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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향기를 찾아서 - 20년 근속 교리교사 김정숙(아녜스) 교사
교리교사는 내 삶의 기쁨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해마다 각 대리구에서는 교리교사의 날 행사가 열린다. 1년에 단 한 번 교리교사들을 위해 마련되는 이날 근속 시상은 빠질 수 없는 순서 중 하나이다. 지난 1월 15일(일) 대륜고등학교에서 있었던 2대리구(대리구장 : 박성대 요한 주교대리 신부) 교리교사의 날에는 4·7·10년 근속 시상과 함께 진량성당 김정숙(아녜스) 교사에게 20년 근속상을 수여했다.

진량성당(주임 : 박윤조 안토니오 신부) 교사실에서 만난 김정숙(아녜스) 교사는 “이런 일로 취재를 해도 되냐?”며 무척 쑥스러워 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20년 동안 봉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진량성당이 본당으로 승격되기 전 진량공소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한 김정숙 교사는 어린시절부터 부모님을 따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접하게 되었다. 그녀는 “주일학교에 다니면서 항상 사랑으로 대해주시는 선생님들이  좋아서 대학생이 되면 꼭 교리교사가 되리라 다짐했다.”면서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교리교사가로 활동했다.”고 했다. 그러나 20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할 줄은  몰랐다면서 활짝 웃으며 “주일학교 학생에서 선생님으로 입장이 바뀌면서 아이들을 위해 준비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힘도 들었지만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면서 “교리교사를 시작한 첫 해, 신앙학교를 마치면서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앞으로 2·3·4·10년 그 이상 계속 교리교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때 그 다짐을 지키게 되었다.”고 하였다.

김정숙 교사가 매주 아이들과 함께 보내면서 주일학교에 빠진 횟수는 고작 5번 남짓, 그동안 결혼을 하고 출산도 했지만 그녀의 생활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특히 남편과 시어머니의 적극적인 협조가 큰 힘이 되었음을 잘 알기에 항상 감사하다.”는 그녀는 임신 했을 때에는 만삭 때까지, 출산 후에도 한 달 만에 다시 성당에 나올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아서 교리교사를 시작했지만 그 바탕에는 주님께서 항상 함께 하시기 때문”이라며 “매주 주일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그 분께서 내게 할 일을 주셨기에, 내게 이런 즐거움을 주셨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였다. 때로는 한두 명의 아이들과 수업을 해야 할 정도로 주일학교 상황이 심각할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는 성경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누구보다 주일학교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김정숙 교사는 주일학교 학생들이 자꾸 줄어드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녀는 “성당이 재미로 놀러오는 곳은 아니지만 아직 신앙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인이 필요하다.”면서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의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 속에 교리교사들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만큼 가정에서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교리공부가 왜 필요한지 이해시켜 주시고, 주일학교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교리교사로 활동하면서 주일학교에서 가르치던 학생들이 교리교사가 되었을 때 가장 뿌듯했다는 김정숙 교사는 “같은 교사입장으로 만난 옛 제자들을 보면서 나이많은 교사가 너무 오래 남아있어서 신임교사들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무척 행복하다.”면서 “언젠가는 그만둬야겠지만 아직까지는 제 삶에서 교리교사 활동이 없는 신앙생활을 상상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자기의 시간을 할애하여 봉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교사들이 김정숙(아녜스) 교사와 같은 마음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