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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어르신학교를 찾아서 - 성주성당 은빛신앙대학
노년의 기쁨, 은빛신앙대학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성주성당(주임 : 이강언 바오로 신부) 어르신들은 언제나 청춘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은빛신앙대학(학장 : 여인동 모니카)이 본당 어르신들에게 복음 말씀을 알아가는 배움의 기쁨과 동시에 인생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2007년 노인의 해를 맞이하여 개학한 은빛신앙대학은 65세 이상이면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입학할 수 있다. 은빛신앙대학 이 아넬라 지도수녀는 “성주지역을 비롯하여 선남·초전성당 그리고 월항공소 구역에 거주하시는 분들 가운데 2011학년도에는 51명의 어르신들이 4개 반(사랑, 기쁨, 평화, 선행)에서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은빛신앙대학 학생들이 전례 봉사를 도맡아하는 참여하는 미사를 봉헌한 후 레크리에이션, 성경공부, 반별 나눔, 점심식사로 진행되는 은빛신앙대학에 대해 이 아넬라 수녀는 “어르신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을 통해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이웃과 함께 하면서 노년을 즐겁고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좀 더 나은 수업을 제공하고자 교사들은 매주 수업에 앞서 오전 9시 20분에 함께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특히 박선혜(레지나) 교사는 성가에 맞추어 어르신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율동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 아넬라 수녀는 성경공부 준비에 여념이 없다. 더불어 어르신들의 근육운동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간단한 손작업 중심의 특별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여인동 학장은 “2011년 2학기에는 천연염색체험(손수건), 우유곽 포프리 만들기, 바세린·스포츠제 만들기, 성탄리스 만들기 등을 했다.”면서 “한 학기에 2만 원의 수업료로 다양한 수업은 물론 성지순례, 소풍, 은빛축제에 참여할 수 있기에 해마다 특별히 모집하지 않아도 어르신들이 꾸준히 등록해 주신다.”고 웃으며 말했다. 본당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많지 않은 수업료로 이렇게 풍성한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않지만 이 아넬라 수녀와 교사들은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며 부족한 부분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몸이 편찮으시거나 간혹 돌아가시는 분들이 생겨서 학생 수에는 항상 변동이 있지만 배움에 대한 어르신들의 열정은 매우 뜨겁다. 박선혜 교사는 “자전거를 타고 나와서 마을버스로 갈아타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도 결석 한 번 하지 않으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면서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에는 어르신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걱정이 앞섰지만 레크리에이션 수업시간에 작은 동작 하나라도 놓칠세라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에 감동받아 더욱 열심히 수업준비를 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런 어르신들의 열정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2011년부터는 개근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은빛신앙대학 하재식(야고보, 80세, 게이트볼 성주군연합회장)학생회장은 “수녀님과 선생님들이 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좋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친부모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이 참 고맙다.”면서 “여기서 즐겁게 어울려 지내며 많이 웃으면서 예전보다 더 건강해진 것 같다.”고 했으며, 수업시간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춘자(라우렌시아) 학생부회장은 “초등학교 시절의 동심을 다시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라며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은빛신앙대학에서 보낸 시간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하였다.

이 아넬라 수녀는 “일주일에 한 번, 단 몇 시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회의하는 교사들과 매주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봉사자들에게 이번 기회를 통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기 구성원으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는 여인동 학장과 교사들은 은빛신앙대학을 통해 삶을 즐겁게 보내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함께 할 봉사자를 기다리고 있다.(자료사진 : 은빛신앙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