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레지오마리애 체험사례
사랑하올 성모님 감사합니다
-생명운동에 동참하며


최갑숙(세실리아)|흥해성당 ‘거룩하신 동정녀’ 쁘레시디움 회계

마당에 들어서니 들꽃향기가 반갑게 인사합니다. 아, 주님! 성모님! 당신은 향기로 먼저 계절을 알려 주시는군요. 똑같은 꽃이라도 목련과 연산홍의 향기는 그리 진하지 않았는데 아카시아, 들에 핀 찔레꽃, 장미, 국화는 그윽한 향기로 온 동네에 인사하네요.
 

첫 번째 이야기
32년 전, 흥해성당 창조주의 어머니 꾸리아 소속 ‘거룩하신 동정녀’ 쁘레시디움 단원 7명은 10대 소녀들과 의형제를 맺었습니다. 저의 남편 역시 17세 소녀와 의남매를 맺었기에 저 역시 힘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가족이 없는 그들에게 언니, 오빠가 되어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인연을 맺은 시누이는 어느덧 성인이 되어 결혼을 했고 시누이의 큰 아들은 포항에서 이름난 회사에 당당히 입사를 했습니다. 게다가 그 동생은 장학금으로 필리핀 어학연수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모든 영광을 주님과 성모님께 돌립니다.

두 번째 이야기
12년 전 저는 6세, 7세 남매를 위탁하여 기도와 사랑으로 돌보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매일 저녁기도 시간 때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하느님, 아빠가 우리와 함께 살 수 있게 해주세요.”하고 기도했습니다. 그 전까지 배 타는 일을 하고 있던 아이들의 아빠에게 취직할 생각을 물어 보았더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였고, 다행히 유명 회사 협력업체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까지 하게 되자 세 식구는 드디어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며 열심히 저축해서 자립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고2, 고3이 된 그 아이들은 지금 취업 준비에 한창입니다. 주님! 성모님! 감사합니다!
 

세 번째 이야기
2005년 당뇨성 망막 파열로 인해 갑작스레 실직을 하고 두 눈을 수술하게 된 저는 더 이상 활동을 못한다는 실망감에 마음 한 구석이 무척 허전했고, 주님과 성모님을 위해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마침 그때는 교구에서 1·3 생명운동을 한창 실천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결심했습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이야!’

저는 또다시 6세 남자아이를 위탁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105cm의 키에, 몸무게가 18kg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고 너무나 가엾고 사랑스런 아이였습니다. 우리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그 아이를 기도와 사랑으로 같이 키워갔습니다. 아이가 매일 설사와 감기를 달고 다니던 어느 날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하는데, 원장님께서 이 아이는 태양인이고 커서 크게 될 놈이니 잘 키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릴 때 젖배를 곯아 모든 체력이 쇠진하여 장염과 비염이 심하다는 원장님의 진단에 어린이 녹용을 1년에 두 재씩, 2년 동안 먹였습니다. 약값은 한의원 원장님과 단원들이 부담해 주셨습니다.

다행히 그 아이가 잘 따라주어 키우는 보람이 있었고, 한글도 거뜬히 떼더니 동화책을 읽고 숫자(십진법) 공부를 하는데 아이에겐 수학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도 2학년 때에는 전국 글짓기 대회에서 일곱 번이나 상을 탈 정도로 국어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습니다. 3학년이 되어 첫영성체를 한 아이는 복사단에 들어가서 레지오를 시작하여 소년 쁘레시디움 단원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저보다 키가 더 커서 159cm의 키에, 몸무게 48kg의 튼튼한 청소년이 되어 4대리구 복사단 축구대회에서는 흥해성당 대표로 골키퍼를 맡았습니다. 어려움이 많아 중간에 포기할까하는 생각도 많았지만 아이에게 눈높이를 맞추어 내 욕심을 줄이고 힘들 때마다 아이를 성모님께 봉헌했습니다. 저는 “성모 어머니, 도와주세요. 우리 레오가 신앙심 깊고 정직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며 눈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지난 5월 23일에는 영부인께서 전국의 위탁가정 가족 200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대하여 오찬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참석 후 집으로 돌아온 우리 레오는 영부인께 감사의 마음으로 담아 직접 동시를 지어 보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아이에게 좋은 추억이 되어 앞으로도 잘 자라주었으면 합니다. 주님! 성모님! 감사합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 그리고 형제자매 여러분! 진정한 생명운동은 가여운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 형제가 되어 돌보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성모님의 손과 발이 되어 함께 키우는 것입니다. 도와주신 단원들과 남상국 후원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성모님께 봉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