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7월 26일(월), 기다리던 출국 날이 다가왔다. 이번 세계 잼버리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던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김포공항에서 북경을 경유한 후 거의 11시간 만에 덴마크의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했다.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다른 나라 스카우터들이 우리를 반겨주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다들 처음 보는 친구들이었지만 전혀 거리낌 없이 인사도 하고 악수도 하며 명함도 교환했다. 마치 평소에 알고 지냈던 것처럼 말이다.
코펜하겐 공항은 순식간에 전 세계 친구들로 가득 찼고 우리는 잼버리장인 스웨덴의 ‘크리스티안스타드’로 이동했다. 크리스티안스타드는 덴마크와 인접해 있는 곳이다. 늦은 밤이라 모두가 지치고 힘들었지만 잼버리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은 사라지지 않았던 것 같다. 도착하자마자 영지로 이동해서 잼버리기간 동안 지낼 텐트를 지었다. 모두가 지친 상태여서 그런지 서로 도와가면서 밤새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스웨덴에서의 첫 해가 밝았다. 첫날은 저녁 무렵에 개영식(Opening Ceremony)이 있었다. 개영식을 위해 우리는 아레나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하자마자 우리 모두 ‘우와~’하고 놀랐다. 아레나가 정말 넓은 탓도 있었지만 아레나에 있는 사람들의 수에 더 놀라움이 컸던 것 같다. 정말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후 잼버리에 참가한 각 나라들의 국기가 소개되었는데 ‘Korea’라는 소리와 함께 우리나라 태극기가 소개될 때 한국인 모두가 함성을 질렀고 그때의 그 뭉클함은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개영식이 이어졌고 다음날 진행하게 될 활동들에 대한 기대를 안고 잠이 들었다.
첫날 우리는 ‘Earth’라는 과정활동을 위해 이동했다. 반원들과 함께 직접 바람개비도 만들어보고 물을 정화해보는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시간 배분을 조금만 더 잘 했으면 다른 활동들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모두 다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그리고 매일 오후 3시 이후로는 자유시간이 주어져 우리는 잼버리장을 돌아다니면서 체험과 관람 위주로 움직였다.
3일째 되는 날은 ‘Free Day’라고 해서 쉬는 날이었다. 원래 이 날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쉬는 날인데 우리 ‘참솔’ 대원들은 이번 잼버리를 위해 연습한 사물놀이를 대한민국 본부에서 공연했다. 외국인 앞에서 하는 공연이라서 그런지 아주 많이 떨렸다. 게다가 우리를 바라보는 외국대원들의 눈길이 모두 생소하다는 눈빛이어서 조금 기분이 상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전통을 많이 알린 것 같아서 좋았다.
그 다음날은 숲속에서 외국인들과 어울려서 게임도 하고 국제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그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누었다. 우리 조는 원주민들의 의료교육과 치료 실태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흥미로운 주제라서 그런지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왔고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스웨덴 잼버리에는 ‘Camp In Camp’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모든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참여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1박 2일 동안 현지 스웨덴 아이들과 함께 캠프생활을 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활동하고 친교 활동도 하면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강에서 카누도 타고 캠프에서 만난 아이들과 친해져 게임도 하고 명함도 주고 받으면서 즐겁게 지냈다.
또 ‘Culture Day’때는 그 넓은 아레나 광장에서 만나 서로 인사도 하고 선물도 주고받고 했는데, 별다른 활동은 없이 다만 각자 나라의 특별한 음식이나 의상, 퍼포먼스 등을 준비해서 보여주는 날이었다. 우리나라는 사물놀이, 탈춤을 선보였고 김치, 라면, 부침개 등 맛있는 음식들을 요리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맛볼 수 있게 했다. 또한 다른 나라 음식들도 먹어 보고 서로 어울려 다녔는데 정말 색다른 체험이었고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한 가지 더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Friendship Awards’를 위해 영국 친구들과 함께 활동했던 것이다. 여러 나라 친구들이 모여서 활동해야 받을 수 있는 상으로 우리나라, 영국, 스웨덴 이렇게 셋이서 받을 수 있었다. 다른 나라의 저녁식사에 초대받아 그 나라 음식을 먹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도 무척 좋은 경험이었는데, 우리나라 식사에 초대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제 4년 후에는 일본에서 세계 잼버리가 열릴 예정이고 그 다음은 미국, 또 그 다음은 한국에서 세계 잼버리가 열릴 것이다. 한국에서 잼버리가 개최될 때 쯤, 나는 대원이 아닌 대장으로 참가하고 싶다. 끝으로 이번 잼버리 참가는 나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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