팎으로 애써왔다. 꽃을 꽂기까지, 수십 일 전부터 기도와 묵상의 단계를 거쳐 비로소 하나의 온전한 작품으로 선보이는 회원들의 나눔과 봉사의 마음은 꽃보다 더 아름답게 빛을 내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널리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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