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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나가사키의 종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 여기회 수상자들과 함께 한 일본 나가사키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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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안나)|다사성당, 고2, 대구대교구 청소년 주보 ‘새 하늘 새 땅’ 기자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어마어마한 재앙이 나가사키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멈춰버렸습니다. 66년이 지난 지금, 나가사키의 지난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그 고통의 순간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나가사키에서의 3박 4일 동안 너무나 값진 것들을 깨닫고 느꼈습니다.

나가사키! 그곳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고통, 슬픔, 아픔이 가득 찬 도시이지만 그 속에는 평화, 용서, 사랑, 희망이 피어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글이나 그림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평화와 희망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죽기 전까지 평화를 외치며 돌아가신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생애는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그 분은 《나가사키의 종》, 《영원한 것을》, 《평화탑》 등 많은 문필 활동을 통하여 세상에 평화와 희망을 노래하셨습니다.

저는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문학관을 방문하여 용서와 희망을 배웠습니다. 그 다음 원폭박물관, 우라카미성당 등을 둘러보았는데 그 곳을 보니 다시 한 번 원폭 피해의 처참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평화를 기원하는지, 나 역시 평화를 외쳐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 곳에서 ‘평화기원제’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리는 평화공원에서 횃불행렬을 하며 우라카미성당까지 걸어갔습니다. 많은 신자들과 수도자들이 함께 성모님을 모시고 걸어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들 가운데 하나가 되어 함께 걸으니 성모님께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평화기원제 미사에서 전 너무나 놀랐습니다.

미사가 시작되자 신자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기도문을 외고 성가를 불렀습니다. 누구 하나도 떠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한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저의 귀에 들려왔습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성전을 울리는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저의 미사참례 태도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한 아이의 목소리가 온 성전을 울리는데 내가 성모님이라도 정말 기쁠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평화기원제는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또 배움도 안겨 주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원폭의 아픔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왜 그토록 평화를 기원하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짧은 순례의 시간이었지만 저는 그 곳에 머무는 동안 사랑과 평화, 희망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나가이 다카시 박사님은 죽을 때까지, 죽는 그 순간까지 평화를 외치셨음을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말처럼 우린 평화를 배우고 희망을 배웁니다. 나가사키, 이곳은 66년 전 그 순간의 원폭으로 모든 것이 멈추었던 곳입니다. 하지만 그 아픔과 고통은 이제 희망과 평화로 피어나 나가사키의 종을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