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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향기를 찾아서 - 무료급식소 대구요셉의 집 봉사자들
주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대구광역시 중구 교동 26-10번지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 무료급식소 대구 요셉의 집(원장 : 구순임 네오니아 수녀). 1989년에 개원한 이곳에서는 주 5회(수요일, 주일 제외),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800여 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오로지 후원과 봉사로 운영되기에 본당, 기관, 단체는 물론 개인적으로 봉사하는 이들도 꽤 많다. 그 가운데 이순례(보노사, 상동성당) 씨, 송정희(스테파노, 수성성당) 씨, 이하순(개신교) 씨는 ‘요셉의 집 봉사 3인방’으로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꾸준히 봉사하고 있다.
 

요셉의 집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에 대해 세 명의 봉사자들은 각각 이렇게 들려주었다. 60대에 이곳에 와서 벌써 70대 중반을 훌쩍 넘겼다는 이순례 씨는 “본당에서 요셉의 집에 봉사하러 다닌다는 교우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찾아왔다.”면서 “매일 오전 7시에 도착해서 뒷정리를 마치고 나면 오후 2시쯤 되는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라고 했다. 18년째 봉사하고 있다는 송정희(스테파노) 씨는 “본당에서 단체로 이곳에 봉사하러 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면서 “지금은 봉사에 중독되어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하순 씨는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 신호대기 중에 창밖으로 식재료 준비에 한창인 요셉의 집 봉사자들을 보고 다음날 바로 찾아왔다.”면서 “처음에는 시간이 될 때만 틈틈이 오려고 했지만 다른 봉사자들이 너무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지금은 거의 매일 오고 있다.”고 하였다.

요셉의 집 원장 구 네오니아 수녀는 “봉사 3인방이 이곳에 오지 않는 날은 1년 중 한 두번 정도”라며 “항상 진심을 다해 봉사한다.”고 했다.

봉사자들은 정해진 시간 없이 각자 가능한 시간에 방문하면 된다. 단체에서는 미리 전화를 해서 일정이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해야하지만, 개인은 자유롭게 하고 있다. 여성들은 주로 음식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남성들은 그외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이순례 씨는 “매일 쌀 2가마를 소비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식사를 준비하려면 최소한 40명의 봉사자가 필요하다.”면서 “인원이 일정치 않아 봉사자가 턱없이 부족해서 육체적으로 힘든 날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항상 즐겁다.”고 말했다. 이하순 씨는 “봉사를 하면 할수록 그동안 아팠던 허리통증도 사라지는 것 같고, 하루를 알차게 보낸 뿌듯함에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송정희 씨는 “믿음이 없다면 지금까지 봉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요셉의 집은 성전, 우리는 주님께 드리는 음식을 준비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셉의 집에서는 단돈 100원(공짜로 식사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1인당 동전 하나씩을 받고 있다.)에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구 네오니아 수녀는 “IMF 이후 식사하러 오는 이들이 갑자기 늘어나더니 다시 줄어들지는 않는다.”면서 “2년 전 수녀회의 지원으로 식사 공간을 196석으로 늘리고, 봉사자들을 위해 주방시설도 새롭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하순 씨는 “무료급식이지만 원장 수녀님께서 최상의 재료로 균형적인 식단을 준비하신다.”고 했으며, 송정희 씨는 “음식 맛은 물론 얼마 전 복지시설 청결도 검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생에도 철저히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수록 우리 사회에 아직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는 송정희 씨는 “매일 오시던 분이 며칠씩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며칠 뒤에 주님 품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해마다 연미사를 봉헌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순례 씨는 “지금까지 봉사해 온 것도 성모님께서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송정희 씨는 “지금까지 봉사해온 시간만큼만 더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한다.”고 하였다.

요셉의 집에는 오늘도 주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식사를 준비하는 봉사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 대구 요셉의 집 : 053-426-8737
후원금 계좌 : 대구은행 007-05-101710-001 성모자애원 요셉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