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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주일복음, 그 여정을 따라서
10월의 주일복음, 그 여정을 따라서


이수환, 조재근, 김동진, 이동철, 오영재 신부

10월 2일 연중 제27주일 : 마태 21, 33-43
이수환(바오로미키) 신부, 원평성당 보좌

 

33 “다른 비유를 들어 보아라.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 

34 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들을 보냈다. 

35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들을 붙잡아 하나는 매질하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였다. 

36 주인이 다시 처음보다 더 많은 종을 보냈지만, 소작인들은 그들에게도 같은 짓을 하였다. 

37 주인은 마침내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38 그러나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하고 저희끼리 말하면서, 

39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여 버렸다. 

40 그러니 포도밭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41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4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 말씀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43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예수님으로부터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를 듣고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 소출을 낸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꽃 사진 보이시죠? 꽃 사진을 한 2~3분간 가만히 바라보셨으면 합니다. 꽃 사진을 바라보는 그 시간을 떠올려 볼 때, 그 시간(2~3분)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소출입니까? 그러니까 그 짧은 시간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 질문이 좀 어렵나요? 그럼, 조금 바꿔서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

- 어머니인 경우 : 가족을 위해서 밥을 하는 것이 하느님 나라를 위한 소출입니까? 아닙니까?
- 아버지인 경우 : 가족을 위해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 하느님 나라를 위한 소출입니까? 아닙니까?
- 학생인 경우 :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하느님 나라를 위한 소출입니까? 아닙니까?
충분히 생각해 보셨나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소출을 내는데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지요?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그 시간까지도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결코 예수님의 말씀(‘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을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요. 매순간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소출을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10월 9일 연중 제28주일 : 마태 22,1-14
조재근(마르코) 신부, 월성성당 보좌

 

1 예수님께서는 또 여러 가지 비유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3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 하고 말하여라.’ 

5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6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7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8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9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 오너라.’  10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11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12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4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사제인사발령으로 본당을 옮기자마자 청첩장을 받았고 청첩장을 받은 손은 무겁기만 했습니다. 주례 사제로 초대받았기 때문입니다. 주임신부님의 휴가로 새파란 젊은 사제가 낯선 신랑, 신부의 혼인미사 주례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은 청첩장을 받아들고 결혼식 참석 여부와 부조(扶助)는 얼마나 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겠지만, 저는 ‘생애 처음으로 하는 혼인미사 주례를 어떻게 할 것이며 또 강론은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걱정과 부담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혼인미사 중에 한 남자와 한 여자는 하느님 앞에서 하나가 됩니다. 서로가 남이었지만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이인 부부가 되는 것이지요. 그 중요한 자리에 신랑과 신부는 친지들과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혼인미사 당일, 큰 성당은 결혼식에 초대받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신랑, 신부 친구들은 잘 차려입은 정장에다 시간과 돈을 들인 머리모양새까지 한껏 멋을 부렸습니다. 미사가 끝난 후에 신랑, 신부의 친구들은 축가를 부르며 두 사람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빌어주었고 새로 탄생한 부부와 함께 기념촬영도 했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비유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여느 사람의 혼인식이 아니라 임금의 아들 혼인 잔치인데, 초대받은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초대받은 이들은 혼인 잔치에 참여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임금이 초대받은 이들에게 종들을 보내어 잔치에 오라고 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각자 자신의 일을 했고, 가려던 곳으로 갔습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임금이 보낸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이기까지 하였습니다.
성경에서 혼인 잔치는 곧장 하늘 나라를 가리킵니다. 임금은 하느님이시고, 혼인하는 아들은 성자 예수님을 가리키고, 종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하라고 외쳤던 예언자들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비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예언자들을 죽인 후손들로 심지어 임금의 아들까지 죽이고 맙니다.
임금은 군대를 보내어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습니다. 그리고 종들을 보내어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 오라 이릅니다. 그렇게 해서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는데 그 가운데에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하나 있었습니다.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결정적인 말씀은 끝에 있습니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누구나가 혼인 잔치에 곧, 하늘 나라에 부르심을 받습니다. 하늘 나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듯이, 교회의 문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교리를 배워서 세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는 하늘 나라 혼인 잔치의 청첩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임금의 아들 혼인 잔치의 청첩장을 받은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청첩장만 받았다고 해서 결혼식의 기념사진에 얼굴이 남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 잔치에 초대받으면 거기에 감사를 드리고 예복을 갖추어 참석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청첩장을 받아들고 예복을 갖추어 입고 하늘 나라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마음에 드는 그리스도인의 삶, 주님께 선택되는 삶이 우리가 준비해야 할 혼인 예복이 아닐까요?

