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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부부입니다
대구ME 300차 주말, 감사와 찬미


이영구(실베스텔)·이화연(안젤라) 부부|대구ME 대표, 침산성당

지난 7월 27일(금)-29일(일) 한티 피정의 집에서는 대구ME 300차 주말이 열렸다. 전국이 연일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도 32쌍의 부부, 신부님 세분, 수녀님 두 분이 참가한 가운데 발표팀으로 3쌍의 부부, 신부님 한 분 등 76명이 월드와이드 매리지 엔카운터(Worldwide Marriage Encounter)의 비전과 사명, 가치관을 가슴에 새기고 부부일치로 진정한 혼인생활의 재발견, 새로운 만남을 위한 2박 3일의 여정에 임하였다. 

첫날 금요일 저녁, 주말에 참석한 이들의 사연도 다양하였다. 우리 부부는 17년 전, 본당ME 수녀님께서 “두 분 잘 살고 계시지만 ME주말에 다녀오면 참 좋겠어요.”라는 말씀에 기꺼이 응답하고 임한 바 있지만, 300차 주말에 참가한 부부들 가운데는 10년 전부터 ME를 가고 싶었지만 남편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늘 안타까워하다 방학을 맞아 참석하게 된 부부, 호기심 또는 다른 사람들이 가니까, 친구나 친척들이 가라고 성화를 하니까, 참가했던 부부들에게서 뭔가 다른 점을 알 수 있었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등등 경로는 여러 가지였지만,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이번 300차 ME주말에 참가한 것임을 확신하였다. 300차를 맞아 초창기부터 수고하신 팀부부, 신부님들의 노고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처럼 ME주말은 하느님께서 주관하시고 이끌어 가시기에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특히 이번 300차 주말에 참가한 부부들은 주말 후 다양한 소감을 아래와 같이 피력하였다.
 

* 부부참가자 : 내 주관 내 뜻대로 배우자가 움직여주기를 바라는 혼인생활을 해 왔음을 반성하게 됨...라이프스타일이 부부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되고 열정적으로 변화되었음...나의 사랑 방식이 잘못 되었음을 느꼈고 배우자의 속마음을 알려고 노력하게 됨...길 가는 사람이라도 잡고 ME참가를 권하고 싶다...삶과 정신에 대한 성찰,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게 되었다...ME주말 후 어려운 대화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ME주말 직후 휴가를 떠났는데 여행지에서 너무나 많은 배려를 해준 배우자가 고맙고 사랑스러웠다...남편이 아내 입장을 잘 챙겨주었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스스로의 변화가 자녀에게도 영향을 주게 되고 보다 더 여유로워지고 사랑의 눈으로 보게 되었다. 마음이 편해졌다...ME후 아침에 잠을 깨서 내 옆에 누워 자고 있는 배우자가 너무나 소중해서 한없이 바라보며 감사하게 되었다...주말을 통해 20년간의 냉담을 풀고 신앙생활을 되찾게 되었다.

* 사제, 수도자 참가자의 말 : 부모님의 삶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살아가면서 반추할 수 있겠다...사제로서의 삶과 소명에 더욱 집중하고 앞으로 신자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수녀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풍요롭게 체험했으며 ME부부들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
 

ME주말은 부부사이 의사소통의 방법과 대화의 요령을 터득하는 특별한 과정이며, 부부일치로 가는 각각의 부부 자신들만의 유일하고 고유한 경험이다. ME란 말은 영어의 ‘혼인’을 의미하는 ‘매리지’와 ‘재발견’의 ‘엔카운터’의 머리말에서 ‘M’과 ‘E’를 따와서 쓴다. 줄여서 ‘ME’라고 불리는 부부일치운동은 스페인에서 1958년 가브리엘 칼보 신부님에 의해 시작되었다. 신부님은 당시 청소년을 위한 특수사목을 맡고 계셨는데 부부간의 원만한 소통이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리라고 믿고 부모를 상대로 일하기 시작하였다. ME를 시작한 지 10년 후, 미국에 있는 노틀담대학에서 있었던 주말에 찰스갤라거 신부님께서 참석하셨는데, 이때 혼인에 대한 잠재력을 인정하고 뉴욕에 가져가 정기적으로 ME주말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현재 이 운동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대구에서의 1차 ME주말은 대구대교구의 요청으로 1979년 9월 28일-30일 서울에서 마진학(도날드) 신부님과 세 부부가 봉사자로 내려오면서 열세 부부를 대상으로 시작되었고 대구 자체 발표팀(봉사자)에 의해 진행된 주말은 1982년 8월 13일 열린 대구11차 ME부터이니 그때의 감격이야말로 상상이 되고도 남는 일이다. 그로부터 33년의 세월 만에 우리 대구는 드디어 300번째의 주말을 마련하게 되었고 이번 300차까지 6,900쌍의 부부와 141분의 신부님, 158분의 수도자가 ME주말을 경험하였다. ME주말은 신부님 한 분과 세 쌍의 부부 모두 일곱 명이 팀을 이루어 금요일 저녁부터 주일 저녁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 부부와 신부님이 혼인생활과 사제활동에 대한 자신의 체험을 발표한 후, 부부가 단 둘이서 얘기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주말동안 이러한 형식을 반복해 가며 진행하게 된다. ME주말 참가에 대한 연령 제한은 없고, 신혼부부일 경우는 최소 5년 정도의 혼인생활을 하고 오는 것을 권하고 있다. 또 다른 종교인이나 신자가 아닌 부부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실제로 타 종교 신자부부가 주말에 참석하는 예도 많다.

 대구ME(대표 : 이영구 실베스텔·이화연 안젤라 부부, 나진흠 아우구스티노 신부)는 ‘ME 주말’외에도 다양한 후속, 부속프로그램으로 참부모교육, 사랑의 언어, 본당은 우리, 감각 사랑의 언어, 선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대리구 혹은 본당의 신청에 의해 실시하고 있다. ‘참부모교육’은 그동안 본당을 찾아가서 68회, ‘사랑의 언어’는 28회, 본당공동체 활성화교육인 ‘본당은 우리’는 70회를 실시하였다. 특히 MR부부피정(매리지 리토르노)은 “부부로서 함께 하느님께 돌아간다.(RETURN TO GOD)”는 의미로, 이 피정은 부부가 함께 혹은 따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고 나눔으로써 부부의 영적성장을 한껏 드높여 주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연중 4회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 15개 교구 중 가장 많이 실시하고 있다. ME주말이 부부관계의 쇄신이라면 MR은 부부와 하느님 관계의 쇄신에 더욱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주변에는 다른 많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거나 또는 본당활동, 사회활동 등의 이유로 ME주말 참가를 미루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가정이므로, 부부관계를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ME주말에 참가해보자. 분명 부부들의 생애에 결코 잊지 못할 아주 뜻 깊고 보람 있는 시간이 되리라 장담한다.
 

* 문의 : 대구ME 만남의 집 053-983-0521, http://www.mekorea.or.kr/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