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일은 예수님을 믿는 것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이 사회생활의 자명한 전제라고 여기면서도 흔히 자기 일의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요한 6,28)라는 군중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요한 6,29)하고 대답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구원에 이르는 결정적인 길입니다. 이에 비추어 저는 ‘신앙의 해’ 선포를 결정하였습니다. 신앙의 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막 50주년이자 『가톨릭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이 되는 2012년 10월 11일에 시작하여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끝날 것입니다. ‘신앙의 해’는 온 교회가 특별한 성찰로 신앙을 다시 찾도록 이끄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과 『가톨릭교회 교리서』의 중요성
공의회 교부들이 유산으로 남긴 문헌들은 그 가치나 광채가 전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공의회 문헌들은 올바르게 읽혀져야 하며, 교회의 전통 안에서 교도권의 중요한 규범적 문헌들로 널리 알려지고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또한 신앙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알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가톨릭교회 교리서』에서 귀중하고 꼭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앙의 해에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신앙의 근본 내용을 재발견하고 연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쇄신과 새로운 복음화
교회의 쇄신은 신자들의 삶의 증언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그리스도인은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겨 주신 진리의 말씀을 널리 퍼뜨리라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신앙의 해는 온 세상의 유일한 구세주이신 주님을 향하여 참으로 새롭게 돌아서라는 초대입니다. 오늘날 믿는 기쁨과 신앙 전수의 열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교회의 더욱 힘찬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고백하고, 경축하며, 실천하고, 기도하는 신앙의 내용을 재발견하고, 신앙 행위를 성찰하는 것은 특히 이 신앙의 해에 모든 신자들이 짊어져야 할 책무입니다.
사랑의 결실로 드러나는 신앙
신앙의 해는 또한 더욱 힘차게 사랑을 증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랑 없는 믿음은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고 믿음 없는 사랑은 끊임없는 의심에 좌우되는 감정에 불과합니다. 믿음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서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상에 특히 필요한 것은 주님의 말씀으로 마음과 정신을 비추는 사람들의 신뢰할 수 있는 증언입니다. 이 신앙의 해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우리가 맺은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십니다, 믿으신 분!”(루카 1,45)이라고 우리가 외치는 하느님의 어머니께 이 은총의 때를 맡겨 드립시다.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교황 재위 제7년, 2011년 10월 1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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