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치기만 해도 소리를 낼 것 같이 팽팽한 밤
어린 사람에게는 한 해가 보태지고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한 해가 줄어드는 것
보태지고 줄어드는 일에 상관없는
나의 찬물 한 그릇에 새벽달이 뜬다
가는귀에도 이 시각이면
밝은 귀가 되어 시간을 듣는다
늙음은 내팽개쳐지는 꽃잎이 아니라
탐스럽게 맺혀질 씨방
낙화 뒤에 열매이길 바라며
밝은 바람이 한 그릇 분다
강 건너 풍경은 항상 아름답다 위로하며
늙음-신세계인 것만은 분명하다

* 약력 : 『대구문학』 신인상수상, 서설시 동인, 대구문인협회 회원, 대구시인협회 회원,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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