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 (로마 14,8)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는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한 중요한 주제이며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구원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예수님께서 약속하시는 영원한 생명을 믿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삶에 갑작스러운 죽음이 다가올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그 해답을 찾아가는 영화 〈원위크〉를 소개한다.
작가 지망생이며 교사인 벤은 어느 날 의사로부터 심각한 암에 의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고, 항암 치료를 거부한 채 병원을 나와, 오랫동안 사고 싶었던 오토바이를 구해 여행을 떠난다. 가족과 약혼녀를 멀리한 채 이틀 정도의 여행을 예상하고 떠났지만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들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기를 결심하고 서쪽이라는 방향은 있지만 목적지가 없는 여정을 계속한다. 마침내 바닷가에 도착한 벤은 서핑보드를 빌려 바다로 헤엄쳐 나아가고 거기에서 꿈에 그리던 그럼프를 보게 된다. 그리고 원래의 삶의 자리로 돌아온다.
한시라도 빨리 항암치료를 받아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는 지극히 일반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벤의 행동은 이상하게 보인다. 벤은 암에 걸리고 나서야 그동안의 삶을 후회한다. 상상력을 포기하고, 노래하기를 그만두고, 자신이 쓴 책이 출판되지 않는 것에 낙심해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을…. 그리고 자신을 힘들게 했던 많은 것들을 내려놓은 채 정처없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에서 그가 찾은 것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의 판단과 지시에 눌려 자신의 가능성을 부정하며 소극적으로 살았던 것, 같이 살고 있는 가족과 약혼녀 사만다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음을, 자신의 마음을 다해 열정적으로 글을 쓰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여행이 끝났을 때 자신이 놓치고 살았던 많은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글을 쓰게 된다.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의 마지막 부르심의 때를 준비하며 종말론적 삶을 살아야 하지만, 이런 삶의 방식을 잊어버리고 그때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며 살 때가 많다. 그러다 그때가 갑자기 다가옴을 알게 되었을 때는 생물학적 삶을 연장하기 위해 갖은 수고와 노력을 하며, 그동안 헛되게 보냈던 시간과 관계를 후회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모습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간 안에서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벤이 암 선고 이후의 여행을 통해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은 것처럼,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현재의 시간과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충실함으로 삶을 완성해 나아갈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희망을 증거하게 될 것이다.
* 터닝포인트
- 벤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사고를 당하는 장면(50:01~52:30)
벤은 도로 가운데 죽어 있는 야생동물을 피하지 못해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한다. 잠시 기절한 벤은 깨어나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기뻐하며 막춤을 춘다. 살아있음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벤이 삶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은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 살게 될 삶이 분명하게 다름을 암시한다.
*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
- 그리스도인으로서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의 신비를 믿으며 사는가?
- 병이나 사고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가?
그들의 가족을 위로하는가?
- 나에게 주어진 많은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감사하며 사는가?
*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는 1992년 성바오로 수도회 입회하여 2004년에 종신서원, 2005년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2008년 NYFA Filmmaking 과정 수료후, 현재 영화, 인터넷, 뉴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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