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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향기를 찾아서 - 계산주교좌성당 위령회 정인환(바르톨로메오) 회장과 회원들
세상을 떠난 이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이들을 배웅하는 사람들


취재|김선자(수산나) 기자

  “우리는 환자를 방문하고 병자성사를 주선하며 대세를 준비하는 등 선종을 돕고 입관예절, 출관예절, 미사참례, 장지수행 등의 봉사를 하며 유족 중 냉담자가 다시 성당에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비신자인 유족들에게는 예비신자 교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세상을 떠난 이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이들을 위해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계산주교좌성당 위령회 정인환(바르톨로메오) 회장과 회원들의 이야기이다.
 

위령회 봉사 평균 10년, 정인환 회장과 위령회 회원들은 약 50년 전 계산주교좌성당에 위령회가 설립된 이래 선배 회원들의 활동을 보며 자연스럽게 위령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되었다. 이들은 “위령회 활동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이며 내가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받는 삶”이라고 전했다.

위령회 회원들은 생업 또는 개인사정으로 바쁜 와중에서도 임종을 앞두고 있는 환자들을 돌보고 병자성사를 주선한다. 또 돌아가신 분의 입관과 출관, 장례미사, 장지예절 등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유가족들과 함께 하며 그들을 위로한다. 이 과정에서 신자들이 바치는 연도(煉禱)는 아주 중요하다. 연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 조성래(다니엘) 총무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있는 부분이 귀인데 연도는 귀를 통해 고인이 편히 가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며 “우리 계산성당 연도실은 모든 신자가 한마음으로 가시는 분을 위해 연도를 바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인환 회장은 “우리 연도실의 고인들은 연도복을 타고난 분들로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도 가장 센 연도를 받게 된다.”고 자랑하며 “고인이 신자이거나 대세를 받은 경우에는 누구나 계산주교좌성당 연도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위령회는 죽은 이와 연령, 그리고 회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임종자의 방문과 선종을 돕고 장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복음적 삶을 증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현재 본당 위령회에는 400여 명이 가입되어 있고 이중 실제로 활동하는 회원 수는 20여 명이다. 정 회장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함께 동참하지는 못해도 많은 회원들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회장은 “위령회가 나이든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잘못 알려져 있어 안타깝다.”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위령회이니 많은 젊은 신자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권순기(가타리나) 부회장 또한 “위령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무섭다 등등)이 사라졌으면 좋겠고 나이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활동할 수 있는 곳”이라며 “젊은 신자들의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언제나 세상을 떠난 이들과 임종을 앞두고 있는 이들을 모시기에 준비된 계산주교좌성당 위령회 정인환 회장과 회원들은 매월 넷째주 10시 회원들을 위한 생미사와 연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본당의 여러 제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봉사의 삶을 살아온 계산주교좌성당 위령회 정인환 회장과 회원들은 위령회 활동을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졌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발견했으며 이 세상을 떠나기 전 스스로 잘 정리하여 하느님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들려준다.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죽을 때는 순서가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젊은이든 노인이든 모든 인간은 언제든 세상을 떠날 수 있고 그날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11월 위령성월을 보내면서 전국의 위령회 회원들처럼 살아갈 수는 없어도 연옥영혼을 위해 또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