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금요일, 은경축을 앞두고 있는 원유술 신부를 만나기 위해 범어성당으로 향했다. 언덕 위에 자리한 범어성당은 진입로 양쪽에 일렬로 들어서 있는 나무가 푸른 숲을 만들어 오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형형색색의 풍선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신자들 틈에 둘러싸여 축일 축하인사를 받고 있는 원유술 신부를 만날 수 있었다.
1979년 대건신학대학(현 광주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은 원신부는 수성, 대봉, 남산본당 보좌를 거쳐 도동, 죽전, 동인, 성김대건본당 주임에 이어 2001년 2월부터 현재까지 범어본당에서 사목하고 있다.
원신부는 “노동자들의 아픔, 불이익을 보면서 이 사회에 아픔이 많음을 깨달아 소외당하고 고통 당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야학, 청년 지도 신부, 정의구현 사제단, 민족통일연대 부회장 등의 활동을 하게 됐다. 특히 1991년 러시아의 사할린으로 선교사목을 떠났다가 다시 귀국한 후에는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의 어려움을 돕는 선교사목에 꾸준히 헌신하는 동시에 한국 M.B.W.회장, 대구종교인평화회의,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맡아 교회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해마다 사할린 동포들과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초청해 행사를 가진다는 원신부는 “올해도 5월 10일에 조촐하지만 그들과 함께 식사도 하며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그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고국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은 국가에서 마련해 준 안산에 500세대가 모여 살고 있으며 고령의 양로원에는 무의탁, 무연고의 노인들이 70여 명 살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종교인평화회의에서는 환경, 생명, 장례에 관한 묘지문화 그리고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촛불집회,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제 등의 활동을 통해 사회질서 확립에 앞장서며 참된 세상의 구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원유술 신부는 M.B.W. 운동(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통해 “‘더 나은 세계’, 곧 하느님의 뜻이 성취되는 세계는 끊임없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과제”라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삶을 하느님 시각으로 되돌아봄으로써 시대적 징표와 하느님 뜻을 읽어내고 자신이 속한 모든 곳에서 공동체 전체를 복음 정신대로 변화하고 쇄신해 나가야 할 소명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M.B.W. 운동에 주어진 역할과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교회의 지도자와 사목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
하느님께서 주신 일에 도구로 사용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원유술 신부는 “바쁜 주임신부 만나 일이 많은 보좌신부와 신자들에게 고맙다.”고 전하며, 마지막으로 “든든한 후원자이신 이문희 대주교님께도 감사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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