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는 2012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시고, ‘새로운 복음화’를 역설하셨습니다. 이 ‘새로운 복음화’는 우리 교구 제2차 시노드의 주제인 ‘새 시대, 새 복음화’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새로운 복음화’란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기쁜 소식 말고 다른 복음이 새로 나올 수는 없습니다.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명령도 바뀌지 않습니다. 바뀐 것은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할 세상과 사람들입니다. 요즘 세상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데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명색이 신자인 우리들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의 분위기에 휘말리곤 합니다. 복음을 전하려면 우리가 먼저 복음의 가르침을 잘 깨닫고 열심히 믿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잘 알지도 못하고 별로 확신도 없으면서 예수님을 믿으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말한들 그것을 누가 심각하게 받아 들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새로운 복음화’란 무엇보다 먼저 우리부터 더욱 철저하게 복음을 받아 들이고 내 것으로 소화하여 삶으로 드러내자는 말입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우리가 복음 말씀을 새로운 열정으로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음의 내용을 얼마나 충실히 알고 있는지, 또 복음의 정신이 우리 생활에 속속들이 배어 들었는지 성찰해 보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또 배운 것을 실천하는 데에도 더 애써야 합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려는 노력입니다. 우리는 대개 친척과 지인들에게 개인적으로 전교를 해 왔습니다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수단이 가능하고 또 필요합니다. 모두들 청소년 교육이 큰일 났다고 말은 하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 고심을 하는데, 우리 믿는 사람들이 신앙을 바탕으로 자녀를 잘 키우는 모범을 보이면 세상 사람들이 크게 부러워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믿지 않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선행을 통해서도 복음 정신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교리에는 별 관심 없는 이들도 마더 테레사 수녀님과 같은 분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존경도 합니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서는 표현도 새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SNS와 같은 새로운 매체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이러한 경로들로도 복음이 전해지면 좋을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도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거룩하게 될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이 먼저 복음의 가르침을 더 깊이 받아들이는 것, 그렇게 해서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이 세상에 예수님을 전하는 것, 이것이 새로운 복음화입니다. 교황님께서 ‘신앙의 해’를 선포하시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과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공부하라고 당부하신 것은, 우리가 전해야 할 이 복음의 가르침이 얼마나 귀하고 좋은지 스스로 체험하라는 말씀입니다. 모든 교우들이 이 신앙의 해에 어정쩡하게, 밍밍하게 믿지 말고 화끈하게 제대로 믿는 신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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