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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자를 위한 교리주머니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함영진(요셉) 신부, 본지 주간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던 시기는 유다인들이 로마제국의 식민지 상태에서 헤로데 왕의 통치하에 있던 때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로마의 억압에서 그들을 구해 자유와 해방을 가져다 줄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자들의 견해에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예수님은 우리가 서기(AD) 몇 년이라고 표현하는 말에서 드러나듯, 지금부터 대략 2000여 년 전 팔레스틴 지방에 태어나셨던 실존 인물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생일을 12월 25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원래 로마인들의 태양신 축제일이었다. 313년 오랜 박해가 끝나고 그리스도교가 로마의 국교로 제정되면서 밤의 어둠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태양에 예수님을 비유하여 이 날을 예수님의 탄생일로 기념하게 되었다. 동방교회는 우리가 주님 공현 대축일로 지내는 1월 6일을 성탄 축일로 기념한다.

 

예수님의 어머니는 마리아이고 아버지는 목수 일을 하던 요셉이라는 사람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면모를 보여서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한 동정 상태에서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 가브리엘에게 성령의 힘으로 아기 예수를 잉태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는다.

 

로마 황제의 호구조사 명에 따라 요셉과 마리아는 유다 베들레헴 지방으로 갔다가 작은 마구간에서 출산을 했다. 말구유에 누운 아기에게 큰 별을 따라 멀리 동방에서 박사들이 경배를 하러 오고, 요셉은 헤로데가 아기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집트로 피난 갔다가 헤로데가 죽고 난 후 나자렛이라는 마을로 가서 정착해 살았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을 나자렛 사람이라고 부른다. 아버지를 따라 목수 일을 하면서 유년 시절을 보내던 예수는 12살이 되던 해에 과월절을 지내러 예루살렘에 갔다가 혼자 성전에서 학자들과 토론을 벌여서 또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서기 27년경(티베리오 황제 15년), 나이 서른쯤에 예수님은 요르단 강으로 가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고, 40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을 하며 준비한 후 출가해서 3년 동안 갈릴래아 지방을 중심으로 공적인 활동을 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라는 말로 시작한 그의 공생활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늘나라’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가르치며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준 삶이었다. 예수님은 글로 기록해서 가르친 것은 한 줄도 없었다. 어려운 학술용어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논리 정연한 강의를 한 것도 아니었다. 누구나 쉽게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인 용어와 속담, 예화, 비유 등을 통해 가르쳤고 그 가르침을 직접 몸으로 실천했다. 예수님 주변에는 직접 뽑아 함께 생활하며 데리고 다녔던 12명의 제자들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후에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주었다.

 

예수님의 3년간의 생활은 그야말로 방랑 설교가였다. 마을마다 회당마다 다니며 성서에 기록된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하늘나라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틀에 박힌 형식적인 계명 지키기에 몰두해 있던 바리사이파나 율법학자들과 자주 논쟁을 벌이면서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가는 계명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그리고 실제로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 세리, 창녀, 죄인, 병자들과 주로 만나서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고 함께 아파해주었으며 많은 병자들을 낫게 하는 기적을 행하기도 했다.

 

하느님은 누구든지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오기만 하면 용서해 주시는 자비로우신 분임을 가르쳤다. 많은 군중이 예수를 따랐고 그의 권위 있는 가르침에 기득권층에 있던 대사제,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은 위기의식을 느껴 그를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결국 예수님은 자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해서 하느님을 모독했고, 백성들을 선동해서 자신이 유다인의 왕이 되려했다는 반역죄로 로마 총독에게 고발되어 십자가형을 받고 죽음을 맞이했다. 서기 30년 4월 7일 금요일 오후 3시경이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돌무덤에 안장된 지 사흘만에 다시 부활하셨고 겁에 질려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부활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심어준 뒤, 협조자 성령을 보내 주실 것을 약속하고 40일 후에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나라로 올라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