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전성당(주임 : 장환명 요셉 신부)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은 1996년 7월 5일에 설립되어 그해 7월 14일 인가를 받아 2012년 5월 3일(목) 제800차 주회를 맞았습니다.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은 70~80대 어르신 1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필자는 2011년 8월 15일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후 3개월의 수련기를 거쳐 2011년 12월 1일 레지오마리애 활동을 시작하면서 성모님께 온전히 의탁함을 선언하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서기로 부름 받아 훌륭하신 선배들의 아낌없는 가르침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막내입니다.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은 매주 목요일 오전 미사 참례 후 장기 유고 결석자를 제외한 전 단원이 모두 출석한 가운데 조회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루할 만한 묵주기도도 열심히 하고 영적독서 시간에는 단원들이 교본을 돌아가며 읽은 후, 발표 단원이 중요한 내용을 노트에 적어 와서 발표하면 다른 단원들은 잘 들어주고 있습니다.
단원들의 노령화로 시설이나 기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어렵지만 선행하기, 성경공부, 평화방송 시청, 묵주기도 바치기, 평일 미사 참례와 환자 돌보기, 그리고 본당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 어르신들은 일등 베테랑 단원들입니다. 본당 설립 이후부터 쁘레시디움에서 단장, 부단장, 서기, 회계를 번갈아가며 하셨고 지금도 위령회, 명도회 등 여러 제단체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계십니다. 연령의 한계로 쉬는 교우 회두권면, 예비신자 입교권면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지만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1시간여의 주회가 끝나면 자주 가는 식당에서 2차 주회가 시작됩니다. 베테랑 선배 단원들의 원시 신앙부터 현대 신앙에 이르기까지 애환의 회고담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말씀의 꽃을 피웁니다.
올해 83세로 최고령이신 서석주(마카리오) 부단장님은 공석이던 부단장 자리를 나이 적은 단장 밑을 거리낌 없이 낚아채어 왕년의 실력을 과시하며 분위기를 리드하시며 때로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흘러간 애창곡을 불러 주십니다. 그 자리는 돈독한 형제애와 끈끈한 정을 나누는 친교와 일치의 자리로 “내일도 건강하게 만납시다.”라고 인사하며 헤어집니다.
저희 단원들은 신앙을 잃지 않고 하느님의 잣대로 신앙을 생활화하며 평소의 적은 기도와 선행이 성모님이 보여주신 겸손과 믿음을 닮은 삶의 기회가 되도록 성모님의 군대로 끝없는 기도와 활동을 계속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미약한 존재이므로 성경과 기도를 통해 내적 신앙에 충실하여, 주님의 초막에서 늘 함께 하기를 구하며 보기 좋게 포장된 신앙인이 되지 말고 더 비우고 더 낮아지고 더 기도하는 참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태전성당 마당에는 연세 높으신 어르신들이 늘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빛이며 소금이며 천국(천당)입니다.
지금까지 가정과 성당과 사회에서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나 함께 지켜주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나처럼 부족한 사람을 작은 도구로 쓰시고자 하셨기에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언젠가 주님이 부르실 때 지금 이 모습대로 주님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겠습니다.
끝으로 지면을 통해 저의 대부이신 박청길(베드로) 형제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천주교에 입교 시킨 저의 영신적인 지주이며 70년지기 죽마고우입니다. 매일 전화 통화를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 간단한 식사를 나누며 헤어질 때 작은 엽서 한 장을 주머니에 쏘옥 넣어주면서 “집에 가서 읽어 봐.”라고 말하며 다른 생각을 가질세라, 어디로 빠질세라 항상 지켜주고 보살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입원 중에 계시는 데레사 자매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당신이 존재하므로 저는 더욱 성숙해지리라 믿습니다. 저의 영적 지도자 베드로님, 웃음을 잃지 마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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