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종해(비오, 매천성당) 회장. 신앙인으로 또 경영인으로서의 김종해 회장은 교구평협회장 외에도 가톨릭경제인회장, 대한소프트볼협회장, 재경대구강원도민회장 등등 여러 직함을 갖고 있다. 그리고 해야 할 일들도 무수히 널려 있다. 그런 그에게 가장 우선순위는 교회의 일이다. 그럼에도 딱히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 보일 게 없다며 내내 인터뷰를 사양하던 그가 조심스레 인터뷰에 응했다. 마치 겨울의 끝자락에서 새 봄을 기다리듯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 오후, 김종해 회장을 만나러 계산주교좌성당 옆 카페를 찾았다.
가톨릭과의 인연
성탄을 기다리는 기쁜 대림의 시기라 그런지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밝다. 강원도 인제가 고향인 김종해 회장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구교우 집안 친구의 영향으로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옛일을 회고했다.
자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신앙의 길로 인도해 준 오랜 벗이 40대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게 되자, 그는 세상살이의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를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가끔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떠오를 때면 여전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는 그다.
“그동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본당 총회장을 두 번이나 하게 되었고, 또 쟁쟁한 재력가들이 있음에도 경제인회 회장직을 맡고 있고, 더 나아가 교구평협 회장을 그것도 연임까지 하게 된 것 등등 돌이켜보면 이 모든 일들이 하느님의 뜻이고 섭리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본당 총회장으로 활동하다 2009년도에 교구평협회장직을 맡게 되자 교구의 큰 단체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심리적인 부담과 더불어 깊은 고뇌의 시간도 가져야만 했다는 김종해 회장. 그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지만 교구장님의 사목방향을 따라 묵묵히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출발선에 서다
빠듯한 일정들 때문에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이들도 수두룩하고 또 일속에 파묻혀 지낼 때도 많지만, 개인이 하는 일에는 늘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는 김종해 회장은 “하느님의 일에는 한계도 없고 불가능도 없다고 굳게 믿는다.”며 그동안의 일들과 교구 100주년의 굵직굵직한 행사들을 떠올렸다.
“교구 100주년을 준비하고 큰 행사를 치르고 또 마무리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저를 비롯한 많은 신자분들도 신앙의 깊이가 더해졌을 것이라 생각이 되고 평협 산하의 제단체들 역시 새로운 결집과 100주년의 의미를 알기 위해 애썼던 은혜로운 시기였다.”고 기억했다. 아울러 2011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있었던 교구순교자 20위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운동 선포식 미사 때에는 교구평협에서 평신도들이 실천해야 할 3가지 항목을 정하여 실천에 옮길 것을 하느님 앞에 선서하였다.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운동 선포식 미사에 참례했을 때에는 앞서간 신앙선조들처럼 살 수 있겠는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는 김종해 회장은 “순교자들이 목숨 바쳐 교회를 지켜온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면서 평신도의 사명이 무엇인지 깨달아 실천하는 언행일치의 삶을 살아가야 함을 거듭 깨달았다.”고 했다.
교구 100주년의 은총에 힘입어 이제 다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서 교구평협회장을 연임하게 된 김종해 회장의 어깨는 사실 더 무겁기만 하다. 처음과 달리 두 번째 임기에서는 교구평협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그 역할들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그는 하느님의 자녀로 신앙 안에서 긍정과 열정 그리고 적극적인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 첫 번째 과제가 2012년 1월 중순에 열리게 될 교구평협 제단체장 워크숍이다.
내실 있는 교구평협을 위해
교구평협 워크숍을 통해 김종해 회장은 “2012년은 교구평협 산하 제단체들과 본당평협 간의 보다 편한 의사소통과 저마다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드러내어 어떻게 잘 이끌어갈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하며 “각 단체장들과의 워크숍을 통해 각 단체의 역할과 활성화에 따른 대책 등을 모색하고 그 해결방안을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들려주었다. 무엇보다 제단체들이 활성화 되어야 교구의 모든 행사들도 더욱 활기를 띨 것이고 신자들의 참여율 또한 한층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교구 내 제단체들이 교구장 승인을 받아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서 제단체들의 현황이나 자료 등을 다시 파악하고 침체된 제단체들의 활성화를 되짚어보고 정리할 필요성도 있다. 이런 과제들을 워크숍을 통해 하나씩 해결해나가겠다는 것이 2012년 교구평협의 주요 과제들 안에 들어있다.
“어느 조직이든 조직에 속하게 되면 개인적인 기준으로 봉사하기보다 마음을 다 비우고 순수하게 하느님이 사신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종해 회장은 “교구평협 구성원들이 신앙인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고 사회의 본보기가 되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고, 향후 펼쳐질 교구의 행사들도 더욱 내실 있고 알차게 준비하여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합쳐 잘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회단체뿐 아니라 사회단체 등 잦은 행사와 출장, 바쁜 업무 안에서도 지칠 줄 모르고 그저 일이 좋고 일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감사하다는 교구평협 김종해(비오) 회장. 그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인생의 굴곡 안에서도 오직 한 가지, 신앙인이라는 자신의 신원을 잊지 않고 긍정의 철학으로 어려움을 극복했으며, 부를 축적하기 보다는 필요한 곳에 쓰이는 것을 더 감사히 여기며 살고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대구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를 이끌어갈 그의 어깨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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