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꿈과 희망이 많았는데 부모님께서는 제가 얼른 시집가길 바라셨습니다. 그렇게 양가 부모님께서 날을 받고 사성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1982년 12월 28일에 결혼을 했습니다. 부모님 뜻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게 된 저는 큰 욕심없이 아들, 딸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술에 의지한 남편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고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때 동서의 권유로 예비신자 교리반에 등록하여 세례를 받았습니다.
남편도 세례와 견진성사까지 받으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듯 보였지만 어느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열심히 하던 레지오를 쉬면서 주일미사에만 겨우 참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신앙의 힘이 약해지고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생각에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변의 권유로 성령세미나를 받으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고통과 괴로움, 아픈 상처들로 꽉 막혀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성령세미나를 통해 많은 체험을 하게 된 저는 남편도 성령세미나에 보냈습니다. 세미나를 받고 온 남편은 무척 만족한 표정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동안 성당에 열심히 나가던 남편이 갑자기 냉담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성당에 나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남편에게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불호령이 내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고개를 끄덕이는 남편의 모습에 저는 용기를 내어 “판공성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올해가 지나기 전에 당신과 함께 성당에 나가는 것이 저의 소원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묵주기도와 성체조배는 물론 틈이 날 때마다 평일미사에 참례하며 쉬지 않고 화살기도를 했습니다. 그 모습에 주님께서 제 손을 잡고 레지오 단장님을 만나게 해주셔서 레지오의 길로 다시 인도하셨습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레지오 활동을 통해 단원들과 함께 신앙을 이야기하고 가족에 대한 고민도 자연스럽게 나누면서 다 같이 가정방문도 다니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매일 주님께 매달리며 ‘주님, 저의 남편도 주님 앞에 불러 주십시오.’하고 간절히 기도하던 어느 날, 남편이 성사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의 회두권면이 쉬워 보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인데, 저의 노력으로 남편은 8년 동안의 냉담기간을 정리하고 열심히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나란히 미사에 참례하는 모습에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무척 아름다고 행복해보인다며 참 좋다고 합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성당에 도착하자마자 성모님 앞에 가서 성호를 긋고 기도하는 남편의 변화된 모습이 저는 무척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고 나면 항상 성모님 앞에 가서 기도하는 모습에는 감동까지 받고 있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절망 속에서 살아 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나봅니다. 제가 하느님께 이렇게까지 감사드릴 줄은 아마 본인은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제는 저보고 “오늘은 성당에 미사 드리러 안 가나?”하고 물을 정도로 변화된 남편 모습에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주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매일매일 ‘성모님, 저희 가정에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영원한 성가정을 이루게 하소서!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하고 기도드립니다.
사랑하는 내 남편 요셉, 예수님과 성모님께 모든 것을 봉헌하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가요. 사랑하는 당신의 아내 로사리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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