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에 위치한 대구가톨릭치매센타(원장 : 장효원 요셉 신부)에는 개인은 물론 본당, 기관 및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러 오는 이들이 많다. 그 가운데 평리성당(주임 : 박광호 베드로 신부) 자원봉사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한 달에 네 번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의 봉사는 2001년, 본당 아가페회에서 이름의 뜻처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활동할 곳을 찾던 중 대구가톨릭치매센타와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되었다.
아가페 회원이었던 이순덕(우술라, 73세) 봉사자는 “아가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3년 정도 봉사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아가페회가 없어지면서 지금은 봉사를 하기 위해 자유롭게 모인 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평리성당 자원봉사자들의 맏언니인 김춘화(젤마노, 78세) 봉사자는 “대구가톨릭치매센타에서 제공해주신 차량을 타고 매월 첫째, 둘째 주 목요일과 셋째, 넷째 주 월요일 9시에 본당에서 출발한다.”면서 “대부분 일흔을 넘긴 봉사자들은 특별한 연결고리 없이 봉사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모인 천사들”이라고 자랑했다.
이들의 활동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모인 인원은 어느새 10명을 훌쩍 넘어 적어도 7~8명이 매주 함께하고 있다.
 
오전 10시경 도착한 그들은 자원봉사자들을 담당하고 있는 김은지(레지나) 사회복지사와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정해진 구역으로 이동한다. 김은지 사회복지사는 “여러 본당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봉사하고 계시며, 매번 오시는 인원도 꽤 많은 편”이라고 했다.
평리성당 자원봉사자들은 대구가톨릭치매센타 1,2,3층에 위치한 생활관과 바로 앞에 위치한 시메온의 집(치매·중풍·중증 어르신 전문요양시설)에서 목욕보조(목욕을 마치고 나온 어르신들의 머리카락 말려주기, 양말 신겨주기 등), 빨래개기, 식재료 손질, 바느질 봉사, 식사보조 등을 하고 있다.
김춘화 봉사자는 “2인 1조를 이루어 보통 12시까지 한다.”면서 “몇 년째 꾸준히 봉사하면서 이제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찾아서 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식사보조를 맡고 있는 송정숙(루시아, 74세) 봉사자는 “아직 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참 좋다.”고 했으며, 오광남(안나, 73세) 봉사자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어떤 봉사를 하는지 궁금해서 따라오게 되었다는 김송자(카타리나, 72세) 봉사자는 “한 번, 두 번 거듭되면서 봉사하러 가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꼭 가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으며, 김춘화 봉사자는 “집에 있으면 무료하게 보낼 시간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봉사도 하고 서로 웃고 이야기하면서 생활의 큰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틈날 때마다 여러 곳에서 봉사하고 기도하러 다니는 모습에 다른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는 박순봉(마리아, 77세) 봉사자는 “봉사를 하고 나면 기분도 좋고, 몸도 개운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봉사자들 가운데 막내인 김순한(엘리사벳, 68세) 봉사자는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건강을 주셔서 좋고, 이렇게 좋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셔서 좋다.”면서 활짝 웃었다.
내당성당 신자인 황보금이(말가리다, 71세) 봉사자는 “평리성당에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봉사활동에 대해 듣고 시작하게 되었다.”면서 “같은 본당은 아니지만 마음이 따뜻한 이들과 좋은 일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기쁘다.”고 했다.
이옥희(연희마리아, 74세) 봉사자는 “봉사를 하면서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했으며, 이성자(마리나, 75세) 봉사자는 “이곳에 오면 2~3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즐겁다.”고 하였다.
김춘화 봉사자는 “특별히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닌데 이렇게 취재를 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과분한 일인 것 같아 쑥쓰럽다.”면서 “다들 적지 않은 나이에 몸이 아파 병원에 가느라 종종 빠지기도 하지만 힘 닿는 그날까지 꾸준히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평리성당 자원봉사자들의 대구가톨릭치매센타 봉사는 정해진 요일, 같은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본당에서 출발하고 있기에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지, 누구든지 자유롭게 함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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