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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향기를 찾아서 - 민족화해위원회 구미지역 봉사자들
새터민은 주님께서 보내주신 선물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2011년 10월 4일(화)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출범미사를 봉헌하였다. 그동안 후원회로 활동해 왔지만 새터민들을 위해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해 ‘위원회’로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다.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수(비오) 신부, 장숙희(루시아) 수녀, 김종범(디모테오) 회장과 봉사자들은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 성모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월례회를 가지고 있다.

많지 않은 봉사자 대부분이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어 그동안 다른 지역에 있는 새터민들에게는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정진숙(말가리다, 형곡성당), 김희숙(스콜라스티카, 인평성당), 천연숙(루시아, 신평성당) 봉사자가 구미지역에서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활동하고 있다.

정진숙 봉사자는 “남한으로 건너온 새터민들은 국정원을 거쳐 하나원에서 잠시 지내는 동안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때 천주교를 택한 이들을 관리하게 된다.”면서 “우리나라에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도움은 물론 미사에 함께 참례하거나 예비신자 교리반 입교 등 신앙의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에 대한 개념이 없는 새터민들이 하느님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절대 강요하거나 재촉하지 않는다. 김희숙 봉사자는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스스로 생활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였다. 정진숙 봉사자는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가 아무런 조건 없이 어려운 일이 생긴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고 차량봉사까지 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며 “다들 교리교사 경험이 있는 만큼 부득이한 사정으로 본당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조만간 가정교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미지역에는 천주교에 입교한 17가구의 새터민들이 있다. 무엇보다 ‘외로움’으로 힘들어 하는 그들을 위해 수시로 방문하여 같이 이야기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정진숙 봉사자는 “새터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선물”이라며 “지난 설에는 온 가족이 그들과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김희숙 봉사자는 “처음에는 ‘북한사람’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어색하기도 했지만 예수님과 성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면서 지금은 항상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을 만나고 있다.”고 하였다. 천연숙 봉사자는 “새터민들이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동안 너무 편하게 지내왔다는 생각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면서 “그들과 우리의 만남은 모두 하느님의 돌보심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3명의 봉사자들은 구미지역 새터민 관리는 물론 북한이탈주민 남성공동생활가정 바오로 쉼터 축복식, 새터민 가정숙박체험 등 민족화해위원회의 다양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진숙 봉사자는 “새터민 가정숙박체험에 봉사하면서 숙박체험 가정과 연결된 새터민의 얼굴이 진짜 가족처럼 닮은 것을 보면서 우리 모두 똑같은 하느님의 자녀임을 일깨워주시려는 그분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천연숙 봉사자는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서로 정이 들어 헤어질 때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였다.

앞으로 힘 닿는 그날까지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겠다는 정진숙, 김희숙, 천연숙 봉사자. 그들은 더 많은 이들이 구미지역에서 함께 봉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 민족화해위원회 : 053-254-3058 / 새터민지원센터 : 010-9214-3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