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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단체소개 - 가톨릭 간호사회
따뜻한 손길과 온화한 미소


김명숙(사비나) 본지 편집실장

햇살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색채로 변하는 5월, 대구 가톨릭 간호사회 취재를 위해 들른 대구가톨릭병원 뜨락에도 5월의 빛은 마냥 눈부시다. 세상에 태어나 좋은 일을 하는 참 많은 사람들, 그 가운데 환자들의 아픈 곳을 정성스레 간호해주며 자신들의 꿈을 실현해가는 간호사들이 있다.

이번 달 교회단체소개에서는 올해 창립 24주년을 맞은 대구 가톨릭 간호사회(지도신부 : 박강수 로무알도, 회장 : 박영이 베로니카) 회원들을 만나보았다.

 

지난 봄 대구 가톨릭 간호사회(이하 간호사회) 회원들은 ‘사랑, 믿음,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상주 평화의 계곡에서 아주 특별한 1박 2일의 피정을 하였다. 대구 가톨릭병원, 파티마병원, 곽병원, 칠곡 가톨릭병원, 포항 성모병원 등지에 근무하는 회원 90여 명이 참석하여 이루어진 이 날 피정에서는 간호사들이 직접 나무 십자가를 만들어 십자가의 길 기도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지도신부에게 고해성사를 받은 후, 그 보속으로 십자가에 못을 박으며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는데, 많은 회원들의 가슴에 뜨거운 감동을 안겨준, 참으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사실 간호사회는 간호사들의 3교대 근무의 특수성 때문에 전체모임이 쉽지 않아서 각 병원별로 매월 모임과 미사를 봉헌하며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대구 가톨릭병원의 경우, 월례미사를 포함하여 수간호사를 대상으로 교리를 하는가 하면, 가정 간호대상자를 방문하여 목욕봉사와 청소, 빨래 등의 봉사를 하고 있으며, 매주 봉헌하는 병원미사의 전례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1년에 두 차례씩 병원 현관에서 무료 일일찻집을 열어 병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차와 음료를 제공해주는 등 크고 작은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파티마병원의 경우, 신영세자와 신규 회원을 위한 환영회를 시작으로 간호사들의 영적성숙을 위한 영성강의와 피정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포항 성모병원에서는 치매센터인 햇빛마을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독거노인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편 칠곡 가톨릭병원에서는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보훈병원에서는 시립희망원 환자들의 목욕봉사에 힘쓰고 있다.

 

이렇듯 교구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300여 명의 간호사회 회원들은 각 병원의 특성과 지역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그들에게 적합한 방법들을 선택하여 그 본분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에도 꾸준히 활동해왔지만, 새로 부임한 박강수 지도신부의 열의 덕분에 간호사들의 참여도가 높아져서 부쩍 활기를 띠고 있는 간호사회. 더욱이 지난 3월부터는 합창연습으로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데, 궁금해 하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 가톨릭 간호사회 창립 25주년 전국신앙대회(6월 12일, 서울 가톨릭대학교)가 개최되거든요. 그런데 그날 각 교구별 성가경연대회에 우리 대구가톨릭병원 간호사회가 교구 대표로 출연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매주 두 차례의 성가연습을 하느라 요즘 더 바빠졌다.”고 설명한다.       

 

20년 넘도록 활동해오고 있는 간호사회 박영이(베로니카, 대구 가톨릭병원)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저 스스로 얻는 게 더 많다는 것을 매번 깨닫게 된다.”면서 “힘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저보다 더 힘들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제 삶의 큰 보람으로 와닿는다.”고 전한다. 이애숙(젤뚜르다) 총무는 “각 병원마다 많은 간호사들이 있는데, 특별히 가톨릭 신자 간호사로서 신자의 본분을 지켜가며 환우들을 대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우리 간호사회 회원들의 봉사활동을 보고 병원의 비신자 간호사들도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 참으로 기쁘다.”고 덧붙였다.

  

어쩌다 찾은 병원에서 친절한 간호사를 만나면 기쁘다. 간호사들의 밝은 미소와 친절은 주사를 놓아주고 진찰을 하는 물리적인 처방을 떠나, 환자들의 아픈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신앙을 근간으로 하는 가톨릭 간호사회 회원들의 따뜻한 손길과 온화한 미소가 널리 퍼질수록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마음에도 그리스도의 사랑은 싹을 틔우리라 믿는다. 오늘도 간호사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들만의 기도를 바친다.

 

“… 주님, 육체적 질병으로 마음까지 허약해진 환자와 가족에게 부드러운 말과 따스한 손길로 주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게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