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젊은이 복음화 - 청소년
9. 청소년 사목 영역의 다변화
지금까지 청소년 사목은 본당의 주일학교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주일학교 출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청소년 사목 현장의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본당 내에서의 청소년 사목과 아울러 가정 안에서의 자녀 신앙교육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교구나 대리구에서는 가정과 연결된 청소년 사목 프로그램들(부자녀 캠프, 가족 피정,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참 부모 교육, 가정 안에서의 자녀 교육 등)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더 많은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가정이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정교리서 제작 등을 통한 구체적인 도움도 주어야 합니다. 또한 본당에서는 가족 캠프, 가족 전례 봉사와 같은 가족 단위의 본당 행사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아울러 올해부터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에 따른 주말 및 주일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확립하고, 학교복음화를 통하여 교사와 학생들을 복음화할 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 등 오늘날 학원 문제에 대하여 교회의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10.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 양성
사제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만 동시다발적인 사목적 요구를 사제가 모두 감당하기에는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다양한 활동과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청소년 사목에 성직자가 더 깊이 관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사목을 전반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lay youth minister)’가 필요합니다. 우선적으로 대리구별로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를 임용하여 대리구별 청소년 사목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이들이 교구의 청소년 사목 연구모임에 함께함으로써 교구 차원의 다양한 교재 및 프로그램 연구·개발에 힘을 실어주며 일선 본당 교리교사들을 위한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 청소년 사목 예산배정과 본당 청소년 교육위원회의 기능 활성화
많은 본당에서 청소년 사목을 위해 본당 예산을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별도의 규정이 없어 2차 헌금이나 찬조금 등 일회적인 방법으로 부족한 예산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당의 청소년 사목을 위한 예산 확보가 보다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본당 예산을 결정할 때, 청소년 사목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적절하게 규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제1차 시노드를 통해서 교구 내 본당에 ‘청소년교육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실제적인 활동이 미흡한 상황입니다. 청소년 사목을 위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계획과 시행이 본당 차원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본당 공동체가 다함께 본당의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의식의 공유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본당 청소년교육위원회가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가지고 실제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와 교육을 실시하고, 구체적인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여야 할 것입니다.
12.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을 위한 사목
2011년 12월 31일 교세통계에 의하면 대구대교구의 신자 수는 464,909명입니다. 이 중 장애인 신자는 대략 2만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교구의 사목적 배려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사목 분야에서도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과 장애를 갖지 않은 청소년들’이 교회라는 공통된 공간에서 하나의 가톨릭 청소년 공동체를 구성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함께 미사에 참례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배우며, 사귐과 나눔을 배워 올바른 신앙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 및 지원, 그리고 인력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 내 기관뿐만 아니라 교회 외 기관과의 유기적 협력관계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특수교육 분야의 전문 인력과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대리구별, 혹은 지역별로 장애아들이 함께하는 주일학교를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13.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청소년 사목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언어적인 문제는 학교 안에서의 따돌림 문제로까지 이어져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자존감을 잃고, 스스로 학업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입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한 관심 부족, 성당에 다니기 어려운 여건,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들 등의 이유로 본당 사목구 내에서 이들이 소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취학연령에 이른 지금, 우리 교구에서도 그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가 현실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는 대리구 또는 본당 내 언어 습득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거점 본당을 활용한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Youth Center Program) 개설, 본당 가정위원회와의 연계를 통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일대일 가정방문 멘토(mentor) 활동, 다양한 수련활동을 위한 배려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들에 앞서 그들이 본당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어린 시선들을 거두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14. ‘학교 밖의 아이들’과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청소년 사목
최근의 청소년 관련 통계자료들에 의하면 학업 중단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학업을 중단하는 주된 이유로는 ‘학교생활 부적응’을 들 수 있으며, 그 배경에는 다양한 형태의 결손 가정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합칠 경우 훨씬 더 많은 청소년들이 교육적 혜택이 존재하지 않는 관심의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으며, 심하게는 범죄 위험에까지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교 밖의 아이들’과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교회의 관심과 사목적 배려가 절실합니다. 이에 우선적으로 교구 차원에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위탁 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특별교육이수기관을 확대하며, 장기적으로는 ‘학교 밖의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준비해 나감으로써 변화하는 학교 현장의 요구를 교회가 수용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15. 교구 청소년국 설치
우리 교구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대상의 교육 및 사목 활동들(각급 주일학교 교육계획 수립과 실행, 교구 내 초·중·고등학교의 복음화, 청소년 수련원 운영, 대리구의 청소년 담당 등)이 각각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교구를 중심으로 서로 연계될 수 있다면 교구전체의 청소년 사목 역량은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대리구제 시행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대리구 특성을 반영한 청소년 사목의 구체화, 개별 본당들의 참여도 상승 등)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교구와 대리구간의 역할을 잘 조율하고 부족한 점들을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할 곳이 필요합니다. 이에 교구 사목국 청소년 담당을 청소년국으로 승격하고 재단법인 대구 가톨릭 청소년회를 운영하며 업무를 세분화하여 전담사제를 발령, 영역별 연구 및 기획에 힘을 쏟음으로써 교구와 대리구 청소년 사목에 더욱 구체적인 도움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16. 청소년 사목을 위한 신학교 교과과정 개설
신학교 교과과정 안에는 아동들과 청소년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다변화된 가정과 사회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과과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새 사제들은 청소년 사목을 함에 있어서 신학생 시절 출신 본당에서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열정을 갖고 여러 활동들을 하지만 일회적인 것으로 끝나곤 합니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신학교에서 청소년 교육과 관련된 학문을 가르칠 필요성이 있습니다. 발달심리, 상담심리, 청소년 문화 이해 등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청소년 사목의 비전과 목적 및 청소년 사목의 주요 구성요소 등 청소년 사목에 관한 전체적인 이해를 돕는 교육이 신학교 교과 과정 안에 필요합니다.
17. 청소년 관련 시설의 확충
교구 100주년 기념 미사 중에 교구민이 봉헌한 다짐문은 “청소년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교회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구체적 활동으로 청소년을 위한 본당 내 공간과 시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서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짐이 교구 및 대리구 그리고 본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교구 내에는 청소년들과 교리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장소가 매우 한정되어 있어서 피정, 연수, 캠프 등의 다양한 교육을 시행할 때마다 교육장소를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구 차원뿐만 아니라 일선 본당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본당별로 또는 청소년 거점 본당별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신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비신자 청소년들도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한다면 지역 선교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다음 호에 계속
* 2012년 10월 28일(일) 제2차 교구 시노드 폐막에 즈음하여 교구민들에게 반포한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시노드 교서 전문 연재 두 번째입니다. - 편집자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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