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①
봉사활동, 시들지 않는 향기로운 꽃 박순조(벨라뎃다)|대안성당
오늘도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라는 지향을 두고, 여섯 정거장을 가는 버스 안에서의 묵주기도는 늘 3단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내려야 했다. 파티마병원 안내 봉사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 ‘봉사’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어 오기에 더욱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다.
늘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어떤 계기로 인해 파티마병원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오후에는 사업을 하는 남편의 일을 도와야 하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은 오전뿐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 오전 9시 30분부터 정오까지의 봉사시간은 나에게 새로운 활력을 안겨주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와 닿는다.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담당 수녀님과 면담을 해야 했다. 처음 수녀님을 만났을 때 수녀님께서는 “우리 병원봉사는 사회 일반봉사하고는 성격이 다릅니다. 마일리지라든가 어떤 해택도 없고, 나이도 너무 많으면 힘들어서 안 되고 순수한 봉사정신을 가진 건강한 사람이라야 합니다.”라고 들려주셨다. 그때 나는 봉사하는 데도 마일리지라는 것이 있나, 의아해 하면서도 이 일은 처음부터 내가 원했던 일이었기에 비록 나이도 겨우 턱걸이였지만 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데 대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내가 맡은 일은 로비층의 외래 접수창구에서 병원안내와 무인접수기 사용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부끄럽고 쑥스러웠지만, 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작은 흥분이 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병실안내를 잘못해서 다시 돌아온 이들이 잘못 가르쳐 주었다며 화를 내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맙다며 웃음으로 인사를 하고 갈 때 참으로 많은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매일같이 수백 명의 환자들이 들락거리는 병원.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보면서 특히 나보다 더 젊은 사람들의 아픔을 보면서 이렇게 저 분들을 위해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지금이 얼마나 감사한지…. 매일같이 대하는 그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모습이 거울이 되어 스스로를 비추어 보면서 버림과 채움을 얻어내는 참으로 귀한 시간으로 여겨진다.
봉사자의 자리에는 의자가 없다. 두 시간 반 동안 서서 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기도 하다. 그래서 수녀님께서는 힘들면 대기실 의자에서 잠시 앉아 쉬었다가 하라고도 하셨지만 나 스스로 병원을 찾는 아픈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서서 안내를 하는 것이 그분들을 위한 봉사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급적 앉는 것을 자제한다. 어쩌다 지인을 만나면 참 좋은 일을 한다고 칭찬을 해주곤 하는데, 아직도 그런 칭찬을 들으면 멋쩍기 그지없다. 함께 하는 봉사자 중에는 20년을 넘게 해 오신 분들도 계시다. 그분들을 보면 지금까지 내가 나태하게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도 아깝고 아쉽기만 하다.
‘좀 더 일찍 시작했었더라면 좋았을 걸’하는 후회와 더불어 내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이 일을 계속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그리고 매일 만나는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40여분 동안 운동 삼아 걸을 수 있는 것 등 봉사활동을 하며 운동과 기도를 병행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나만의 좋은 시간으로 와 닿는다. 봉사는 남을 위해 내 시간을 내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서 얻어오는 무한한 행복의 시간이다. 그래서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며 봉사활동의 기쁨은 시들지 않는 향기로운 꽃과도 같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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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평성당 새 성전건립에 도움을… 민운기(요셉)|구평성당
찬미예수님!
안녕하십니까? 구평성당을 소개해 드리고자 몇 자 적습니다. 저는 구평성당 사목평의회 총무를 맡고 있는 민운기 요셉이라고 합니다. 구평성당은 경북 구미 구평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1년 8월에 김재호(마티아) 신부님께서 부임하시면서 인동성당에서 분가하였습니다. 성당 부지만 있고 아무런 대책과 건물이 없는 상태에서 분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저희 공동체는 부지 옆에 자그마한 임시상가를 얻어 현재 성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72.6㎡(22평 남짓) 되는 성전은 너무나 작아 90여 명의 사람들이 미사를 드리면 더 이상 발을 들여놓을 틈이 없을 정도이며 제대는 신부님과 복사 두 명이 비좁게 움직이며 마시를 드려야 하는 열약한 상황입니다. 성전 앞에는 두 개의 컨테이너가 있는데 한 개는 사무실 겸 미사 때 유아실로 사용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고해소 겸 토요일에 70여 명의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교리실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어떠한 편의 시설이나 여유로운 공간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성전건립을 위해 본당차원에서 성전건립기금 신립을 받고, 타 본당을 방문하여 부탁도 드리고 있고 또 왜관 성베네딕도 수도원을 찾아가서 묵주 만드는 법을 배워 와서 팔기도 하였지만, 그 길은 너무나 멀고 험한 듯합니다. 1년 이상 끌어온 성전건립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신자들과 신부님의 마음고생, 몸 고생은 차마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힘이 듭니다.
하지만 1년밖에 되지 않은 저희 성당에는 16명의 어린이 복사단이 있어 화, 목, 토, 주일이면 어린이들이 2명씩 돌아가며 복사를 서고 있고, 10월 28일에는 11명의 첫 영성체반 어린이들이 처음으로 주님의 몸을 모시기 위해 열심히 기도드리며 신앙생활을 익히고 있습니다. 이들이 저희 구평성당의 성전건립을 위한 힘이 되고, 주님의 사업이 잘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님의 도우심인 듯합니다. 모쪼록 저희 구평성당 성전건립이 잘 진행되어 나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십사 하고 몇 자 적었습니다.
주님의 성전건립 사업이 저희 구평성당 공동체와 주님의 뜻대로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애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원고를 기다립니다
본당에서의 활동들을 비롯하여 성지순례, 신앙체험, 봉사활동, 미담이나 본당의 큰 행사 제보 등 어떤 내용의 글이라도 기다립니다. 원고가 실린 분들께는 소정의 고료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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