 

 

 

10월 16일 연중 제29주일 : 마태 22,15-21
김동진(제멜로) 신부, 성정하상성당 보좌

 

15 그때에 바리사이들이 나가서, 어떻게 하면 말로 예수님께 올가미를 씌울까 하고 의논하였다. 

16 그러고는 저희 제자들을 헤로데 당원들과 함께 예수님께 보내어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시며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17 그러니 스승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악의를 아시고 말씀하셨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19 세금으로 내는 돈을 나에게 보여라.” 그들이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오자 

20 예수님께서,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21 그들이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문제 너머에 답이 있다.
신학교 1학년 때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패치 아담스’라는 영화를 동기신학생들과 함께 한티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것인데 감상 후에 오랫동안 그 감흥에 젖어 있었습니다. 영화의 많은 부분이 가슴 속에 남아 있었지만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영화 초반부에 주인공인 패치 아담스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장면입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미수로 스스로 정신병원을 찾은 패치는 그곳에서 미친 천재 하워드를 만나게 됩니다. 하워드는 패치를 만나자 마자 손가락 다섯 개를 펴들면서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이것이 몇 개로 보이나?” 이 질문에 패치가 당연히 다섯 개라고 답하자 하워드는 큰 소리로 미쳤다고 답합니다. 정신병원에서 다른 사람들을 돌보며 자신도 치유해 가던 패치가 어느 날 밤 하워드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정중하게 묻습니다. “하워드! 손가락 다섯 개의 정답이 뭐죠?” 그러자 하워드가 이렇게 말합니다. “손가락을 보지 말고 그 너머를 봐!”
패치가 손가락 너머를 보자, 눈의 초점이 달라지며 손가락이 열 개로 보입니다. 그래서 열 개라고 답하니 하워드가 정답이라고 외치며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문제를 보지 말고 문제 너머를 봐! 문제에는 답이 없어.”문제에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 너머에 답이 있다는 하워드의 그 말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깨달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답이 없는 질문을 합니다.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합당하다고 답하면 민족의 반역자가 되는 것이고, 합당하지 않다고 하면 황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이 되니 진퇴양난의 지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답이 없는 상황에서 예수님은 문제 너머를 보는 지혜를 보여 주십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
사람들은 문제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파고들면 들수록 더 많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문제 너머를 보는 안목과 본질을 꿰뚫는 혜안이 없을 때 문제는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혜안을 늘 기억하며 문제에 집중하지 말고 문제 너머의 본질을 꿰뚫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합시다.

 

 

 

10월 23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마태 28,16-20
이동철(대건안드레아) 신부, 구암성당 보좌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후 펼쳐진 당신의 공생활 중에 많은 행적을 이 땅에 남기셨습니다.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셨습니다. 또 여러 가지로 힘들어하는 군중들에게 행복선언을 하셨고 하늘 나라의 가치들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병든 이들의 병을 고쳐주셨고 기적과 비유 이야기를 통해 하늘 나라의 신비를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율법을 빌미삼아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정의를 부르짖으셨습니다. 또한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당신을 따라야 함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때가 되었을 때,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어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사흗날에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의 부활을 확인시켜주셨고 그 후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당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의 임무는 모든 이들의 죄를 대신하여 속죄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행적을 통해 모든 이들이 회개하고 그 결과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펼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셨지만 사람이 되셨던 것입니다. 죄로 얼룩진 인류를 구원에로 이끄시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시고 결국 십자가에 못 박히시어 극심한 고통을 받으시고 돌아가셨습니다. 그것은 온 인류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온 하늘과 땅의 권한이 있으신 분께서 죄 많은 우리를 위하여 이 땅에서 험난한 여정을 보내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삶을 이어받을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삼으셨고 우리에게 하느님의 아들딸이 되는 복된 지위를 주셨으며 하늘 나라의 가치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복음은 몇몇 사람만 알고 몇몇 사람만 행복하라고 전해진 것이 아닙니다. 온 인류가 하늘 나라의 행복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전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임무를 우리에게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성경 말씀을 만나고 그것을 연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기도와 묵상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 임무를 수행하기에 우리는 너무나 부족하고 나약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용기를 냅시다. 때론 힘들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겠지만 다시 일어서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는 힘을 다하여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펼쳐 보여줍시다!

