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순수 무료병원 가운데 한 곳인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상임이사 : 이정효 예로니모 신부) 부설 성심복지의원. 대구시 중구 관덕정길 42(남산2동 625-18번지)에 위치한 이곳은 1991년에 한 의사가 개인 병원건물을 대구대교구에 기증하면서 기틀을 마련하여 1992년 3월 4일에 개원하였다. 벌써 19년째 의료급여 대상자 및 차상위 계층, 노숙자, 한 부모 세대, 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해 온전히 무료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성심복지의원(원장 : 이정효 예로니모 신부) 홍명선(엘리사벳) 사무장은 “저를 포함한 2명의 직원을 제외하고, 64명의 의사와 간호사, 약사, 위생사, 임상병리사, 한의대생, 간호대생, 발지압, 미용, 무료급식팀, 청소년 등 3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면서 “병원운영의 주축이 되는 진료봉사팀은 내과, 신경과, 안과, 정형외과, 치과, 피부과, 한방, 통증치료(물리치료) 등의 8개 과에서 일주일 동안(화요일은 휴무) 각자 정해진 시간에 무료진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한 달에 평균 1000여 명의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으며, 일요일에는 한의사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진료팀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건강검진과 침 시술 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치과 순회 진료팀은 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찾아 1박 2일 동안 머물면서 틀니를 제작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 없이 온전히 무료로 운영하다보니 봉사해주시는 의사선생님들께 고마움을 전할 방법은 진료하러 오셨을 때 따뜻한 커피 한 잔 맛있게 끓여드리는 것 밖에 없어서 항상 죄송하다.”는 홍명선 사무장은 “다들 조용히 봉사하길 원하시지만 이분들의 좋은 활동과 순수무료병원인 성심복지의원을 널리 알려서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그동안 몇 차례 수상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2007년 MBC 사회복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성심복지의원은 2011년에는 제1회 정재문 사회복지대상의 대상과 제23회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수상하여 거액의 상금을 받았다.
오로지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성심복지의원은 힘든 상황에서도 의료뿐 아니라 다양한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외로움과 가난 때문에 고통 받는 이들의 가정을 방문해 난방, 청소 등을 돕기도 하고, 매월 첫째 주 일요일에는 성안드레아 성당 신자부부가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봉사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오랫동안 꾸준히 한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그러나 성심복지의원 의무원장 이상도(프란치스코,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신경과 교수) 의사는 “성심복지의원 환자들 덕분에 우리가 봉사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은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1992년에 박병기(베네딕토) 신부를 통해 이곳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는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는 지금보다 뇌전증(간질) 환자가 많았다.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환자들의 안타까운 모습에 큰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등 내 생활의 일부분으로 여기고 지내다보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고 하였다.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항상 시간에 쫓겨 질병에 대한 짧은 대화로 마무리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심복지의원에서의 진료 풍경은 조금 다르다고 한다. 이상도 의사는 “넉넉한 시간 속에서 진료를 하다보니 사람과 사람과의 정을 나눌 수 있어 진료시간을 항상 기쁘게 보내고 있다.”면서 “의사들은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고 싶다는 가장 기본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순수했던 마음을 잠시 잊고 살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 봉사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면서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계속 봉사하겠다고 했다.
환자들의 아픔을 나누는 행복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성심복지의원에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가득하길 기도한다.
성심복지의원 : 053-256-9494
후원계좌 : 대구은행 069-10-003259 (재)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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