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 벗은 꽃
세상이 온통 벗은 꽃 축제인데
검은 옷 부끄러운 당신, 여기로 나오세요.
당신이 기둥입니다.
온몸으로 깊이 박혀 밑바닥 막노동에
선크림 한번 못쓰고 검어버린 피부가 부끄러워
카메라 앞에 나오지 못하고 숨어 선 당신
당신이 중심에 있어 벚꽃이 핍니다.
당신의 노동으로 대한민국에 봄이 옵니다.
둥치라고 부르는,
이름도 우직한 당신입니다.

* 1999년 〈대구문학〉 신인상, 2003년 〈월간문학〉 신인상, 2005년 대구예술인상 수상. 대구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회원, 대구문인협회 회원, 솔뫼문학회 회원,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 시집으로 《솔방울박새》(모아드림, 2004)가 있음. 현재 대구 대건고등학교 국어교사, 달성시인대학 지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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