 

 

 

10월 30일 연중 제31주일 : 마태 23,1-12
오영재(요셉) 신부, 효목성당 보좌

 

1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3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4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5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6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7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8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9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10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11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2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하느님 : 다 모였느냐?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잘 살았던 사람들은 천국으로, 그리고 잘못 살았던 사람들은 연옥 혹은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내가 세상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자기 재능을 드러내놓고 전문가들로부터 평가받는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이 있더구나.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판결해보자. 심사위원은 베드로와 바오로 너희 둘이 맡아라. 첫 번째 사람아, 들어와서 네가 어떻게 살았는지 스스로 드러내 보여라.
신자 A : 예, 저는 유아세례를 받았습니다. 주일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청년 활동도 열심히 했지요. 견진성사도 했고, 혼인성사도 했고, 사목회 간부 다섯 번에 총회장도 한 번 지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은 성당이 세 곳이나 됩니다. 합해서 4,000만 원도 넘게 기부했지요. 뭐 더 있지만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헤헤~!
베드로 : 예, A씨. 열심히 사셨군요. 신앙활동은 많이 하셨습니까?
신자 A : 꾸르실료도 다녀왔고, 레지오마리애도 20년 근속했습니다.
바오로 : A씨, 성체조배는 얼마나 하셨습니까?
신자 A : 예? 아~ 성체조배요? 글쎄요?
바오로 : 평생 성체조배 한 시간이 2시간 43분밖에 안 되네요. 그것도 피정에 가서 억지로 한 것입니다만.
베드로 : 평생을 낸 교무금을 평균으로 나누니 월 3만 원이 나오네요. 10일조가 아니라 100일조인데요?
신자 A : 아니, 성전건립기금으로 많이 냈다니까요~!
베드로 : 그걸로 세금 많이 깎였죠? 그리고 주보에 이름 올리고, 성당 벽에는 이름도 새겼네요. 그 정도면 지상에서 이미 보상을 다 받은 걸요?
바오로 : 사목 간부와 총회장을 하면서 당신과 분란을 일으켜 성당을 떠난 사람이 127명이네요. A씨는 아무래도 연옥에서 127년 살다 오셔야겠습니다.
신자 A : 뭐라구요? 말도 안 돼요!
하느님 : 뭐가 말이 안 돼? A는 연옥에서 127년 동안 살면서 반성하도록 하여라. 다음 사람~!
신부 : 예, 저는 신부입니다.
베드로 : 계속 말하세요.
신부 : 신부라고요.
바오로 : 연옥 1만 년. 끝!
신부 : 아니! 잘못 들으셨나요? 저 신부라고요. 신부! Priest!
베드로 : 자네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신자가 49명이고 연옥에 떨어진 신자가 1532명이네.
신부 : 그건 그 사람들이 잘못 살았기 때문이죠! 저는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했단 말입니다!
바오로 : 자네가 말은 아주 잘 했네만 전혀 실천을 하지 않았군.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라고 수도 없이 말했지만, 자네는 한 번도 가난한 사람들과 어울린 적이 없었어. 자네는 낮은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을 섬겨라, 하고 말은 했지만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만 했지 섬긴 적은 없었네. 강론 시간에 사람들 혼내기나 하고 시간만 나면 놀러 다녔군. 이런 자네 때문에 성당을 떠나거나 자네 행실을 본받아 살았던 신자들이 지옥이나 연옥으로 가게 되었다네. 자네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나?
신부 : 억울합니다! 하느님, 뭔가 잘못됐어요!
하느님 : 너는 원래 지옥행이다. 그런데 네 행실을 보고 너처럼 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해서 회개한 신자들이 몇몇 있다. 그 사람들 덕분에 네가 겨우 지옥을 면하게 된 거야. 연옥에서 반성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