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만나고 싶었습니다 - 대구 성모기사회 김영옥(에밀리아나) 회장
콜베 성인의 영성을 따라 살다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5,13. 구 성경인용)고 하신 성경말씀을 따라 죄인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은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 콜베 성인의 영성과 모범을 본받으며 널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모님의 사랑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대구 성모기사회(회장 : 김영옥 에밀리아나, 담당 : 정진철 마르코 신부)의 김영옥 회장을 만나 회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루한 겨울이 물러가는 자리에 환한 봄기운이 성큼 찾아드는 오후, 대구 성모기사회 김영옥(에밀리아나, 대천성당) 회장을 월배성당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퇴근 후에나 시간이 가능했기에 늦은 오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 매일매일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서슴지 않고 말하는 김영옥 회장의 모습에는 얼굴 가득 기쁨이 그대로 드러났다.

13년 전 월배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매일매일 미사에 참례했다는 그녀는 “미사에 참례하여 예수님의 몸을 받아모시는 그 시간이 행복하고 좋아서 꾸준히 참례하였는데, 그 날도 아침미사에 참례하고 오는 길에 우연히 본당 어르신을 만나 수도원으로 봉사활동을 따라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여러 봉사자들과 성모기사회지의 발송작업에 함께 하였고 작업이 끝난 그날 지도신부님의 권유로 회원으로 등록을 하게 되었다.

이후 매월 첫 토요일이면 성모기사회원 신심미사에 참례하면서 활동을 하였는데 그게 벌써 10년이 더 지난 일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는 동안 어느새 콜베 성인의 영성이 푹 빠져들었다는 김영옥 회장은 성모기사회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매순간 감사하고 행복하여 재속프란치스코회에도 가입하여 이미 종신서약까지 했다. “처음 지원반일 때에는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성무일도를 바치는 것이 지루하고 힘겨웠는데 1년을 쉼없이 하고 난 뒤, 비로소 얼마나 복된 기도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기도하는 시간이 참으로 편안하고 복되다.”며 “성무일도는 한없는 예수님의 사랑과 성모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기도”라고 말했다.

성모기사회에서는 매월 첫 월요일이면 회원 10여 명이 논공 대구가톨릭치매센터로 목욕봉사활동을 간다. 7년 전 처음 회장을 맡았을 때 김영옥 회장은 “개인의 신앙생활도 중요하지만 이웃사랑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싶어 뭔가를 찾고 있을 때 지인의 소개로 치매센터의 목욕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매월 회원들이 빠지지 않고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회원들 모두 열심히 참여해주고 있어 감사하다는 그녀는 “지난 해 가을 두 번째로 회장직을 맡고 보니 어깨가 더 무겁고 책임감도 더 강해졌다.”며 “앞으로는 좀 더 젊은 층의 회원확보에도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성당을 찾아가서 교리를 배워 먼저 세례를 받았고 그해 자녀 3명을 모두 세례받도록 했다는 김영옥 회장은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하느님을 알도록 인도하고 또 하느님의 뜻에 거스르지 않게 살아가도록 이끄는 것이 가장 잘한 일인 것 같다.”며 “아직 남편이 세례를 받지 않았지만, 곁에서 항상 지지해주고 배려해준 덕분에 아이들도, 저도 교회활동을 잘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굳건한 신심 덕분에 자녀들도 엄마를 따라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큰 딸은 대학생활 4년 내내 교리교사와 교사회장으로 활동했으며, 대학생인 둘째 딸 역시 중학교 때까지 반주봉사를 했다. 그리고 막내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인 지금까지 9년째 복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세 자녀의 엄마이자 아내로, 사회에서는 직장인으로, 교회에서는 성모기사회원, 재속프란치스코회원, 레지오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는 김영옥 회장.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다 하느님, 성모님의 도우심 덕분이고 나아가 콜베 성인의 영성을 따라 살려는 노력 덕분일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앙이 없던 학생시절 콜베 성인전을 읽고 가슴 깊이 각인되었던 성인의 삶이 세례를 받고 성모기사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더욱 깊이 와 닿았다는 김영옥 회장은 “자기 자신들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기도해주시는 회원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콜베 성인의 영성을 따르는 삶을 살아가자.”고 말했다.

성모기사회는 1917년 10월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와 그의 동료 수사 6명이 창립한 국제성모신심단체로 ‘모든 이가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회개하여 성화되도록 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원죄 없으신 성모 마리아께 우리의 모든 것을 봉헌하고 우리들의 사도직 수행을 충실히 하기 위해 원죄 없으신 성모 마리아께 열심히 기도하는 데’ 그 뜻을 두고 있으며, 사도직 수행의 한 방법으로 매월 〈성모기사〉 회지를 발행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에서의 성모기사회 활동은 1976년 5월 대구대교구장 서정길(요한) 대주교로부터 교구 내 성모기사회 한국지부 설립을 승인 받은 뒤, 로마에 있는 총본부의 승인을 받음과 동시에 초대 지세암(로코) 담당신부가 임명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