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적 기도를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는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 안에 현존하시며 그 공동체의 필요에 응답하실 것을 약속하셨다. 공동체와 함께 한다는 의미 그리고 그 공동체를 통해 절실한 소망을 이루어내는 영화 〈더 콘서트〉를 소개한다.
유다인을 숨겨주며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는 이유로 30년 전 볼쇼이 교향악단에서 쫓겨나 청소부로 일하는 지휘자 안드레이 필리포프는 우연히 프랑스로부터 볼쇼이 교향악단을 초청하는 공문을 발견하고, 현재의 교향악단 대신 사샤 그로스만과 함께 그 공연을 하기로 한다.
우여곡절 끝에 단원들을 모아 파리로 향하지만 생활고에 쫓겨 온 단원들은 공연보다는 다른 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 흩어져 리허설조차 진행하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 바이올린 솔로로 참여하기로 한 안느 마리 자케는 안드레이의 공연에 대한 의도와 단원들의 불성실함에 거부감을 느껴 공연을 포기하기로 한다. 이때 모든 진실을 알고 있던 사샤가 나서서 안느와 다른 단원들을 모으고, 마침내 30년 전 중단되었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게 된다.
불가능하게 보이는 협주곡 연주가 가능하게 된 것은 어떤 이유일까? 30년동안 연습조차 하지 못했고, 제대로 된 악기조차 없는 연주가들이 어떻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불가능이 가능해진 것은 그들이 가진 예술에 대한 열정과 그 열정을 하나로 만든 동료에 대한 사랑이 있어서이다. 억울하게 죽어간 유다인 동료와 끝내 이루지 못했던 공연을 완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앞에서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던 기적의 하모니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이 부정적일 때 우리는 쉽게 공동체의 필요성을 잊게 된다. 그리고 내가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식으로 기도하게 된다. 또 내가 열심히 기도해서 내가 지향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기도는 늘 공동체적’이라고 생각하며 기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혼자 떨어져서 공동체의 기도’에 참석할 수 없을 때 혼자 기도하면서도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공동체와 함께 기도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도의 전통이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은총과 기적으로 교회 공동체를 성장시켰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이러한 공동체를 향한 지향,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나의 삶의 자리에서 나의 방식으로 공동체의 기도에 참여하려는 자세,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기적을 이루는데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
 
 
 
터닝포인트
- 사샤가 무산 위기에 빠진 공연을 재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장면 (1:26:16~1:33:13)
사샤 그로스만은 안느를 찾아가 같이 공연을 해줄 것을 부탁하지만 거절당한다. 사샤는 공연 후 안느의 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수수께끼와 같은 얘기를 남기고 떠나고, 안느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자신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공연에 함께 하기로 한다. 사샤는 리허설에 참석하지 않은 단원들에게 레아를 위해 와달라는 문자를 보내고(이 부분은 영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단원들은 그의 간절한 요청에 응답하고 공연장으로 향한다.
이 장면은 리허설 때 단원들에게 연락을 했지만 거절당했던 장면과 비교되는데, 그저 연습에 와달라는 연락에는 반응이 없던 이들이 불행하게 죽어간 레아를 위해 마음을 바꿔 연주에 함께 한다. 눈앞에 놓인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이익 대신 공동체가 함께 이루고자 했던 꿈을 이루는데 협력하는 자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
- 나의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특별한 지향을 가지고 기도하는가?
- 나의 기도가 내가 속한 가정과 교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가?
- 공동체적 목적을 위해서 성실히 협력하는가?
*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는 1992년 성바오로 수도회 입회하여 2004년에 종신서원, 2005년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2008년 NYFA Filmmaking 과정 수료후, 현재 영화, 인터넷, 뉴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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