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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오 신부의 영화이야기
지상의 별처럼(Taare Zameen Par, Every Child Is Special , 2007)


조용준(니콜라오)|성바오로수도회 신부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1코린 12,27)
 

신앙인으로서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현실 안에서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가정이나 직장, 신앙공동체 안에서 나의 기준에 비춰 부족한 사람이나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과 함께 지내게 될 때, 그런 사람을 멀리하거나 미움과 불신의 죄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과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한 소년의 변화를 바라보는 영화 〈지상의 별처럼〉을 소개한다.

인도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이샨 아와스티는 특별한 아이이다. 비록 수업성적도 좋지 않고 늘 지각하며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자주 실수를 저지르지만, 누구보다도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줄 알았다. 학교생활에 부적응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이샨의 부모는 그를 먼 곳에 있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게 되고, 이샨은 그곳에서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마침 그 학교에 부임한 새로운 미술선생인 램 니쿰브는 이샨을 도와주기로 결심하고, 그의 문제인 난독증을 극복하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주며 그의 특별한 재능을 부각시키려고 한다. 이샨은 램의 도움에 힘입어 점점 자신감을 회복해 가고, 마침내 사생대회에서 1등으로 당선되면서 밝은 모습으로 다시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규칙을 지키는 것을 기준으로 이샨을 바라본다면, 그는 분명히 문제가 많고 비정상적인 학생이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끊임없는 혼냄과 지적이 반복되어도 또다른 실수와 사고가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샨은 어떠한 재능도 가지지 못한 덜떨어진 아이인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이샨은 세상을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이다. 그의 가족들과 대부분의 선생님은 이샨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단지 그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 이샨이 왜 적응하지 못하는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아서 그의 재능은 늘 숨겨져 있다.

영화 초반에 영어 선생님은 문장에서 형용사를 찾으라고 지시한다. 이샨이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자 그를 교실 밖으로 쫓아낸다. 그가 글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헷갈려 한다는 것을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채 또래의 수준을 쫓아가지 못하고 그 순간을 이겨내지 못하는 이샨을 나쁘게만 바라보는 것이다.
 

아마 이샨이 램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는 평생 사회부적응자로 살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웃사랑을 실천한다고 할 때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내 도움이 필요한 이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데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무척 어렵다. 우리의 선입관과 경직된 가치관으로 말미암아 어떤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못 미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창조물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그리고 각 존재 안에는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특별한 재능이 존재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이 준비해 두신 고유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 존재의 특별함을 드러냄으로써 함께 기뻐하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의 다름과 특별함을 공동체 안에서 인정하고 그 다양함으로 풍성함을 채워갈 때,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신앙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다.

 
 
 
* 터닝포인트
- 램 니쿰브 선생님이 이샨의 부모를 찾아가는 장면(1:36:40~1:46:23)
미술 시간에 아무 것도 그리지 못하는 이샨을 본 램 니쿰브 선생님은 그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샨의 부모님을 찾아간다. 이샨의 그림을 본 후 그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라는 것을 확신하며 난독증이 있어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샨의 부모에게 설명한다. 이 장면 이후부터 램과 이샨의 가족들은 이샨의 이상한 행동을 나무라기보다는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그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한다. 그의 특별함을 발견하고 인정할 때 그는 더 이상 문제아가 아니라 무궁무진한 재능을 지닌 사랑스런 존재가 되는 것이다.
 

*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
- 나와 다른 생각이나 가치관, 종교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
  무관심이나 지나친 경계심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지는 않는가?
- 사회생활에 부적응하는 친구나 가족, 이웃을 어떻게 도와주려 하는가?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가?
- 신앙인으로서 판단의 죄(단죄)를 자주 짓지 않는가?
  나의 판단이 하느님의 사랑에 근거하는 것인가?
 

*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는 1992년 성바오로 수도회 입회하여 2004년에 종신서원, 2005년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2008년 NYFA Filmmaking 과정 수료후, 현재 영화, 인터넷, 뉴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