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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향기를 찾아서 - 성심복지의원 무료급식봉사자들
하느님의 도구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순수무료진료소인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상임이사 : 이정효 예로니모 신부) 부설 성심복지의원(원장 : 김효진 소화데레사) 주차장에는 매월 첫째 주일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바로 한 달에 한 번씩 맛있는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성심복지의원 무료급식봉사는 성안드레아성당(주임 : 이민락 라우렌시오 신부) 윤명식(스테파노)·한정화(스테파니아) 부부가 주축이 되어 처음 시작되었다. 스테파니아 씨는 “쌍둥이 딸들이 세례를 받으면서 온 가족이 천주교에 입교하게 되었다.”면서 “7년 전부터 군위 청소년의 집에서 봉사해오다가 2008년 10월부터 이곳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말했다. 스테파노 씨는 “처음에는 우리 부부와 세 딸, 본당 청년들이 함께 시작했지만 지금은 매월 20여 명 남짓한 봉사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면서 “본당 신자들과 청년회원들, 성심복지의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고등학생들 그리고 얼마 전부터 파스카 청년성서모임에서 함께 하고 있다.”고 하였다. 봉사에는 신자·비신자 구분 없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오전 8시에 모인 무료급식 봉사자들은 병원에 진료 받으러 오시는 어르신들과 성심복지의원에서 봉사하러 오는 이들을 위해 매달 180~220명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스테파노 씨는 “식재료 준비부터 조리, 배식, 설거지까지 이곳에서 모두 함께 하고 있으며, 급식이 끝나면 남산동에 위치한 만찬의 집에서 생활하시는 35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식을 전하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어르신들의 식사가 끝난 뒤 봉사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에 감탄하여 문득 급식준비를 위한 비용마련이 궁금해졌다. 스테파노 씨는 “항상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본당에서 전체 경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해주시고 나머지는 봉사자들이 조금씩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봉사자들은 매달 1인당 1000원에서 최대 3000원의 비밀헌금을 모아서 설, 어버이날, 부활, 성탄 때마다 어르신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22일(일) 교구청 내 가톨릭교육원 대강당에서 마련된 성심복지의원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윤명식(스테파노) 씨  가족은 가족상 부문에서 표창장을 받았다. 스테파니아 씨는 “어르신들에게 밥 한 그릇 대접하는 게 그리 큰일도 아닌데 상을 주신다고 하셔서 너무 부끄러웠다.”면서 “육체적으로는 조금 힘들지 모르지만 하고나면 좋아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하였다. 스테파노 씨는 “매스컴에 소개되면 큰 이득을 얻는 것처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있어서 이번 취재에도 잠시 망설였다.”면서 “주님의 자녀로서 보속하는 마음으로 그냥 조용히 봉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스테파노·스테파니아 부부의 큰 딸 윤자원(루시아) 씨는 “주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 때도 있고 오기 싫을 때도 있지만 막상 이곳에 오면 우리를 친손자·손녀처럼 예뻐해 주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게 된다.”면서 “몇 년째 함께 하고 있는 성안드레아성당 청년회원들은 앞으로 장년이 되어서도 꾸준히 활동하자고 서로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자들 가운데는 타지에 취업한 후에도 꾸준히 활동하거나 결혼 후에는 부부가 함께 하는 이들도 있다.

“한 끼 식사를 위해 꽤 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우리의 손길이 꼭 필요한 만큼 앞으로 더 정성껏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한다.”는 스테파니아 씨는 “처음에는 그리 넉넉하지 않았지만 본당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은 매달 1식 5찬을 준비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하였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면 ‘오늘도 하느님께서 도구로 써 주심에 감사드린다.”고 기도한다.”는 스테파노 씨는 “앞으로도 힘 닿는 그날까지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일 년에 11번은 이곳에서 무료급식을 하고, 8월에는 군위 청소년의 집을 방문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본당 주일학교 학생들과 같이 등갈비 파티를 열 계획”이라며 환하게 웃는 윤명식·한정화 부부.
이들의 활동에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여 봉사의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 성심복지의원 : 053 - 256 - 9494 http://cafe.naver.com/way2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