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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레크리에이션이 시작되었다. 교실을 가득 채운 어르신들은 음악에 맞추어 즐거운 표정으로 봉사자들의 율동을 따라하고, ‘칠순의 노래’를 부르며 끝이 났다. 이어서 어르신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는 김 아나다시아 원장 수녀의 성경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반별로 나뉘어 생활나누기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면서 모든 수업이 마무리 되었다.
남후불(엘리사벳) 봉사자는 “수녀님께서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시며 봉사자를 모집하고 교육을 실시하였다.”면서 “처음에 3년 정도는 봉사자들이 직접 강의를 하면서 구약성경을 공부하고 교안을 짜는 등 열심히 노력했다.”고 하였다. 어르신들을 위한 먹을거리를 담당한 전경희(세라피나) 봉사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혼자서 간식과 점심식사를 준비하다가 지금은 본당 성모회에서 봉사해주신다.”면서 “그동안 어르신들을 위해 나의 탈렌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과 시간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초창기에 3개 반으로 운영되던 송현 어르신성경대학은 큰 호응을 얻으며 지금은 8개 반으로 활성화되었다. 이선자 학장은 “매주 기본적인 프로그램과 더불어 일 년에 두 번 정도 성지순례와 소풍을 가고, 전례에 맞추어 파스카예식, 구유와 대림환 만들기, 그리고 카네이션이나 찰흙 만들기 등의 특별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이 밖에도 틈틈이 특강을 실시하여 어르신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으며, 영화 상영을 통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정막양 부학장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는 ‘사랑나눔 바구니’에 수업을 마친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모금하여 6군데에 성금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남후불 봉사자는 “사랑나눔 바구니에 모이는 금액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자신의 것을 내어놓은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어르신들이 마음을 열고 변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서 “주님께서 진정한 기쁨과 행복 그리고 사랑을 알아가도록 가르쳐주시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매주 목요일을 오롯이 내어놓은 봉사자들의 정성만큼 어르신들의 반응도 무척 좋았다. 마리아반 박영순(젬마) 어르신은 “성경을 가까이 접하게 되어 참 좋다.”면서 “무엇보다 봉사자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수업을 받을 수 있기에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복반 김영소(젤뚜르다) 어르신은 “매주 학생들과 봉사자들을 만나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수녀님 강의를 통해 하느님 말씀을 가까이 하면서 영혼의 양식이 쌓이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하였다.

이선자 학장은 “방학을 싫어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항상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면서 “더 나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수업이 끝난 뒤에도 수녀님과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회의하고 평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좀 더 기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송현성당에서는 어르신성경대학이 끝나고 오후 2시부터 한글 공부반을 운영하고 있다. 미처 한글을 배우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이 시간은 동화형식으로 기초부터 쉽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학생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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