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촉수 낮은 불 밝혀 구겨진 사진 속
미루나무 늘어선 신작로 한복판에 두고 온
우리 청춘의 기억들을 펼쳐본다
낙엽 수북이 쌓인 늦가을 하늘 이불 덮고
가슴 아프도록 보듬으며
은행나무처럼 천년을 꿈꾸며
우리 오래 같이 살자며
잡아주던 손 참 따뜻했다
은하 바다 저편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별이 된 그의 노래 좇아
묵혀둔 편지 한 뭉치 싣고 간
쪽배
그대, 별들이 총총히 박힌
하늘 문 열고 나와
우체통에서 와락 쏟아져 나온
좀 슬은 사연 하나씩 꺼내 읽으며
나처럼 밤새워 울기도 할까
* 약력 : 1993년 심상 2회 추천 완료, 한국작가회의 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 전자시집 《파란스웨터》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