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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가톨릭전통차연합회 윤현영 회장
따뜻한 차(茶) 한 잔, 닫힌 마음을 열다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요즘 사람들은 참 바쁘다. 길을 걸으면서도, 음식 앞에서도, 차 한 잔을 앞에 두고도, 심지어는 미사 중에도 연신 손으로는 핸드폰을 만진다. 너무나 바쁘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신앙 안에서 한 걸음 쉬어가게 하는 차(茶) 한 잔의 여유를 선사해주는 가톨릭전통차연합회(회장 : 윤현영 헬레나, 담당 : 허남호 마르코 신부)가 창립되어 눈길을 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가톨릭 신자이면서 차인으로서 영성생활 향상을 도모하고 차로서 봉사와 교회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창립된 가톨릭전통차연합회의 윤현영 회장을 만나보았다.
 

마치 눈이라도 내릴 것만 같은 흐릿한 12월의 평일 오전. 윤현영(헬레나, 만촌1동성당) 회장을 만나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다도문화예절원인 차실을 찾았다. 갖가지 모양의 다기(茶器)들이 가지런하게 진열되어 있는 윤현영 회장의 차실에는 은은한 차향이 가득 했다. 8년 전 지인의 소개로 차를 접한 뒤로 차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어 이제는 한 주간 내내 대구, 부산 등지에서 강의를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윤현영 회장. “아무리 바빠도 4년째 해오고 있는 봉사활동은 빠지지 않고 계속 하고 있다.”는 윤 회장은 “매주 동명의 성가양로원에 가는 날은 무척 즐거운 날”이라며 다소곳하게 웃었다. “그곳에서는 연세 드신 어르신들을 위해 녹차와 발효차를 기본으로 다도수업을 하고 있고, 계절마다 특색을 살려 다른 차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다도수업을 할 때마다 어르신들의 반응과 기뻐하는 모습에 저절로 힘이 나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미 사회기관이나 단체, 타종교에서 오랜 세월 차 봉사활동을 펼쳐 온 윤 회장은 그동안 ‘우리 교구 안에서도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고 늘 고심을 해왔다. 그러던 중 가톨릭전통차연합회 발족을 구상하게 되었고, 4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마침내 2012년 8월 16일 대구대교구의 정식 제단체로 인준을 받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입었다.”고 떠올렸다. 윤 회장은 “정식인준 후 가장 큰 봉사활동으로 2012년 10월 28일에 있었던 제2차 교구 시노드 폐막미사 때 회원들과 함께 차 봉사를 했던 일”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2천여 명이 마실 분량의 차와 다식준비를 위해 회원들과 함께 8개월 가까이 준비를 했다는 윤 회장은 “그날 차는 발효차와 보이차를 준비하였고 다식은 앙금볼, 팥양갱, 떡을 준비했는데 모두들 좋아하셔서 참으로 보람된 하루였었다.”고 했다. 또 “폐막미사 후에는 교구청 내 한옥으로 자리를 옮겨 교황대사님과 대주교님, 주교님, 신부님들께 연차와 녹차 등을 준비하여 다찬회도 열었는데 참석하신 분들께서 모두 좋아하셔서 더욱 기뻤다.”고 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 대구대교구청 내 한옥에서 정기월례회를 갖고 있는 가톨릭전통차연합회 회원들은 앞으로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구청 내 한옥에서 무료로 차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윤 회장은 “마침 교구청 안에 아름다운 한옥이 깨끗하게 단장을 한 뒤라 기도하러 오시는 신자 분들께 따뜻한 차 봉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또 교구에서 장소를 제공해주신 덕분에 한옥을 한층 더 활용할 수 있는 계기도 되어 더욱 감사하다.”며 반겼다.

 인준을 받은 뒤 여러 차례 봉사활동을 시작했지만 정식 창립미사를 봉헌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윤 회장은 “담당 신부님과 추후 일정을 상의하여 예수 부활 대축일 전에 창립미사를 봉헌하고 더 많은 봉사활동들도 체계적으로 계획할 것”이라며 “관심 있는 이들의 입회를 기다린다.”고 했다. 아울러 차 봉사활동을 원하는 본당이나 단체에서는 언제든 연락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단 한 번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치가 않을 것이다. “처음 봉사활동을 할 때의 다짐과 첫 마음을 기억하며 매순간 즐기듯 기쁘게 하다 보니 어느 새 4년이 되었다.”는 윤현영 헬레나 회장에게 봉사활동은 이미 삶의 일부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회원들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가톨릭전통차연합회가 향기로운 차 한 잔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녹여 널리널리 그 향기가 퍼져나가기를 기대하며 회원들 개개인의 삶의 일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래본다.
 

* 가톨릭전통차연합회 회원가입 문의 : 010-6716-5262, 053-254-6631