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빛〉잡지는 2012년 10월 28일(일) 제2차 교구 시노드 폐막에 즈음하여 교구민들에게 반포한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시노드 교서 전문을 이번 호부터 연재하고자 합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註)
머리말
1.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는 교구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서 100주년 기념일인 2011년 4월 8일에 개막미사와 함께 시작되어 1년 반 동안의 본회기를 가졌습니다. 100주년이라는 은혜로우면서도 바쁜 일정 가운데서 우리들의 부족함을 채워주시고 시노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시노드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신 교구민 여러분, 본회기 동안 열심히 회의에 참여해 오신 대의원 여러분, 또 준비 기간부터 오늘 폐막할 때까지 모든 것을 챙기며 자료정리를 위해 헌신하신 전문위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 이번 시노드는 지난 제1차 교구 시노드의 후속 수행 시노드로서, 교구 100주년을 준비하며 새로운 열정과 방법으로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던 시노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9년에 폐막된 제1차 교구 시노드가 새로운 천 년을 맞은 교회가 세상의 요구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에 관한 대답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로부터 12년이 지나 개최된 제2차 교구 시노드의 주안점은 그동안 크게 변화된 상황들 속에서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직면한 사목적 문제들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점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3. 각 본당에서 선출된 305명의 평신도 대의원들과, 대리구 각 지역에서 선출되고 직능별로 임명된 107명의 성직자 대의원, 그리고 교구 내 각 수도회에서 선출된 31명의 수도자 대의원들은 각각의 분과에서 주제에 대하여 활발한 토론 활동을 전개하여 왔으며, 2012년 6월 6일에 거행된 3차 대의원 전체회의에서 ‘젊은이 복음화’, ‘새 시대 선교’,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의 관심과 배려’, ‘교구와 대리구 및 사제생활’ 이라는 4가지 주제의 45개 건의문을 표결에 의해 확정하였습니다.
4. 이번 시노드에서 오늘날 사회적으로, 또 사목적으로 문제가 되는 현안들을 다 다룰 수는 없었습니다. 애초에 고려했던 대(對) 사회적인 문제와, 제1차 시노드에서 다루었지만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소공동체 운동과, 본당사목에 관한 문제들을 다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젊은이 복음화’와 ‘선교’, 그리고 ‘대리구제와 사제생활’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5. ‘교구를 어떻게 바람직하게 활성화시킬 것인가?’하는 문제는 교회의 주요 과제입니다. 따라서 이제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열어가야 할 대구대교구는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가 확정한 건의안의 내용을 토대로 다음의 48가지 항목을 제시하여,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위해 우리 교구가 나아갈 방향으로 삼고자 합니다. 교구는 각각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후속 실행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연구 검토하며 추진해 나갈 것이며, 모든 교구민은 능동적인 참여로 교구 시노드의 성과가 구체화될 수 있도록 협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Ⅰ. 젊은이 복음화 - 청소년
6. 교회의 청소년
오늘날 청소년들은 교회가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할 이 시대의 가난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 폭력 문제와 청소년 자살, 그리고 지나친 입시경쟁과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문제, 주일학교 참여율 저조 등의 여러 지표와 현상들은 청소년 시기야말로 가장 많은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시기임을 잘 보여줍니다. 따라서 삭막한 현대 사회와 각박한 학교 교육의 현실 속에서 ‘하느님 말씀’을 중심으로 참 생명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청소년 사목, 더불어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청소년 사목에 교구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역량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7. 청소년 사목 패러다임의 전환
청소년 사목 또는 주일학교의 목표는 청소년들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배워서 복음적 삶을 살고 주위를 복음화 하는 것입니다. 즉 교리지식과 삶의 일치를 추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일학교 학생들을 볼 때, 배운 교리 지식이 삶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복음화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교리지식 전달과 함께 신앙공동체의 삶을 배워야 합니다.
따라서 주일학교를 포함하여 신앙을 살아가는 다양한 신앙공동체의 삶에 청소년들을 참여시켜 교리내용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청소년 사목의 틀을 주일학교 중심에서 주일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신앙 공동체’로 확대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청소년 신앙 공동체는 기존의 주일학교, 가정공동체, 소공동체, 본당공동체, 스카우트, 동아리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가정공동체와 같은 깊은 관계를 형성하여 기도와 말씀 안에서 청소년들이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8. 본당과 지역의 연대와 청소년 거점 본당 지정
현재 주일학교 중 고등부 학생 수가 50명을 넘는 본당이 많지 않으며, 교리교사를 비롯한 청소년 사목자의 부족, 청소년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 힘든 본당의 실정 등 많은 이유로 본당에서만 청소년 사목을 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따라서 본당 청소년 사목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본당과 지역의 연대를 통한 청소년 사목의 새로운 틀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사목에 있어서 지역의 중심이 되는 ‘청소년 거점 본당’을 지정하여 선교적이고 통합적이며 개방적인 청소년 사목이 되게 하고, 지역 청소년 센터(Youth Center)를 운영하여 선교적이며, 통합적이고 개방적인 청소년 사목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 거점 본당에서는 그 지역의 개별 본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사목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청소년 사목의 활성화를 선도하면서, 또한 개별 본당의 청소년 사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해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9. 청소년 사목 영역의 다변화
지금까지 청소년 사목은 본당의 주일학교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주일학교 출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청소년 사목 현장의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본당 내에서의 청소년 사목과 아울러 가정 안에서의 자녀 신앙교육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교구나 대리구에서는 가정과 연결된 청소년 사목 프로그램들(부자녀 캠프, 가족 피정,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참 부모 교육, 가정 안에서의 자녀 교육 등)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더 많은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가정이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정교리서 제작 등을 통한 구체적인 도움도 주어야 합니다. 또한 본당에서는 가족 캠프, 가족 전례 봉사와 같은 가족 단위의 본당 행사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아울러 올해부터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에 따른 주말 및 주일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확립하고, 학교복음화를 통하여 교사와 학생들을 복음화할 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 등 오늘날 학원 문제에 대하여 교회의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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