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열린 마음으로 세상보기
새로운 지평을 여는 대구대교구!


박성대(요한)|제2대리구장, 주교대리 신부

우리 대구대교구가 교구 100주년이라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를 보내고 그 첫 해를 맞이하면서 발표하신 2012년도 교구장님의 사목교서에서 “교구 100주년 기념이 새로운 100년의 도약으로 이어지기”를 당부하셨다. 사목교서를 자세히 읽어보면 “새로운”이라는 단어가 열두 번이나 언급되면서 ‘새로운 한 해’, ‘새로운 세기’, ‘새로운 복음화’, ‘새로운 은총의 100년’이 될 것을 염원하는 가운데 “새로운 100년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딥시다.”는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대구대교구’의 미래상을 보여주기 위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 있다.

가끔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대구대교구가 좀 바뀌었으면….”, “대구대교구가 로마보다 더 로마적인 것 같다.”, “대구대교구에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듣기에 거북하고 서글픈 말들이다. 그러나 결코 실망만 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대구대교구 100주년을 맞이하여 교구 100년사 편찬도 마무리하여 봉정식을 가졌고, 100주년 기념 성전 건립도 잘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150여억 원의 건립기금이 모아지면서 교구민과 사제들의 뜻이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

더 반갑고 다행스러운 것은 제2차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면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수차례의 토론과정을 거쳐 많은 문제점들을 허심탄회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얘기하였다는 것이다. 무슨 병에 걸렸는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잘 진단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반성과 함께 처방을 내리고 고치는 일만 남았다. 필요하면 수술도 해야 할 것이다. 병을 진단하고 처방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없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행하신 첫 기적은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술로 바꾼 기적이다.(요한 2,1-12 참조) 이 첫 기적은 예수님께서 돌항아리 속에 담겨진 물과 같이 김이 빠져버리고 아무런 맛도 없이 썩어가는 물을 새로운 맛을 내는 포도주로 변화시키시면서 “내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왔다.”고 외치고 계신다. 예수님께서는 여섯 개의 돌항아리처럼 불완전하고(6이라는 숫자의 의미) 돌같이 단단하고 완고한 과거의 관습, 묵은 규정과 관행, 그리고 고집 센 의식(意識)에 빠져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교회를 바꾸기를 원하고 계신다. 그리고 요한 복음사가는 다른 공관복음과는 달리 순서를 바꾸어 카나의 첫 기적 바로 다음에 성전정화사건(요한 2,13-22)을 소개하고 있다. 요한 복음사가의 특별한 의도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이 성전정화사건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강한 어조로 말씀하신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요한 2,19) 이 말씀은 과거의 성전, 곧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성전을 허물라는 말이다. 이 말은 결코 파괴적인 의미가 아니라 교회의 진실된 회개와 반성과 함께 과감한 변화와 쇄신을 말하며 진정으로 복음화 된 교회를 만들자는 말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극복하고자 했던 교회는 가시적인 교회, 제도 중심의 교회, 성직자 중심의 교회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를 ‘친교의 교회’로 정의하면서 새로운 모습의 교회상을 제시하였다.
교구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복음화’, ‘재 복음화’, ‘새 복음화’를 수없이 말하였고 들어왔다. 이젠 같은 말만 자꾸 반복할 것이 아니라 제2차 교구 시노드의 결론을 구체화시키고,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실제로 변화되어 가는 대구대교구! 새로운 지평을 여는 대구대교구!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는 대구대교구! 비전이 있고 미래가 보이는 희망적인 대구대교구가 되기를 염원하며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 기도하면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는다.





* 박성대 신부는 사제수품 후 대봉성당 보좌를 시작으로 신녕성당 주임 등 본당사목을 거쳐 국방부 군종실장, 군종교구 사무처장, 군종교구 교구장 직무대행, 죽도·내당성당 주임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대교구 제2대리구 주교대리와 100주년 성전건립추진위원장으로 사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