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질병으로 고통 중에 있는 수많은 환우들을 찾아가서 일일이 내면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마음속 상처들을 치유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대구대교구 병원사목부 사제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숱한 환우들의 아픔과 보호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그들의 영적돌봄을 위해 24시간 바쁘게 발로 뛰며 사목을 펴고 있는 대구대교구의 병원사목부장 이태우(프란치스코) 신부를 만나 병원사목의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교구청 별관 3층 병원사목부 사무실. 이른 아침부터 한창 회의가 진행 중이다. 병원사목부 이태우(프란치스코) 부장신부와 서동완(비오) 신부, 정진섭(도미니코) 신부가 병원방문과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병원사목부 3명의 사제는 매일 아침 함께 모여 그 날의 병원방문 계획을 논의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대구대교구 병원사목부에서 사목하고 있는 병원은 가톨릭계 병원과 일반 병원 포함 모두 17곳으로, 대학병원에서는 매주 미사를 봉헌하고 있고 그 외 병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사목부 담당사제들이 돌아가며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병원사목부 담당사제들은 각자 주어진 병원을 방문하여 환우 개개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시작으로 각 환우에게 맞는 기도를 함께 바치면서 환우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있다. 또 고해성사와 병자봉성체도 행하고 있는데, 교구 내 본당 신자의 경우에는 가능하면 본당신부가 봉성체를 하도록 돕고 있고 그 외 타 지역 신자들이거나 무연고자들일 경우에는 병원사목부 담당사제들이 맡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병원사목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면서 더 나은 영적돌봄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는 대구대교구 병원사목부. 그 중심에 선 이태우 신부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위기상태에 놓인 환우들에게 직접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며 “사목자가 얼마만큼 환우와 보호자들의 영적돌봄을 위해 노력하려는 의지가 있느냐에 따라 병원사목의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구장님과 사목자들, 그리고 신자분들 역시 갈수록 병원사목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병원사목의 어려움으로 떠오르는 봉사자 수급문제와 연계하여 젊은층의 봉사자 영입문제, 봉사자를 위한 전문 교육문제, 나아가 병원사목에 대한 병원의료진들의 인식부족 등은 앞으로 병원사목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되었다. “다행히 전임 손성호(요셉, 도동성당 주임) 신부님의 노력덕분에 병원사목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상당 부분 인식의 부족을 현장에서 느낀다.”고 들려주는 이태우 신부는 “장차 병원사목의 통합적인 시스템구축을 통해 체계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목의 모습도 점점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호스피스분야의 전담사제도 필요한 상황인 만큼 우선 가톨릭계 병원의 호스피스분야부터 병원사목부에서 차츰 일원화 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년 8월 병원사목부로 부임한 이태우 신부는 이미 본당사목을 할 때부터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에서 운영하는 성바오로 임상사목교육센터에서 임상사목교육(CPE, Clinical Pastoral Education)과정을 이수하면서 지도자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병원사목부로 오게 된 것 같다는 이태우 신부는 “임상사목교육은 사목자로서 꼭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스스로 교육을 받은 것”이라며 “임상사목교육은 환우와 일반인 등 모든이를 대상으로 하는 사목교육의 한 가지로, 환우들의 영적돌봄을 더 나은 방법을 통해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거치는 과정인 만큼 꼭 병원사목이 아니더라도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교육을 받으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대상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구대교구 병원사목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숨은 일꾼들인 병원봉사자의 수는 대략 200여 명. 이들 봉사자들은 1년에 네 차례 전체 봉사자교육을 통해 병원봉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스스로 깨달아가고 있다. 이들의 기본교육은 지금까지 각 해당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분기별로 병원사목부 차원의 전체 교육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병원사목부에서 좀 더 체계적인 교육방법을 제시함으로써 통합교육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병원사목부측은 밝히고 있다.
우리가 아프지 않고 이 세상을 살다가 하느님 곁으로 조용히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순서 없이 찾아오는 죽음과 병 앞에 다다르면 우리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되고 만다. 이렇듯 예기치 않은 순간에 우리를 찾아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병과 죽음. 한순간에 무너질 듯 좌절하는 그 순간에도 한 사람 한 사람 환우들을 찾아다니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영적으로 환우들을 돌보아주는 병원사목부 사제들이 함께 하기에 병상에서도 우리 환우들은 또다시 일어날 힘을 얻고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있다.
* 병원사목에 관심있는 분들은 053-250-3085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